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회 주제 “취임 100일 윤석열 정권, 국민의 불신과 불안 어떻게 치유해 갈까?
차재원 “낮은 투표율에 담긴 침묵의 목소리, 이재명 민주당의 확장성을 위협하고 있다”
황장수 “반성과 비판 없이 가는 이재명의 민주당, 퇴행으로 가는 마지막 단계일 수 있다”
김능구 “당 대표 이재명의 혁신, 여소야대 정기국회의 실사구시적 운영에서부터 찾아야 한다”

[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사상 초유의 낮은 국정지지율 속에 취임 100일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은 사과도 미래 약속도 담기지 않은 메시지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8월 24일, “취임 100일 윤석열 정권, 국민의 불신과 불안 어떻게 해결해 갈까?”라는 제목 하에, 경제위기의 우려 속에 난맥상을 겪고 있는 정치권 전반의 이슈에 대해 정국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김능구 : 민주당 전당대회가 8월 28일인데, 마지막 수도권 경선을 진행중이다. 현재 이재명 후보의 누적 득표율이 78.35%, 거의 8대2 수준까지 가고 있다. 그리고 최고위원은 이른바 친명 후보 4명이 5위권 안에 있고 고민정 후보가 2위를 마크하고 있다. 투표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있어 냉담한 민심, 흥행에 실패한 전당대회란 이야기도 있다. 홍 소장님, 민주당 전당대회도 조사해 보신 걸로 알고 있다.

홍형식 : 네 번 했는데, 민주당은 역선택을 방지를 하는 방식이라서, 무당층과 민주당 지지층만 보면 거의 70% 이상 나오는 여론이 실제 결과로 다 연결이 된다. 국민 전체로 하면 박용진 후보가 좀 더 나오기는 하는데 보수 진영의 지지라서 다 허수가 돼버린다.

투표율이 좀 낮다는 것이 문제인데, 대선 직전에 이루어지는 당대표 선거면, 또는 상대가 치열한 경쟁 관계에 있는 인물이면 투표율이 높을 수 있는데, 사실 지금은 투표율이 높을 수 없는 전당대회다. 물론 선출될 당 대표가 다음 공천권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거는 맞지만 그것은 당 내부의 문제인 거고, 사실상 균형이 기울어져 있는 구도라서 어대명이라는 선거판으로 가고 있는 형국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신임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5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뒤 손을 맞잡아 들고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경태, 박찬대, 고민정 최고위원, 이재명 대표, 정청래, 서영교 최고위원. 2022.8.28 [국회사진기자단]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신임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5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뒤 손을 맞잡아 들고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경태, 박찬대, 고민정 최고위원, 이재명 대표, 정청래, 서영교 최고위원. 2022.8.28 [국회사진기자단]

차재원 : 전당대회에 대한 관심이 저조하다. 일반 시중에서 민주당 전당대회를 화재에 올리는 사람들은 거의 없고, 그만큼 그들만의 리그로 치러지는 상황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말씀하신 것처럼 구조 자체가 너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측면도 있고, 또 하나는 민주당이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서 새로운 혁신과 비전을 내세우기 보다는, 이재명 민주당의 전초를 다지기 위한 정치적 이벤트처럼 보이는 부분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렇게 구도 자체가 기울어질 수밖에 없는 것은 아무래도 대선이 끝난 지 불과 5개월밖에 안 됐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재명 당시 후보가 대통령 선거 역사상 가장 많은 득표를 하고 떨어진, 0.73%p 석패를 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대선 후보의 프리미엄을 그대로 갖고 갈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 결과가 높은 지지율이다.

문제는 대항마로 거론됐던 97룹들이 비전과 시대 정신을 갖고 도전한다기보다는 반이재명 단일 라인이라는 식으로 이야기해 왔는데, 특정인에 대한 반대란 것이 야당 지지층의 입장에서는 ‘지금 무엇이 중요한데?’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것이다.

또 하나 결국 남은 사람은 박용진 후보인데, 그가 혁신적인 목소리를 많이 내기는 하지만 메시지 관리에 실패하고 있다고 보인다. 어떻게 보면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서 박용진의 이미지 자체가 최소한 야당 지지층 내에서는 정치적 딴지만 걸려고 하는 약간 밉상 이미지처럼 고착화된 측면도 상당히 작용하고 있다.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 호남을 비롯해서 전반적으로 낮은 투표율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측면 외에, 지난 번 이재명 후보가 셀프 공천으로 보궐선거 나왔던 것, 그리고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한 것 등이, 야당 지지층 입장에서는 대선과 지방선거를 패배하고 난 뒤의 반성과 혁신의 모습이 아니라는 점이다. 일종의 침묵의 회초리인데, 지난 지방선거 때 광주에서 37%라는 최저 득표율이 나왔던, 그런 유권자들 마인드하고 상당히 닮아 있지 않나 생각된다. 그렇다면 이재명의 민주당이 된다 하더라도, 그들끼리 똘똘 뭉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확장성을 갖고 국민적 목소리를 제대로 담아가기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다.

김능구 : 황 소장님, 어대명을 넘어서 이제 확대명인데, 이재명 당 대표 앞날에 대해서 어떻게 보시는지.

황장수 : 저는 잘 안 될 거라고 본다. 굉장히 순탄하게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재명이 대선 후보가 되는 수순이라면 지금 속을 감추고 있는 민주당 다수가 여권하고 같이 개헌으로 돌아버릴 거다. 저는 개헌을 반대하는 사람이지만, 현재 윤 정권의 상황을 보면 총선 전에 개헌 합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매우 커지고 있다. 만약 개헌 바람이 불어버리면 총선의 양상이 또 다르게 진행될 수 있고, 그 상황이면 이재명이 지금 가고 있는 행보에 장애 요인이 있다고 보는 거다.

또 이건 제 가정인데, 검찰이 수사하는 부분에서 만약 친문 진영과 친윤 진영이 개헌을 바탕으로 이재명만 제거하자고 합의하게 되면, 이른바 10대 의혹 중에 솔직히 법률적 위반이 없겠나? 그러니까 민주당 내부 헤게모니 장악과는 다르게, 국민 대중이 ‘저 사람은 승리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가고 있구나’라고 싸늘한 시선으로 보게 되었을 때, 그래서 당 대표 이재명의 대선 후보 지지율이 높게 잡히지 않는다면, 이재명에 대한 여러 가지 다른 관점이 나올 수 있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지난 2012년 문재인이 대선에서 패배했을 때 그에 대한 백서를 만들면서, 나름대로 좌파 운동권의 헤게모니라든지 패권주의에 대한 비판이 신랄하게 실렸었다. 그렇듯 대선에서 몇 표로 떨어졌든 지면 죄인이고 그는 일종의 숙의 기간을 거쳐서 부활하는 어떤 절차들을 갖추는 것이 있었다. 그런데 이재명은 ‘그냥 밀면 어차피 나한테로 딸려올 거다’라는 식으로 하고 있다.

저는 솔직히 말해서, 민주당은 이재명을 통해서 민주 정당으로서 거의 퇴행적인 마지막 단계로 가고 있다고 본다. 민주당에서 과거 문 정권에 대해서 반성한다는 시각이 하나라도 나오고 있나? 다 잘 했다고 한다. 굉장히 잘못한 게 많다. 진보도 아니었고 개혁 진영도 아니었다. 그야말로 정치적 헤게모니에 집착하는 진영 밖에 되지 못했는데, 그런 반성도 하나 없다.

그리고 만약 경제 위기가 와서 윤 정권이 쏠려갈 때면, 이재명 체제의 민주당은 같이 안 쏠려갈 수 있겠느냐도 생각해봐야 된다. 그래서 민주당이 거의 국민적 혐오의 극단을 가고 있다는 생각이고, 그래서 제가 볼 때는 이재명으로서 민주당의 생명이 끝날 수도 있다.

김능구 : 민주당을 둘러싼 몇가지 이야기들이 있다. 우선 민주당이 대선 패배 이후 지방선거가 있다 보니까 대선 평가가 제대로 되지 못했고, 지방선거 이후 비대위가 탄생하고 나서는 대선 평가와 혁신, 그리고 전당대회 준비라는 두 축이 만들어졌어야 되는데, 공식적인 대선 평가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음 지도부 몫이 됐는데, 다음 지도부가 이재명 당 대표 체제라면 그 책임을 안은 사람이 평가의 주체가 돼버린 꼴이라, 대선과 지방선거에 대한 공식적인 평가는 나오기 어렵지 않겠나 이야기들이 있다.

두 번째로, 요즘 매일같이 윤석열 정부에서 ‘어디 어디 압수수색했다, 어디 어디 조사 중이다, 감사원 조사가 들어갔다’ 이런 이야기들이 들린다. 그래서 ‘검찰 공화국’이라고 하는 실상들이 민주당 의원들한테 피부적으로 와닿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한다.

세 번째는 황소장님이 이재명 당 대표 체제가 됐을 때는 민주당의 끝을 볼 수 있다고 했는데, 아마 이재명 당 대표는 민주당을 이재명 당으로 혁신하려고 할 거다. 혁신이 됐든 자기 식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가든 간에, 전통에 구애받지 않고 가지 않겠는가, 그리고 그 길이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 가는 길이라고 할 것으로 본다.

그런데 이 변화는 앞서 말한 두 가지 상황과 맞물려서 가기 때문에, 어떤 측면에서는 이번 정기국회와 곧 이어 있을 여당의 전당대회까지도 같이 맞물리리라 본다. 이재명의 민주당이 총선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는 당 체제가 되는지 안 되는지는, 그때까지 평가 속에서 판가름 난다. 압도적인 여소야대 속에서 이재명 당이 어떤 정기국회 운영을 할 것인가, 그 평가가 상당히 중요한데, 거기에서 강경 일변도 같은 이재명이 실사구시적인 측면을 얼마나 어떻게 부각할 수 있는지, 본인이 노려야 될 부분 아닌가 싶다. 반대로 방탄국회라든지 사법 리스크에 대항하는 당의 모습으로만 가게 된다면 역작용도 당연한 것이고, 그것이 또 국회 운영하고 연계돼 버리면 또 다른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하여간 대선 패배의 총체적인 책임은 본인도 이야기했듯이 후보에게 있다. 그 후보가 온갖 반대 속에서 당 대표까지 온 거다. 그래서 당 대표 임기는 2년인데, 한 6개월 정도의 평가가 본인이 당 대표로서 민주당을 이끌 수 있을지 말지 결정할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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