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자체, 노약자-장애인 등의 지하주택 주거안전문제 종합 점검해 대책 수립” 지시
오세훈 시장 등과 신림동 다세대주택 현장 방문, 당시 상황 보고 받고 인근 주민들과도 대화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침수 피해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이 반지하 주택에서는 발달장애 가족이 지난밤 폭우로 인한 침수로 고립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사진=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침수 피해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이 반지하 주택에서는 발달장애 가족이 지난밤 폭우로 인한 침수로 고립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지난 밤 집중호우로 일가족 3명이 사망한 현장을 찾아 당시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하천 전반의 수위 모니터시스템 개발과 저지대 침수 예상지역 안전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 

강인선 대변인은 이날 오후 윤 대통령 집중호우 피해현장 방문 관련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피해현장에서 취약계층일수록 재난에 더욱 취약한 현실을 지적하며 이같이 밝히고 “이분들이 안전해야 비로소 대한민국이 안전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또 “이를 계기로 행정안전부와 지자체가 함께 노약자, 장애인 등의 지하주택을 비롯한 주거 안전 문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하여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피해 이재민의 일상 회복을 위해 충분히 지원해 줄 것”을 당부했다. 

환경부 장관에게도 “국가 하천, 지방 하천, 지류 전반의 수위 모니터 시스템을 개발하고, 행안부와 함께 배수조 설치 등 저지대 침수 예상 지역의 안전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집중호우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 다세대주택 현장을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방문했다. 현장방문에는 이진복 정무수석, 강인선 대변인, 최태영 서울소방재난본부장, 관악소방서장 등이 수행했다.

사고가 발생한 다세대주택에는 노란색 출입통제 라인이 쳐 있고 정문 앞에는 진흙탕, 집기류 널려 있는 가운데 도착한 윤 대통령은 건물 반지하 창문 앞에서 오 시장, 최 본부장 등과 쪼그려 앉아 창문 안쪽 바라보며 대화 나눴다.

윤 대통령은 최태영 본부장에게 “모녀 중에 어머니는 몸이 불편하셨나요?”, “모친은 73세, 병원에 계셨고, 요양원에 계셨고”, “다운증후군 이모가 있고, 모녀 중 어머니는 나이가 40대 아니에요?”라고 등을 물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침수 피해 현장을 방문해 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은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침수 피해 현장을 방문해 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은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연합뉴스] 

또 윤 대통령 “몇 시예요, 사고 일어난 게?”라고 묻고 최 본부장이 “22시쯤에”라고 하자 “아, 주무시다 그랬구나”라고 했다. 이에 최 본부장은 “상당히 물이 밀려들다 보니까 문을 못 열고 나온 거고. 허리춤까지 물이 찰 정도로, 여기가 전체가 저지대라서, 어제 이쪽 지역이 한 400mm 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다세대주택에 물이 찬 것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여기에 있는 물들은 어디로 해서 배수가 돼 나가는 겁니까?”, “지금 물이 이렇게 빠져나가 있네요, 어느 하천과 연결 돼 있나요?”라고 물었고 최 본부장이 “도림천”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해당 건물에 거주하는 70대 남녀 주민과 만나 사망한 일가족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윤 대통령이 “장애 있으신 이모님하고, 젊은 어머니하고 딸하고 이렇게 세분이 지금 일을 겪으셨는데, 40대 어머니도 몸이 불편하셨어요?”라고 묻자 여성주민은 “아니에요. 47살 먹은 큰딸이 장애고, 그리고 둘째 딸이 결혼해 가지고 딸 하나 낳았는데, 이모하고 자매가 죽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어떻게 미리 대피가 안 됐나 모르겠네”라고 묻자 남성 주민이 “순식간에 (물이) 들어왔어요”라고 했고 최 본부장은 “어젯밤 10시경에 아주 집중적으로 400mm가 와 가지고요”라고 했으며 여성 주민은 “그 전에 여기는 8시 반쯤에 찼어요”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수위 올라온 것이 1시간도 안 걸렸다는 거죠?”라고 묻자 최 본부장은 “그러다 보니까 이게 수압 때문에 문이 안 열려가지고”라고 말했고 여성주민이 “1시간이 뭐예요. 한 10분, 15분도 안 걸렸어요”라고 했다. 또 이 주민은 “저쪽에는 아빠가 와 가지고 주차장 쪽에서 방충망을 뜯었어요. 근데 여기(사고 당한 집)는 뜯을 수가 없었어요”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사고가 발생한 지하1층으로 내려가려 했으나 지하에 흙탕물이 가득차 있는 상황을 확인하고 건물 입구에서 나와 건물의 왼쪽 벽쪽으로 이동해 반지하 주택 창문 앞에 오세훈 서울시장, 최태영 본부장과 함께 쪼그려 앉아 사고가 발생한 방안을 들여다봤다.

윤 대통령은 “여기 자체가 신림동 고지대면 괜찮은데, 지하라도. 여기는 자체가 저지대이다 보니까 도림천이 범람되면 수위가 올라가면 여기가 바로 직격탄을 맞는구나”라고 얘기했다.

또 “어제 엄청난 것이, 서초동에 제가 사는 아파트가 전체적으로는 좀 언덕에 있는 아파트인데도 거기가 1층에 물이 들어와가지고 침수될 정도이니, 제가 퇴근하면서 보니까 벌써 다른 아파트들이, 아래쪽에 있는 아파트들은 벌써 침수가 시작되더라고요”라며 “제가 있는 아파트가 약간 언덕에 있잖아요. 그런 데도 그 정도이니”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다른 다세대 주택 건물로 이동해 피해상황 등을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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