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잔수 “尹정부 ‘담대한 구상’ 잘 이해했다. 시진핑에 보고하겠다”, 북핵 언급은 없어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예방한 중국 공산당 서열 3위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예방한 중국 공산당 서열 3위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을 접견하고 한중 현안과 관련해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가 한중관계에 걸림돌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통령실에서 리잔수 위원장을 만나 사드 문제 관련해 “최근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논의됐듯이, 양측이 서로 긴밀한 소통을 통해 사드 문제가 한중관계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리 위원장은 “상호 예민한 문제에 대한 긴밀한 소통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 같은 언급은 윤 대통령과 리 위원장은 한중 간에 사드를 둘러싼 이견이 있음을 확인한 것이며 이와 관련한 ‘소통’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는 의미다. 윤 대통령은 사드가 대북용이며 주한미군 주도로 운용된다는 점을 얘기했을 것으로 보이며 리 위원장은 사드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안정을 위해 “담대한 구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는 우리 정부의 의지를 강조했고 리 위원장은 “우리 정부의 구상을 더욱 잘 이해했고, 시진핑 주석에게 보고하겠다”고 했다. 중국으로선 윤 대통령의 입장을 경청했다는 의미다.

북한 비핵화와 북한의 핵실험 임박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을 보면 한미 대북 억제전략에 대해선 서로 이견을 나타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한미 대북억제 전략의 핵심인 미국 전략자산 한반도배치에 대해 중국은 강하게 경계하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또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적인 면에서 비약적으로 성장해온 한중관계를 향후 30년 간 상호 존중과 호혜의 정신에 입각하여 질적으로도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면서 “시진핑 주석의 방한은 한중관계의 새로운 30년을 열어갈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시 주석의 방한을 요청했다.

이에 리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초청을 시 주석에서 정확하게 보고하겠다고 하면서, 윤 대통령도 편리한 시기에 방중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한중 양국 간 교류와 소통을 강화하여 상호 우호적인 감정을 쌓아 가야 할 것이라고 했고 위원장도 다양한 인적 교류 강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중국도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 리 위원장은 중국이 우리 정부의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을 통한 국제사회의 역할 확대를 지지하며 함께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하였으며, 윤 대통령은 역내와 국제사회에서 한중 간 협력할 분야가 많다고 화답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접견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쓰촨성 지진으로 피해 입은 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속히 안정을 되찾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면서 “양국이 공동의 이익을 확대해 나가고, 국민들의 우호와 신뢰가 더 깊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양국 공동이익을 강조했다.

접견에 중국 측에서는 리잔수 상무위원장, 양쩐우 전인대 상무위 비서장, 오위량 전인대 감찰·사섭위 주임위원, 쉬사오쓰 전인대 재정경제위 주임위원, 장예쑤에이 전인대 외사위 주임위원,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등이 참석했고 우리 측에서는 박진 외교부 장관, 김태효 안보실 1차장, 최상목 경제수석, 이문희 외교비서관, 외교부 동북아국장 등이 참석했다.

앞서 리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회담한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수호하고,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이 각 측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한중 양측은 의사소통을 강화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진하기 위해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또 리 위원장 “우리는 예민한 문제를 계속 적절히 처리하고 양국 관계의 건전하고 안정적 발전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말했다. 리 위원장이 언급한 ‘예민한 문제’는 사드와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P), 미국 주도의 반도체 협의체 ‘칩4’ 등을 염두에 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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