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대규모 적자 (CG) [연합뉴스TV 제공]
▲ 한국전력 대규모 적자 (CG) [연합뉴스TV 제공]

[폴리뉴스 김성은 기자] 올해 30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어 위기에 몰린 한국전력이 검침원 오토바이 주차장과 직원 식당, 운동시설까지 '쪼개기 임대'를 통해 추가 수익을 내겠다는 자구안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영순 의원실에 따르면 한전은 최근 10개 지사의 유휴 공간 총 4천105㎡를 임대해 연간 6억원의 임대수익을 내겠다는 내용을 포함한 혁신계획안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

기재부는 지난 7월 제9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새정부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각 공공기관에 혁신가이드라인에 따른 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혁신계획안에 따르면 울진지사는 현재 검침원 노동자들의 오토바이 주차장 395㎡를 임대 공간으로 내놓을 예정으로, 이를 통해 예상되는 수익은 연간 1천400만원이다. 일부 지사는 직원 식당과 체력 단련실 등 복지 시설 일부를 임대 공간으로 내놓는다. 서인천지사는 직원 운동시설을 포함한 399㎡를 임대해 연간 5천만원의 수익을 낸다는 방침이다.

하남지사와 영종지사는 직원 식당 일부 공간을 포함해 각각 110㎡와 499㎡를 임대한다. 예상되는 임대 수익은 각각 연간 2천500만원, 7천100만원이며, 시흥지사는 회의실과 강당을 포함해 172㎡를, 횡성지사는 강당과 직원 식당을 포함해 216㎡를 임대해 각각 2천500만원과 3천만원의 연간 임대수익을 낸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한전의 지역사무실 건물은 각종 보안시설을 포함하고 있는 만큼 무리한 임대 계획으로 보안상 문제가 발생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례로 광명지사의 경우에는 변전시설이 있는 일부 공간이 통제구역으로 구분돼 있다. 이에 따라 민간 사무실과 보안시설의 동선과 공간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시설 공사에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박영순 의원은 "한전이 기재부 눈치를 보느라 현장을 살피지 않고 무리한 계획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며 "공공기관 혁신안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산업 변화 대응 방안과 사업·기술·조직문화 혁신 방안이 주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전은 이러한 임대 계획이 보안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변전소와 사옥은 신축 당시부터 명확히 동선 구분이 돼 있으며, 출입통제설비가 설치돼 있어 외부인의 출입이 불가하다"고 반박했다.

직원 식당과 체력단련실까지 유휴 공간을 무리해서 짜낸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직원 수요 감소로 사용하지 않는 직원 식당에 한해 외부 임대를 검토하는 것"이라며 "검침원 주차장을 임대할 경우 불편을 초래하지 않도록 조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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