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여파
긴축 강도 강화 우려에 증권가 회의적
원·달러 환율 급등, 1390원대 돌파… 2009년 3월 이후 처음

출처=연합뉴스 
▲ 출처=연합뉴스 

[폴리뉴스 정주희 기자]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코스피가 2.5% 급락하는 등 충격을 줬다. 

간밤에 발표된 미국 8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8.3%를 기록해 2개월 연속 둔화됐으나, 시장 예상치(8.1%)를 뛰어넘었다. 이에 따라 고물가 상황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1.00%p 인상하는 울트라스텝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긴축이 다시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에 국내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2.08p(2.53%) 내린 2387.46까지 하락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전날 4.5%대 상승으로 6만 전자에 다가갔지만 이날 장중 3.34% 하락한 5만6100원까지 추락했다. 이 외에 LG에너지솔루션(-1.31%), SK하이닉스(-3.06%), 삼성바이오로직스(-2.85%), LG화학(-3.16%), 현대차(-1.25%), 삼성SDI(-2.49%), 네이버(-5.03%) 등이 약세다.

네이버는 전 거래일 대비 4.82%(1만1500원) 하락한 22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22만 6000원까지 추락하면서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카카오도 전 거래일 대비 4.71%(3300원) 하락한 6만6700원에 거래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미국의 8월 CPI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연준의 고강도 긴축 장기화 우려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가 광범위한 품목을 중심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큰 폭으로 하락해 한국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연준이 9월 FOMC에서 100bp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부각되는 등 전일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어 투자 심리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 된다”고 말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8월 CPI가 선명하게 고점을 형성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을 뿐만 아니라 수요 위축 없는 물가안정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이 크게 실망했다”라며 “기술적 반등 외에는 기대하기 어렵고, 자산시장 전반에 매우 부담스러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도 급등하면서 13년5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390원을 돌파했다. 환율이 1390원대를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5개월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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