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종로구 평화의 소년상 인근에서 정의기억연대 주최로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맞이 세계연대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2.8.10
▲ 10일 종로구 평화의 소년상 인근에서 정의기억연대 주최로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맞이 세계연대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2.8.10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을 앞둔 10일 모처럼 맑게 갠 하늘 아래에서 '제10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맞이 세계연대 집회'와 1천556차 정기 수요시위가 함께 열렸다.

위안부 기림일은 31년 전인 1991년 8월 14일 고(故) 김학순 할머니(1924∼1997)가 위안부 피해를 최초로 증언한 날을 기념하는 날로,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이날 8개국 총 86개 연대단체와 함께 집회를 연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모인 학생과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오전 10시 50분께 서울 중구 파이낸스 센터에서 모여 사전 집회를 하고 청계남로, 종로2가를 거쳐 종로구 중학동 옛 일본대사관 인근 차도까지 한 시간가량 이동했다. '공식사죄', '법적배상'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든 참가자들은 "역사의 진실을 마주하라", "피해자들의 용기를 기억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수요시위를 시작했고,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 영상 시청, 연대단체 발언 등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30년간의 외침, 할머니들에게 명예와 인권을'이라고 쓰인 종이 팻말이나 보라색 풍선, 나비 모양 부채를 연신 올려 보였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매년 기림일마다 국내외 수많은 사람이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 회복, 평화로운 세상을 기원하는 활동을 해왔다"며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피해자의 존재를 지우고 부정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윤석열 정부는 한일관계 개선 조건으로 '위안부' 문제 해결방안을 내놓으라는 일본 정부에 2015년 한일합의 정신을 운운하며 굴종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에 굴하지 않고, 더 많은 세계 시민들과 손잡고 연대해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 보라는 연대 발언에서 "최근에는 국회 경호원들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환영하려던 이용수 님을 저지하며 휠체어에서 끌어 내리는 일도 있었다"며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방기하는 동안 피해자는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고 탄식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피해자 명예 회복과 배상을 위해 이제라도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참가자들은 "일본 정부는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하라. 극우 역사 부정 세력은 피해자들과 문제해결을 위한 활동을 공격하는 것을 당장 멈추라"고 촉구하며 수요시위를 마무리했다.

이날 같은 장소에서 반일동상진실규명공대위 등 단체가 '위안부 동상 철거', '수요집회 중단' 같은 손피켓을 들고 반대 집회를 이어갔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

정의연과 여러 연대단체는 이달 14일까지 기림일 맞아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11일에는 영화 '보드랍게' 무료 상영회 및 감독과의 대화가, 14일에는 '제10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맞이 나비문화제'가 열린다. 

기림일은 2017년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면서 공식적인 국가 기념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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