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은 18일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한 이른바 '3불(不)'은 중국과 협의할 수 없는 문제라며 "이전 정부에서도 그런 입장을 좀 더 분명히 했더라면 3불이란 문제가 지금처럼 계속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정부가 중국의 요구를 실질적으로 들어주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피할 수 없다'고 주장하자 "3불 문제는 안보 주권 사안"이라고 거듭 확인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는 "지난 정부에서 중국의 입장과 정부의 입장이 달랐기 때문에 이것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넘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3불은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 미사일방어(MD) 체계에 불참하며 한미일 군사동맹을 추진하지 않는다고 문재인 정부가 표명했던 입장이다. 
    중국 정부는 한국에 3불 이행을 요구하면서 최근에는 주한미군에 이미 배치된 사드 운용 제한을 의미하는 이른바 '1한'(限) 표현도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박 장관은 '1한'의 내용이 무엇이냐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사드가 중국을 향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이전 정부가 이야기한 것을 중국에서 '1한'이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도 1한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발언한 적이 없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사드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을 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고, 이어 하 의원이 '의도를 이야기한 것이지 기술적으로 조치를 취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하자 "그렇게 알고 있다"고 동의했다.
    지난 2017년 10월 당시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과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 간 협의 결과로 나온 보도자료에는 "한국에 배치된 사드 체계는 그 본래 배치 목적에 따라 제3국을 겨냥하지 않는 것으로서 중국의 전략적 안보이익을 해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표현이 담겨 있다.
    '1한'에 대한 박 장관의 설명은 이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사드의 X-밴드 레이더(일명 사드 레이더)가 자국의 군사적 움직임을 탐지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한미는 사드 레이더가 중국 쪽으로는 차폐될뿐더러 순수하게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용도라는 입장이다.
    박 장관은 무소속 김홍걸 의원의 관련 질의에 거듭 "북핵·미사일에 대한 자위적 방어 수단이라고 (한국은) 얘기하는데 중국은 이것이 탐지거리가 길고 중국도 겨냥할 수 있는 것이라며 입장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외교부장에게 사실적으로 (중국을 탐지한다는) 증거가 있다면 우리한테 주면 객관적으로 해명하겠다는 이야기를 해 뒀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장관은 윤석열 정부가 제시한 대북 협상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과 관련해 "(미국과) 이행의 구체적 사항 협상 과정에서 북한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면서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담대한 구상'은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올 경우 초기조치로 북한의 광물자원과 식량을 교환한다는 '한반도 자원식량교환프로그램'(R-FEP)을 제시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면제가 필요하다.
    함께 외통위에 출석한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테이블에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외교장관이 미국을 비롯해 이미 국제사회 주요국과 얘기하는 것으로 안다"고 한국의 의지를 강조하며 "저는 낙관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포괄적 합의를 통해 비핵화 의사를 분명히 밝히면 국제사회에서 일시적이며 이후 안전판까지 있는 제재 유예나 면제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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