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장관 키워 내 자리 앉히려는 듯…지지층 달라”
“윤 대통령과 불신, 특이한 사고구조나 주변 이간질 탓”
“尹, 당대표 권위 무조건 지켜줬어야…당무 논의했어야”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7일 오후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후 법원을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7일 오후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후 법원을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이준석 전 대표는 지난 대선을 두고 “대통령은 압도적으로 이길 것 같은 상황에서 겨우 이긴 기괴한 선거를 치렀다”며 윤 대통령을 직격했다.

이 전 대표는 8일과 9일 공개된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그 선거 경험이 유일하기 때문에 무엇 때문에 (지지율이) 오르고 내려가는지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 무엇을 해야 국민이 좋아하는지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때 누가 표를 얻는 데 기여했는지 누가 표를 까먹게 했는지 분석을 잘해야 하는데, 행상(行賞)은 둘째치고 논공(論功)도 제대로 못했다”며 “선거 끝나고 백서도 안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의 ‘두 차례 가출’로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하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떤 데이터도 뒷받침하지 못하는 그들만의 주장”이라며 “‘윤핵관’이 나를 들이받으면 지지율이 내려갔고, 나와 (후보가) 손잡았을 때는 지지율이 올라갔다. 그게 팩트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아직까지 그 사실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후년 총선을 앞두고 한동훈 장관을 키워서 내 자리에 앉히면 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면서 “그런데 한동훈과 이준석 지지층은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한동훈 장관 좋아하는 층은 주부층이 많고, 이준석은 2030 인터넷 커뮤니티 세대”라며 “보완재로 삼으면 모를까 대체재는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2030와 6070세대는 작은 정부, ‘자유’에 대한 가치 등에서 공감하는 지점이 있다. 그에 비해 4050은 정책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이기려면 세대연합, 세대포위론을 강화해야 하는데 지금 당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깨졌다”고 진단했다.

이 전 대표는 당이 현 상황에 처하게 된 것에 대해 “대선 이기고 내가 빠져 있는 동안 자기들끼리 기운 싸움을 했기에 그렇다”라며 “인수위원장이 뭐하는 사람이기에 정부조직법도 안 만들었나. 자기들끼리 논공하다 망가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자신을 향해 적대감을 갖는 것에 대해 “유튜버 세계관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추측했다. 

자신과 윤 대통령 사이 불신이 생긴 이유와 관련해 “대선 경선 전에 홍준표, 최재형 후보를 만났을 때는 (만난 사실이) 유출이 안 됐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 입당 전 서초동 자택에서 두 번 만났을 때마다 언론에 유출됐다. 그때마다 내 쪽을 유출자로 지목했다”고 했다. 이어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당대표가 특정 후보를 만난 사실이 알려지는 게 무슨 실익이 있나. 동선이 노출되지 않도록 난 택시 타고 갔다. 그 상황에서는 자기 쪽 사람도 의심해 봐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그렇게 생각 안 하는 것 같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특이한 사고 구조를 갖고 있거나 주변에서 엄청나게 이간질해댔거나 둘 중 하나일 텐데 어느 것이 진실인지 잘 모르겠다”며 “그때 사람에 대한 평가를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 말 믿고 지금도 정무를 판단하고 있다면 굉장히 위험하다”고 했다.

그는 “윤핵관은 상황에 자신을 맞추는 최고 달인들이다. 그들은 냄새를 기가 막히게 맡는다. 대통령과 함께 라면 끓여 먹고 술 마시면서 분위기 맞추다 그리 됐을 거다”라며 “(대통령) 본인이 진짜 당무를 신경 쓰고 싶지 않다면 당대표 권위는 무조건 지켜줬어야 한다. 당대표 권위를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주고 당대표와 당무를 논의했어야 한다. 그런데 실제 벌어진 일은 뭔가”라고 했다.

‘당 대표인 만큼 다소 억울한 점이 있어도 참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그런 정치적 표현은 나에게 정치적 내상을 입으라는 얘기밖에 안 된다”며 “프레임을 씌워 공격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나보고 갈라치기 한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갈라치기 한 게 뭐냐고 반문하면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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