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업체 95% 몰락할 것” 발언 이후 1주일 뒤 루나·테라 급락
美 SEC, 테라의 미러프로토콜 플랫폼 수사 착수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최지훈 기자] 국산 가상자산(가상화폐) 루나와 스테이블 코인 테라(UST)가 1주일 동안 99% 폭락하며 피해액만 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16일 가상자산 업계는 루나·테라 폭락으로 인한 국내 피해자 수가 17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러한 가운데 루나·테라를 발행한 권도형 테라폼랩스코리아 대표의 과거 가상자산 관련 발언과 해외 수사당국의 수사 착수, 권 대표의 신변보호 요청 등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의 행적에 업계·투자자 등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원외고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가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그는 대학을 마친 뒤 애플·MS(마이크로소프트)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다 지난 2018년 신현성 티몬 창업자와 테라폼랩스를 설립했다.

이후 테라폼랩스가 발행하는 루나와 테라 코인은 각각 2020년과 지난해 전세계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에 상장했고 지난 3월 한 때 119달러까지 치솟으며 가상자산 시가총액 10위권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루나·테라의 가격은 지난 13일 오후 99.99% 폭락하면서 당시 1달러에도 못미치는 0.00003달러로 집계됐고 현재는 국내외 거래소 대부분에선 루나 등을 상장폐지하는 수순에 돌입했다.

루나·테라의 폭락 사태가 발생하자 권 대표의 발언과 그를 둘러싼 최근 이슈들이 점점 수면 위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앞서 작년 7월 권 대표는 SNS 중 하나인 트위터를 통해 영국 경제학자 프랜시스 코폴라와 설전을 펼쳤다.

당시 코폴라는 테라의 운영 방식에 대해 “금융 인센티브(혜택)에 의존한 자기 조정 체계는 혼란에 빠진 투자자들이 대규모 탈출할 때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권 대표는 “나는 트위터에서 가난한 사람과 토론하지 않는다”며 “미안하지만 그에게 건넬 잔돈이 없다”고 비꼬았다.

이어 권 대표는 지난 5일 체스 관련 인터넷매체 ‘체스 닷컴’과 화상회의 형식의 인터뷰를 통해 “가상화폐 기업이 향후 5년간 얼마나 살아남을 것으로 보느냐”라는 유튜버 알렉산드라 보테즈 질문에 “95%는 몰락할 것이다. 하지만 그걸 지켜보는 일도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루나·테라 폭락 사태 이후 해당 인터뷰 내용이 알려지자 일부 투자자들은 “마치 자신의 파멸을 예고한 듯하다”, “본인이 만든 코인이 저 95% 안에 속할지는 꿈에도 생각 못했을 것”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루나·테라 폭락으로 인해 피해자들이 급증하자 루나에 거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아프리카TV 코인 전문 BJ A씨는 지난 12일 권대표의 집에 찾아가 초인종을 누르고 권 대표 아내 B씨에게 권 대표가 집에 있는지 물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내부 문서가 유출되면서 B씨가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16일 경찰에 자진 출석하면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루나에 20억원 가량 풀매수 했다”며 “권 대표가 투자자에게 공식 석상에서 사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싱가포르 경찰과 미국 SEC(증권거래위원회) 등 해외 수사당국은 권 대표를 상대로 수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미국의 코인 미디어 ‘더 블록’은 11일(현지 시각) 전직 SEC 법률대리인 변호사 필립 무스타키스의 말을 인용해 “SEC가 테라의 미러프로토콜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러프로토콜은 지난 2020년 12월 초 출시한 거래 플랫폼으로 애플이나 테슬라 같은 공개기업의 주가를 따르는 가상자산을 생성하고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보도에 의하면 SEC는 미러 프로토콜이 미국 증시에 상장된 빅테크들의 주가를 추종하기 때문에 증권성이 인정되는데도 SEC에 등록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이어 작년 9월 SEC는 테라폼랩스와 권 대표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고 소환장을 발부했으나 권 대표는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

여기에 14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전문매체 ‘EWN’은 SNS 레딧을 이용 중인 한 사용자가 권 대표를 사기혐의로 싱가포르 경찰에 신고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신고자는 싱가포르 경찰청 문서를 공개하면서 권 대표를 향해 “내가 듣기로 그는 아직도 억만장자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는 루나를 통해 벌어들인 돈을 모두 투자자들에게 환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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