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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는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6대 국정 목표 중 하나로 선정했고,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26일 첫 국무회의에서도 이를 강조했다. 이 목표는 대한민국 어느 지역에 살던 ‘기회의 균등’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이며, 입지적 공간 중 가장 낙후된 섬 지역에 살더라도 기회의 균등을 누릴 수 있는 복지국가를 만들겠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복지국가란 국민 전체의 안녕과 행복을 위한 국가의 적극적인 역할이 강조되는 사회를 의미하며, 보편적인 시민의 권리(사회권)가 보장되는 사회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정부는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복지서비스를 증대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지역간 불균형 문제가 더욱 심각하고 고착화되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공간별 삶의 질 만족도는 10점 만점을 기준으로 섬지역 3.8, 어촌지역 4.9, 농촌지역 5.7, 도시지역 6.1로 나타났고, 인구소멸지수는 섬지역 0.234, 어촌지역 0.303, 농촌지역 0.341, 도시지역 1.208로 나타나 섬지역의 지속가능성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섬지역의 인구구조적 현실을 볼 때, 전망을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2020년 12월말 기준, 우리나라에는 465개의 섬에 822,930명의 사람이 살고 있다. 15세 미만 유소년인구는 총 95,350명으로 전체 섬인구의 11.4%를 차지하고, 65세 노년인구는 187,636명으로 전체 섬인구의 22.5%를 차지하여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하였다. 인구구조를 살펴보면, 섬지역의 성비는 106.0으로 전국 100.4에 비해 더 높은 편이며, 섬지역의 총부양비는 52.4로 전국의 38.6에 비해 매우 높다. 또한, 섬지역의 유년부양비는 17.7%로 전국의 16.9와 비슷하고, 노년부양비는 34.8로 전국의 21.7에 대비 매우 높은 편이며, 고령화지수는 196.8로 전국의 129.0과 비교할 때 섬지역이 매우 높다. 이처럼, 섬지역의 인구는 전국에 비해 총부양비가 높게 나타나는데, 이는 노년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령화지수가 매우 높아 섬 지역의 노인인구의 생애주기를 감안할 때 특별한 사회적 변동이 없는 한 섬지역의 인구는 향후 큰 폭의 인구감소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즉, 장밋빛 미래가 연출되기를 기대하기 힘든 곳이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을까? 결국 섬에서의 삶의 여건이 상대적으로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느끼는 섬의 애로사항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섬 지역은 어느 곳보다 교통이 불편하고 기동력이 크게 떨어진다. 즉, 바다로 둘러싸인 공간이다 보니 접근성의 문제가 가장 큰 장벽이 되고 있다. 다리가 연결된 섬을 제외하고는 유일한 교통수단은 연안여객선이다. 연안여객선은 교통수단인 동시에 교통시설의 기능을 가진 핵심 인프라이다. 이러한 중요한 교통시설은 기상특보, 안개 및 파랑 등에 따른 연간 결항률이 20%를 상회하고, 선박의 노후화로 인한 안전사고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으며, 낮은 임금 및 근로 환경의 문제로 우수 선원의 수급이 어려워 선박 운항의 안정성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로 인해 섬주민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적지 않은 피해를 받고 있다.

건강·의료 서비스도 미흡하다. 평생 고된 농어업에 종사해 온 섬주민들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섬주민들의 복지수요 조사를 해 보면, 물리치료와 의료서비스 제공을 바라는 비율이 여타 지역보다 높다. 섬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공공의료서비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민간의료서비스의 경우 공공성보다 영리 추구가 우선이기 때문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도시에 주로 입지하는 경향이 있지만, 섬지역은 적인 인구수로 인해 절대적 의료서비스의 수요가 부족하고, 고립성으로 인해 병원 운영비용이 상대적으로 높고, 의료서비스 인력의 수급의 어려움으로 민간의료시설이 섬지역에 입지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또한, 공공의료서비스가 없는 섬이 무려 전국 243개(전체의 673.3%)나 된다.

영농·영어활동을 위한 일손부족 문제도 심각하다. 섬에서는 상당히 고령인데도 생계를 위해 여전히 농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에게 경제활동의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이 일손 부족이라고 대답한다. 이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영농·영어 규모를 축소하거나 포기하게 된다. 이는 소득문제와 직결된다. 내륙과 가까운 섬은 외국인 노동자의 힘을 빌려 근근이 영농·영어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섬들은 경제활동을 포기하고 점차 섬을 떠나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해결하는 것이 섬복지의 기본이다. 물론 문제해결에 제약요소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실천되어야 할 사항이다. 먼저, 섬지역 교통복지 차원에서 여객선 공영제의 시급한 도입이 필요하다. 연안여객선은 육상의 철도나 도로와는 달리 수송수단으로서의 모드(Mode)와 도로와 같은 링크(Link)를 선박이 겸하고 있기 때문에, 고속도로 건설을 정부가 책임지듯 선박 구입이나 유지 그리고 안전한 바닷길(항로)를 정부가 책임져야만 하는 것이다. 새 정부는 2025년까지 여객선 공영제를 도입한다고 공언하였으므로, 우리 실정에 적합한 제도를 만들고 안전한 바닷길이 조성되기를 바란다.

다음으로 정부는 의료서비스 확충을 위해 시급히 거점 섬의 응급의료센터를 설립하고, 섬 지역의 보건소의 조직과 기능을 확대해야 한다. 의료시설이 없는 섬마을은 순회진료 서비스를 확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일손 부족 문제는 마을 공동영농, 농어업지원조직, 대행 서비스를 통해 어느 정도 접근이 가능하다고 본다. 영농(어)조합법인이 고령자의 농지(양식장)를 위탁 경작하거나 부분작업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할 수 있다.

가장 낙후된 섬 지역의 골든타임이 지나가고 있다. 섬은 국가영토의 초석, 배타적 경제수역의 기점, 해양자원의 이용, 자연과의 공생의 장, 식량의 안정적 공급기지로서의 역할 등으로 그 가치가 높다. 또한 이 같은 가치는 시대적 요청에 따라 점증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그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 박성현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교양학부 교수(지역정책 전공). 현재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추진하는 ‘섬 인문학 연구단’에 참여하고 있다. 연구 과제는 “섬 인문학, 인문지형의 변동과 지속가능성”이다. 정책적 측면에서 변화하는 섬의 인문지형을 섬 사람들이 어떻게 대응하고 정부는 어떻게 무엇을 지원해야 하는가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섬진흥원 청년자문단장과 (사)한국섬재단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주요 연구로는 Changing island society following the opening of the island bridge and Sustainable Development of Island Society of Korea(2022), 섬주민기본소득제 도입을 위한 탐색적 연구(2021), 변화하는 섬 사회의 과제와 정책방향(2021) 등 50여 편의 연구가 있으며, 저서로는 『도시미래와 재생』(2017), 『지역협업의 과학』(2016)이 있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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