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감사’ 논란에는 선긋기 “감사원의 직무상 독립성은 보장, 관여할 여유 없다”
日기시다와의 정상통화에 “우리 기시다 총리” 연발하면서 “안보현안 얘기할 것”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약식 기자문답(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대통령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약식 기자문답(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6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에게 보낸 서해공무원 피격사건 감사 관련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에 대해 “저는 무슨 문자가 어떻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감사원은 소속은 대통령 소속”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기자 약식문답(도어스테핑)에서 전날 유 사무총장이 이 수석에게 서해공무원 감사원의 감사가 감사원법을 위배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가 나갈 겁니다.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입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데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그렇지만 업무는 대통령실에서 관여할 수 없도록 헌법과 법률에 돼 있다”며 “제가 어제 기사를 얼핏 보기에는 역시 그것도 하나의 정부의 구성이기 때문에 아마 무슨 뭐 보도에 드러난 언론 기사에 나온 이런 업무와 관련해서 어떤 문제가 있지 않았나 싶다”고 얘기했다.

윤 대통령의 언급은 감사원을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정부의 한 구성요소라는 점을 먼저 짚은 뒤 감사원과 대통령실 간의 업무소통 차원에서 유 사무총장과 이 수석 간 문자메시지가 교환됐을 것이라는 뜻이다.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다만 “하여튼 감사원 업무에 관여하는 것이 법에도 안 맞고 그런 무리를 할 필요가 저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어차피 감사원의 직무상 독립성이라는 것은 철저한 감사를 위해서 보장된 장치이기 때문에 거기에 굳이 그 정도 관여할 만큼의 시간적 여유도 저는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서해공무원 사건 및 감사원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진행하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등을 표적으로 하는 ‘정치감사’ 논란과 관련해 ‘감사원의 독립성’을 강조하면서 자신과 대통령실의 무관함을 강조한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윤 대통령 풍자만화 ‘윤석열차’에 금상을 수여한 것을 두고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엄중히 경고한 것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약속한 ‘표현의 자유’와는 배치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런 문제에 대통령이 언급할 것은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자신을 풍자한 만화에 대한 문체부의 경고에 사실상 동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이날 오후에 진행될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의 정상통화에서 과거사 문제가 언급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어떤 얘기가 우리 기시다 총리와의 통화 주제가 될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며 “그저께 일본 열도를 지나간 IRBM(중거리탄도미사일) 때문에 일본이 아주 난리가 난 모양인데, 안보 현안에 대한 얘기가 있지 않겠나 예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가 지난 3일 일본 임시국회 연설에서 한국을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에 대한 대응에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나라”라면서 “한국 정부와 긴밀히 의사소통해나가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 “우리 기시다 총리가 어제 일본 국회에서 상당히 전향적인 발언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제 일본 조야 여론을 많이 감안해 (한국은) 다양한 국제적인 담론과 현안들에 대해 함께 헤쳐나가야 할 중요한 이웃이고 한일 관계가 조속히 정상화돼야 한다는 발언이 있었기 때문에 아마 그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를 “우리 기시다 총리”라며 친근감을 거듭해 표현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 모두발언에서는 “오늘 아침에도 북한에서 단거리 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는데, 그저께 괌을 사정거리로 하는 4천km, 일본 열도를 지나가는 IRBM을 발사했다”며 “괌은 한반도 유사시에 미군의 주요 전략, 한반도에 전개될 전략자산이 소재하고 있는 곳이다. IRBM은 한반도에 전개될 전략자산에 대한 타격을 목표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적으로도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안보 상황이 만만치 않다”며 “우리 정부에서 강력한 한미동맹, 또 한미일 안보협력을 바탕으로 국민생명과 안전을 빈틈없이 다 잘 챙기겠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한미연합훈련을 마치고 다음 임지로 진행하던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어젯밤 8시경 우리 수역으로 들어왔다”고도 했다.

또 전날 경북 상주에서 주재한 9차 민생경제비상대책회의에 대해 “농업의 미래는 청년이라는 코드, 디지털 전환이라는 코드, 그다음에 농업 경영의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한다는 세 가지 관점에서 농업의 미래를 논의했다”며 “국가의 인공지능(AI)·디지털 산업, 첨단산업, 또 농업을 첨단화하는 부분을 빈틈없이 잘 챙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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