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기시다 약식회담서 북핵에 “심각한 우려 공유하고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컨퍼런스 빌딩에서 한일 정상 약식회담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컨퍼런스 빌딩에서 한일 정상 약식회담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전제조건 없는 북일정상회담’을 제안했다. 한반도 당사자인 한국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언급을 않은 상황에서 일본이 북한과의 조건없는 대화에 나서겠다고 국제사회에 천명해 주목된다.

21일 NHK 등 일본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기조연설에서 “북일 평양선언에 따라 납북자 문제와 북한 핵·미사일 등 여러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하고 불행한 과거를 청산해 북한과 수교한다는 방침은 불변”이라면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제 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가 언급한 북일평양선언은 지난 2002년 9월 17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가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과 만나 북일 국교정상화에 합의한 선언문이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당시 일본인 납치 사실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납치인원, 신원 확인 등과 북한의 공식사과 등을 둘러싸고 지금까지 갈등을 빚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10월에도 납북자 문제를 거론하며 “조건 없이 김정은 총비서와 직접 마주할 각오가 되어있다”고 말한 바 있다. 기시다 총리의 이같은 입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남북한 관계가 경색되더라도 한국을 패싱하고 북한과 접촉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혀진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21일(미국 현지시간) 뉴욕 한 컨퍼런스 빌딩에서 30분 동안 만나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두고 의견을 교환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회동에서 북핵 공동대응, 한·일 관계 개선 필요성, 자유민주주의 등 서로 공유하는 가치를 위한 국제사회와의 연대·협력 등이 논의됐다고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북핵문제와 관련해선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고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는데 뜻을 함께 하는데 그쳤다. 북한 핵에 대한 원론적인 우려표명 수준으로 실질적인 대북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일본 언론들은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회담이 의장기와 탁상기도 없이 진행된 ‘간담’으로 평가 절하했다. 우리 대통령실이 ‘약식 정상회담’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새로운 한일관계의 첫발을 뗐다’고 평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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