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비대위원장과 민주당 선거후보들에게 사과
“시대흐름·국민요구 부응 못하는 586 사퇴·역할 재조정 뜻” 해명
“민주당원 과잉대표하는 팬덤정치 결별해야” 거듭 강경 입장
사과 5시간 뒤 “윤호중에 쇄신안 제안 거부당해…안타깝다”...인천 지원유세 취소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상임선대위원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상임선대위원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지난 24일 당 쇄신을 위한 대국민 기자회견을 연 것에 대해, 27일 당 지도부와 충분히 상의하지 못했다며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과 민주당 지방선거 후보들에게 사과했다.

그러나 사과 후 5시간만에 박 위원장이 이날 저녁 SNS를 통해 자신이 제안한 쇄신안을 윤 위원장이 거부했다고 밝히면서 예정된 인천 지원유세도 취소하는 등 당내 갈등이 재점화되며 민주당이 분열되었다.

앞서 박 위원장은 지난 24일 단독 기자회견에 이어 25일 선대위 회의를 통해서도 "민주당이 정말 잘못했다"고 사과하며 '586 용퇴론' '팬덤정치 청산' '최강욱의원 징계' 등을 '당 쇄신'으로 주장했다. 이에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이 "개인 입장"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후 당 내홍이 불거지면서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비판이 일자 박 위원장은 사흘만에 사과 입장을 내놓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갈등이 재점화되면서 결국 분열되고 말았다. 

박 위원장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의 단독 기자회견에 대해 “당 지도부 모두와 충분히 상의하지 못하고 기자회견을 한 점을 사과드린다”며 “특히 마음 상하셨을 윤호중 위원장께 사과드린다. 일선에서 열심히 뛰고 계시는 민주당 후보들께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덧붙여 “더 넓은 공감대를 이루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585 용퇴’ 발언에 대해 해명했다. 그러나 '586 용퇴 발언 오해다. 586 다 물러가라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586 역할 재조정'을 해야 한다며 사실상 '586 용퇴'의 기존 입장을 그대로 유지했다. 

그는 "제가 말씀드린 586의 '아름다운 퇴장' 발언에도 오해가 있는 것 같다. 다 물러가라는 것도 아니고, 지방선거에 출마한 586 후보들은 사퇴하라는 주장도 아니다"라며 "시대의 흐름과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586은 물러나고, 남아 있는 586도 역할이 달라져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586 운동권 리더십과 국민의힘의 보수 기득권 리더십으론 국민 행복과 청년 일상을 지킬 수 없다”며 “586은 한걸음 물러나 차별과 격차와 불평등에 맞서는 청년 정치를 지원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동안 독립적인 철학이나 가치 없이 선배 정치인을 따르기만 했던 청년들이 새로운 신념과 가치로 무장하고 당을 주도할 수 있도록 청년 정치를 도와달라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박 위원장은 ‘팬덤정치 청산’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앞서 박 위원장은 24일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을 팬덤정당이 아니라 대중정당으로 만들 것”이라먀 ‘개딸(민주당 강성 지지층)’에 정면돌파를 선언한 바 있다.

그는 5대 쇄신안에서 “폭력적 팬덤정치와 결별해야 한다”며 “일부지만 팬덤정치가 우리당원을 과잉 대표하고 있다. 또 이들을 정치적 자양분으로 삼는 일부 사람들 때문에 그 목소리는 더욱 거칠어지고 당의 선택지를 좁게 만들고 있다”고 거듭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은 또다시 5가지 당 쇄신 방안을 내놓았다. △더 젊은 민주당 △더 엄격한 민주당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 △폭력적 팬덤정치와 결별하는 민주당 △미래를 준비하는 민주당 등 사흘 전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내용과 유사한 방안이다. 

또한 최강욱 의원의 성희롱성 발언 징계에 대해서는 “선거 전 처리가 어려워졌다”며 “국민 여러분께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 이어 “선거 전 징계는 힘들어졌지만, 6월 20일 합당한 징계가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반성하지 않는 민주당의 모습에 크게 실망한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지방선거 승리와 민주당의 미래가 있다"며 "반성과 성찰, 쇄신과 혁신을 위해 모든 힘을 모아 달라. 남은 선거 기간, 모든 후보의 당선을 위해 저의 온몸을 바치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박지현 “윤호중에 쇄신안 공동유세문 발표 제안 거부당해...인천 집중유세 취소"

이처럼 박지현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당지도부와 상의없는 '독단적 행동'에는 사과 입장을 밝혔지만, '586 용퇴' '팬덤정치와 결별' '최강욱 징계' 등 기존의 당 쇄신 입장은 변함이 없다. 

이에 박 위원장의 'SNS 사과'에 민주당 내 갈등이 봉합되는 듯했으나, 5시간만에 박 위원장은 자신의 쇄신안이 윤호중 비대위원장에 거부당했다고 밝히면서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호중 위원장과 (쇄신안) 협의를 진행했으나 결과적으로 거부당했다"며 “그래서 불가피하게 인천 집중 유세에 참석하지 못하고 차를 돌렸다”고 인천유세 취소 입장을 밝혔다.

이어 “많이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라면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겉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연출하는 것은 국민 앞에 진실하지 못한 자세라고 생각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위원장은 “저는 국민과 당원의 걱정을 덜어드리고, 선거 승리와 당의 쇄신을 위해 공개적으로 윤호중 위원장님과 당원동지 여러분께 사과드렸다”며 “저는 금일 예정된 인천집중유세에서 윤위원장과 함께 (쇄신안) 공동유세문을 발표하자고 요청드렸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제가 공동유세문에는 '더 젊은 민주당, 더 엄격한 민주당,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 폭력적 팬덤과 결별한 민주당, 미래를 준비하는 민주당 등 5대 쇄신 과제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이 들어있었다"고 밝혔다. 

또 "기성 정치인들이 새 희망을 가꾸려는 청년 정치를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을 철저히 갖추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박 위원장은 “하지만 저는 저의 쇄신 제안을 받을 때까지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와 별도로 저를 필요로 하는 곳에 가서 당의 선거 승리를 위해 지원유세를 계속 이어나가도록 하겠다. 선거 승리와 당의 쇄신을 위해 끝까지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쇄신 의지를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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