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각 최고위원 추천 인원 1명씩 포함…10명 내외 구성
최재형 혁신위원장 "개인의힘에 좌우되지않는 예측가능한 공천할 것"
주요 과제 '공천시스템'…투명화해 예측가능한 시스템 구축

6.1 지방선거에 나선 이준석 대표와 최재형 의원 ( ⓒ연합)
▲ 6.1 지방선거에 나선 이준석 대표와 최재형 의원 ( ⓒ연합)

[폴리뉴스 김상준 기자] 국민의힘이 혁신위원회를 발족하면서 정당개혁 이슈 선점에 나섰다. 6.1 지방선거를 승리했지만 2024년 총선이 2년밖에 안남은 상황에서 총선을 미리 준비해 공천 잡음을 최소화하고 늘어난 당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취지다.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맡은 최재형 의원은 주요 과제 중 하나인 공천시스템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전략공천을 최소화하고 예측가능한 시스템"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특히 현재의 여소야대 지형을 벗어나서 윤석열 정부 5년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팔히 총선에서 승리가 중요하다. 이에 국민의힘은 6.1 지방선거 승리에 자족하지 않고 총선승리를 위한 당 혁신을 일찌감치 부터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높이고 있다. 

이번 혁신위는 각 최고위원이 추천한 인원 1명씩을 포함해 10명 내외로 꾸려진다. 당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혁신 드라이브가 차기 당대표의 공천권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준석 대표는 최재형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한 지 하루 만인 3일 국회에서 최 의원과 만나 혁신위 운영 방향을 논의했다. 

이 대표는 최 의원과 면담한 후 기자들과 만나 "최 의원에게 혁신위라는 게 최대한 자율성을 갖고 운영돼야 신선한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원 구성도 최고위원들이 추천한 사람 외에는 자유롭게 구성하고 규모도 자유롭게 판단하라고 말했다"며 "최 의원이 이를 바탕으로 원로들을 비롯해 다양한 분들을 만나면서 당내 운영을 파악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최 의원도 기자들에게 "혁신위가 다뤄야 할 영역이나 구성의 문제 등을 개략적으로 얘기했다"며 "대선과 지선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상태에서 선제적으로 (당을) 개혁하겠다는 것이어서 당장 어느 부분을 손봐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혁신위가 다루게 될 주요 과제 중 하나는 공천시스템이다. 혁신위는 불분명한 공천 규정을 정비하고 공천 기준을 투명하게 만들어 '예측 가능한' 공천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최 의원은 '혁신위가 원하는 방향이 상향식 공천인가'라는 질문에는 "상향식이라고 말하긴 이르다"면서 "소위 이해할 수 없는 전략공천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도 "새로운 인물이 많이 들어올 수 있고 어떤 개인의 힘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 예측 가능한 공천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이어 "권력을 가진 사람이 공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항상 있다"며 "가능하면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공천) 시스템을 만드는 게 국민의 신뢰를 받고 선거에서 이기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당원 분류 체계도 손본다. 이준석 대표는 혁신위를 통해 '으뜸당원' 개념을 만들 계획이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가칭 으뜸당원 제도는 전당대회나 공직후보자 추천 선거인단에 적용되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지역 당원협의회 구성에 관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PPAT)의 보편화 버전이고 시험으로 능력을 측정하는 게 아닌 당비 납부, 연수참여, 당 행사 참여 등을 계량화하자는 제안"이라며 "혁신위가 구성되면 구체적 제안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의원은 으뜸당원에 대해 "교육·훈련 등을 통해 당의 정체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실히 가진 분들의 의견을 수렴하며 당을 운영해야 하겠다는 정도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혁신위가 활동을 개시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 의원은 "가급적 빨리하면 좋겠지만 충분한 준비 없이 바로 출발하기는 어렵다"며 "언제까지 (혁신위를) 출범시키겠다고 이 자리에서 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금까지 국민께서 차악 내지 차선의 선택을 했다면 이제는 우리가 최선의 선택이 되기 위해 변화해야 할 때다. 여기서 자만하면 국민은 바로 회초리를 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2024년 4월에 치러질 총선의 공천권에 대한 주도권을 가져감으로써 차기 당 지도부 사이에 갈등의 씨앗을 뿌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차기 대표의 권한인 22대 총선 공천권에 현직 대표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며 "혁신위원 면면과 설정된 의제에 따라 (차기 당권을 잡을 가능성이 큰) '윤핵관'과의 갈등이 가시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현 지도부와 혁신위 의제를 조율하는 것도 이 대표에게 남겨진 숙제다. 당 지도부의 한 인사는 통화에서 "선거에서 이겼는데 앞으로도 신뢰를 받으려면 정당 자체를 혁신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이 대표가) 혁신위를 만들자고 했다"며 "이 대표가 (혁신위의) 어젠다를 지금 던질 수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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