업계, 파업시 ‘대체인력’ 인력 활용 확산 분위기
사무·관리직 등 비숙련 근로자 투입에도 생산량 엇비슷
사측도 고용형태 다변화 나설 듯…휴머노이드 도입 등도 고려

SK 울산CLX가 이번에 도입한 로봇은 모두 2종으로 '로봇개' 별칭을 갖고 4족 보행 로봇 '스폿(SPOT)', 뱀이 기어가는 듯한 모습의 '가디언S'다. 사진은 '스폿'이 울산 남구 SK 울산콤플렉스(CLX)에서 각 공정별 특징을 학습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 SK 울산CLX가 이번에 도입한 로봇은 모두 2종으로 '로봇개' 별칭을 갖고 4족 보행 로봇 '스폿(SPOT)', 뱀이 기어가는 듯한 모습의 '가디언S'다. 사진은 '스폿'이 울산 남구 SK 울산콤플렉스(CLX)에서 각 공정별 특징을 학습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상준 기자] 화물연대 총파업이 오는 24일 예정된 가운데, 산업계에선 노동조합 파업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하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파업이 미래 고용형태에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동시에 나타난다.

20일 건설·제조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등 대내외적 영향으로 실적이 악화된 기업들이 노조파업을 두고 깊은 고심에 빠졌다. 파업이 시작할 때면 공장이 멈춰버리면서 생산성 악화와 실적 추락 때문이다. 이로인해 생산 공정에 ‘대체인력 투입과 보상’, ‘로봇’을 통한 자동공정화 시스템 도입이 불가피해졌다.

일부 산업계는 매번 파업으로 인한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이제는 지원자에 한해서 사무직 및 관리직 등을 대체인력으로 투입하고 있다. 미숙련 노동자 투입으로 공장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측은 공장 가동을 유지하기 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다. 

그러나 오히려 중대사고 발생률이 낮아졌다는 점에서 ‘대체인력 투입’을 고려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숙련 근로자가 가지는 안전 의식이 상대적으로 높아, 숙련 근로자보다 안전 사고률이 낮다는 점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산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화는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노조 파업시 현장을 책임지는 것은 대체인력들”이라며 “이들은 현장 업무를 해본 적 없는 사무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정에 첫 투입된 근로자가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 가동되는 기계 근처에는 가까이 가지도 않고, 더욱 조심한다”며 “이로인해 사고발생률도 현저히 적어 중대재해처벌법에 움츠러든 기업들이 안전관련 사고에 노심초사하는 일이 적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체인력’이 생산 작업 시 기존 숙련된 근로자보다 안전사고 예방에 효과가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생산성’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도 기업들이 ‘대체인력 투입’을 비롯한 다른 대안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이유다. 대형 공장에서는 이미 공장 자동화 설비가 구축되어 있는 만큼, 노조 이외의 인력 대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다. 

제조업 관계자는 “노조들의 파업에 공정 가동이 멈춘 현장에 숙련되지 않은 사무직 직원들을 투입, 작업을 실시한 적 있었다”며 “이때 같은 작업시간이 주어졌을 때 생산량 또한 기존 숙련된 근로자와 같았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사측이 대체인력의 공장 투입에 따른 ‘충분한 보상’을 제공함에 따라 당초 거부감을 나타내던 사무직 및 관리직 직원들이 호의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게 제조업 관계자의 전언이다. 

◆ '로봇' 도입 움직임 빨라진 산업계, 미래 일자리 감소 '우려'

지난 15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2 대구국제기계산업대전에서 다양한 산업용 로봇들 <사진=연합뉴스>
▲ 지난 15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2 대구국제기계산업대전에서 다양한 산업용 로봇들 <사진=연합뉴스>

노조의 파업이 코로나19 등 경제위기 상황 속에서도 감행된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휴머노이드 로봇(사람의 신체와 비슷한 로봇)도입 시기가 더욱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한 제조업계 관계자는 “로봇 1대가 근로자 3명의 생산량보다 높고, 안전사고 발생률도 낮아진다면 이윤을 내야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휴머노이드 도입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해외 기업들도 휴머노이드 로봇의 현장 도입을 발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실제 TSLA(테슬라)는 전기차 제조 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 투입 계획을 본격 추진 중이다. 테슬라는 ‘액츄에이터’와 같은 주요 로봇 부품 설계 직무를 포함, 테슬라봇에 관련된 직무를 모집 중이며, 단기적으로는 수천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장에 배치한 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인력난과 인구감소, 안전문제, 시장 전망성 등을 보면 산업계의 휴머노이드 로봇 선택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골드만삭스는 이달 2일(현지시간)리포트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미국 제조업의 노동력 부족을 2030년까지 4%, 노인 간호 인력의 부족을 2035년까지 2% 보충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단순 반복의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업무들은 로봇으로 대체됐지만 산업용 로봇과 더 복잡한 통합이 필요한 자율 주행 차량들은 기존 기술의 연장선”이라며 “인간처럼 작동하는 로봇이 증가하고 있고 이 같은 트렌드에 베팅하려는 투자자들에게 향후 10년간 많은 옵션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향후 15년 안에 600억 달러(향후 약 85조원)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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