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明, 문재인의 文 따 ‘명문정당’
문재인 “집권여당이 못해…민생 위해 민주당이 대안 마련해야”
지지자들, 평산마을 사저 앞에서 파란 풍선 흔들며 ‘이재명’ 환호

새로 선출된 '이재명 호'가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사진제공:더불어민주당 공보단)
▲ 새로 선출된 '이재명 호'가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사진제공:더불어민주당 공보단)

[폴리뉴스 한지희 기자] 더불어민주당 신임 이재명 당대표가 29일 오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았다. 당대표 당선 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이날 동행한 ‘이재명 호’ 최고위원들은 “우리 모두 친문이다. ‘명문정당’을 만드는 것이 민주당이 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이 신임 당대표와 문 전 대통령이 만났다. 둘의 공식 만남은 지난 5월 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13기 추도식 후 약 100일 만이다. 이날 사저 방문에는 박홍근 원내대표와 정청래·고민정·서영교·박찬대·장경태 최고위원이 동행했다. 박성준 대변인과 김두관 민주당 의원도 참석했다. ‘이재명 호’ 모두가 함께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탑승한 버스가 평산마을 사저 앞 도로에 나타나자 파란 풍선을 들고 이들을 기다렸던 지지자들은 파란물결로 환영했다. 이어 지도부가 버스에서 내려 문 전 대통령 사저 앞으로 도착하기까지 ‘이재명’을 연신 외쳤고, 지도부는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문 전 대통령은 대문 앞에 당도한 지도부를 트레이드 마크인 갈색 상의를 입고 나와 맞이했다.

이들은 문 전 대통령 1시간 여 동안 비공개로 대화를 나눴다.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께 말씀을 듣는 자리다”라며 “많이 가르쳐달라”고 말했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은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며 "민주당이 일신하고 패배주의에서 벗어나 이기는 정당으로 가기 위해서 혁신하고 확장하고 통합해야 한다"고 덕담을 주고 받았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은 "요즘 정부여당이 잘하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며 "따라서 민주당이 이제 나서서 희망과 지지를 얻어야 한다. 민생을 잘 챙겨야 한다. 특히 경제가 점점 어려워지고 전망만 어둡게 됐는데 민주당이 대안을 마련하는 정치로 가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99%가 우리가 같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을 공유하고 있는데 1% 정도가 경쟁이 생겼을 때 앙금이 있는 거 같다. 그러다보니 갈등이 부각되는 면이 있다"며 "그래도 정치는 1%를 품고 가야 한다. 그래야만 민주당이 더 확장되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통합을 강조했다.

이에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그룹과 저를 지지하는 그룹이 같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하자 한 최고위원은 "우리 모두는 친문"이라며 운을 띄웠고, 또 다른 위원이 "친명 그룹과 친문 그룹이 같다"며 "'명(明)'자와 '문(文)'자를 따서 '명문 정당'을 만드는 게 바로 민주당이 가야할 길"이라고 말했다.

새로 선출된 '이재명 호'가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날 사저 방문에는 박홍근 원내대표와 정청래·고민정·서영교·박찬대·장경태 최고위원이 동행했다. 박성준 대변인과 김두관 민주당 의원도 참석했다. (사진제공:더불어민주당 공보단)
▲ 새로 선출된 '이재명 호'가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날 사저 방문에는 박홍근 원내대표와 정청래·고민정·서영교·박찬대·장경태 최고위원이 동행했다. 박성준 대변인과 김두관 민주당 의원도 참석했다. (사진제공:더불어민주당 공보단)

박성준 당 대변인은 환담 후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께서 '친명'(친 이재명), '친문'(친 문재인) 그룹이 같다고 말했고 이 대표도 '문재인 지지 그룹과 저를 지지하는 그룹이 같다"고 말했다"며 "최고위원들도 덕담으로 '우리 모두 친문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정숙 여사도 같이 계셨다"며 "조용히 계셨고, '민주당이 잘 해야 한다'는 덕담을 하셨다"고 말했다.

이들은 평산마을 사저 앞 보수단체의 폭력적인 시위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사저 경호구역 밖에는 아직도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드는 보수단체 시위대가 집회를 벌이고 있다.

박 대변인은 이에 대해 "주민들이 상당히 고생이 많았다. 요새는 좀 조용해졌는데 너무나 오랫동안 시위가 있다보니까 주민들이 환청이 들릴 정도로 고생했다는 애기가 서로 있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더불어민주당 공보단)
▲ (사진제공:더불어민주당 공보단)

이날 장경태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이재명 당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님을 만났다”며 전했다.

장 최고위원은 “지난달 양산마을에 왔을 때는 문재인 대통령님을 뵙고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거웠다”며 “오늘은 불과 몇 주 전과 달리 평산마을에 시름이 사라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님과 여사님 두 분의 건강한 모습을 뵙고 돌아간다”며 “신이 나서 반겨주는 토리 때문에 더 가벼운 마음이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 문 전 대통령 반려견 ‘토리’는 대문 앞까지 달려 나와 이 대표와 신임 최고위원들을 맞이하기도 했다.

장 최고위원은 “한편으로는 더욱 강해져야겠다 다짐하게 된다. 신속하게 민생을 챙기고, 민주당이 단합하여 이기는 민주당의 길을 가야겠다 굳게 마음을 먹느다”고 다짐했다.

이날 ‘이재명 호’는 오전 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최고위원회의를 마무리 한 뒤 오후 공식 일정으로 양산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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