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폭 확대…시가총액 2749억6400만원 증발
가파른 금리인상에 세계 부동산 침체…"주택 매수자·보유자 부담 커져"

[폴리뉴스 김상준 기자]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인상에 박차를 가하면서 국내에서도 주택거래가 위축되는 등 집값 하락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세계 주요국 부동산 시장에 연쇄 충격이 가시화되며 지난해 공격적으로 주택매수에 나섰던 젊은층의 고통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 2749억원 증발…"약세 지속될 것"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은 2700억원 가량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부동산R114 통계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은 총 1357조4685억3800만원으로, 5월10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시행 직전인 4월 말의 1357조7435억200만원에 비해 2749억6400만원이 감소했다.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 내 팔려는 매물은 늘었지만 최근 계속되는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여파로 매수세가 자취를 감추면서 집값 하락이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집값과 시가총액도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초 아파트 값 하락폭도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아파트 매매가격은 0.17% 하락하며 전주(-0.15%)대비 하락폭이 확대됐다.

서울에서는 도봉구(-0.30%)는 쌍문·방학·창동 구축 위주로, 노원구(-0.30%)는 중계·상계·월계동, 서대문구(-0.25%)는 남가좌·북가좌동 대단지 위주로 전주대비 하락폭이 커졌다. 또 은평구(-0.23%)는 녹번·응암동 위주로 하락했다.

송파구(-0.16%)는 잠실동 대단지와 오금·문정동, 금천구(-0.16%)는 독산·시흥동 주요 단지 위주로 지난주 대비 하락폭이 확대됐다. 또 관악구(-0.14%)는 봉천·신림동 위주로, 영등포구(-0.13%)는 문래·양평동 중저가 위주로 하락하며 지난주 대비 하락폭을 키웠다. 

부동산원은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가중 및 주택가격 추가 하락 우려 등으로 거래심리 위축되고 관망세 지속되는 가운데, 급매물 위주 간헐적 거래와 매물가격 하향조정 지속되며 하락폭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 블룸버그 "부동산 신규 매수·보유자 부담 커져…2030세대 고통↑"


블룸버그 통신은 이달 12일 전 세계적으로 주택 신규 매수자, 부동산 기존 보유자를 가리지 않고 금융비용 상승에 따른 부담이 커지는 양상이라고 보도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5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2020년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93%가 변동금리 대출이었다. 이어서는 스페인(52%), 영국(42%), 캐나다(24%), 이탈리아(19%), 네덜란드(13%), 독일(10%), 덴마크(9%), 프랑스(1%), 미국(1%) 등 순서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컸다.

특히, 호주와 캐나다 등 부동산시장 거품이 심각하다고 평가되는 국가들에선 벌써 주택가격이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피치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은 국가 중 상당수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면서, 예컨대 뉴질랜드에선 주택담보대출 미상환분의 55%가량이 변동금리이거나 내년 7월 이율이 갱신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2021년 한 해 동안에만 30% 가까이 올랐던 뉴질랜드 부동산 가격은 올해 7월에는 작년 11월보다 11% 낮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스웨덴에서도 주택가격이 올해 봄 대비 8% 하락했다. 영국 런던 시내 자치구 중 거의 절반에선 주택가격이 내리거나 횡보하는 양상이 관찰됐고, 내년 영국내 주택수요가 전년 대비 20%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에서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했던 일본 호세이대학의 히라타 히데아키 교수는 금리인상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면서 "2023년과 2024년에는 전 세계 주택시장이 동시에 하강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와 재작년 2030세대들이 공격적인 주택 매수에 나선 만큼 젊은 세대에 고통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볼룸버그는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 임금은 하락했고, (2030세대가)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급등하는 것을 평생 처음 경험하기 때문이다. 노무라 증권의 글로벌 시장 조사 책임자인 롭 서브바라만은 "(젊은 세대에게)현재의 금융환경이 큰 충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