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부동산 대책엔 “세제 유연성 아쉽지만 오름세 확실히 꺾었다”
이재용, 이명박 등 사면 건의했지만 “文, ‘바둑돌 잘못 두는 것 될까’ 신중”
한덕수 논란엔 “당시 기준 부끄럽다”…“다음 정부 출범에 차질 없게 해달라”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3일 세종공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3일 세종공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폴리뉴스 한지희 기자]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3일 마지막으로 주재한 기자 간담회에서 본인의 총리를 역임했던 1년 정도의 기간을 회고했다. 부동산, 전 대통령 사면, ‘검수완박’ 등 주요 이슈에 대한 질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때 檢 세졌다”라지만 “견제 받지 않는 권력은 그냥 두면 안 돼”

그는 ‘검수완박’ 법안과 관련해 “무소불위의 권력은 견제 받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3일 세종시에 있는 국무총리 공관에서 진행한 출입기자단 만찬 간담회에서 기자와의 질의에 “검찰 개혁안 때문에 마치 무슨 공동체 전체가 부서질 것처럼 하는데 저는 워낙 젊을 때부터 검찰에 가서 많이 수사 받아보고 얻어 맞아봤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믿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은 마지막 주재 국무회의에서 ‘검수완박’ 법안 두 건을 의결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언제부터 저렇게 세졌냐. 문재인 정부 들어오고 부터”라면서 “문재인 정부 전에는 검찰을 국정원이 견제했고, IO(국내정보 담당관)에 의해 컨트롤됐지만 우린 그걸 안 한다”고 했다.

이어 2020년 라임사태때 행태를 지적하며 “기소독점주의로 이렇게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 된 것”이라고 검찰의 ‘제식구 감싸기’를 꼬집었다.

이어 “전체적으로 보면 부족한건 채워나가야 겠고 범죄자에게 유리하고 국민에 불리하면 또 고쳐야 한다”면서 “적어도 첫단계 검찰이 누려왔던 무소불위 권력 견제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자 현재 정부 국무총리를 역임 중인 그는 당내 온건파로 알려져 있다. 최근 EBS 초대석에 출연해 “선거에서 진 쪽이 ‘무조건 안 된다’, ‘우리(민주당)가 있는 동안은 안 된다’며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고 민주당에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날(3일) 출입기자단 만찬 간담회에서의 그의 발언은 ‘검수완박’ 법안의 타당성을 견지하며 현재 문 대통령이 해당 법안들에 ‘거부권 행사’를 하지 않은 것과 관련한 여론의 반발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한 것이다.

김 총리는 "제가 경찰을 다루는 장관(행정안전부 장관)을 해보지 않았는가"라면서 "그런 일(경찰의 수사권 독점)은 일어나지 않는다. 경찰 안에서도 '체크 앤 밸런스'(견제와 균형)이 이뤄지고, 검찰이 가진 보완 수사권도 막강하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경찰과 검찰의 중간에 있는 한국형 FBI, 지금은 경찰에 소속된 국가수사본부라는 어중간한 조직이지만 앞으로 검찰과 경찰에 있는 수사 인력이 더해져 (나아진) 국수본이 될 것”이라며 “미국도 보면 1차 수사는 시카고경찰(CPD), 뉴욕경찰(NYPD) 등이 하지 않나. 결국 이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 정부 출범 전에 (검수완박 문제로 여야 갈등이) 격화돼서 그런 것 같은데 너무 우려 안 해도 부족한 부분은 메꿔갈 것”이라며 “사회적 승인을 얻어가는 과정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文, 사면 놓고 ‘바둑돌 잘못 놓는 거 아니냐’고 신중”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3일 세종공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3일 세종공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김 총리는 퇴임 전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인 부분은 (사면에 대해) 따로 볼 여지가 없으시겠나’라고 건의했다”면서 이에 “대통령께서는 ‘(차기 정부에서) 잘 해결될 수 있는데 오히려 우리가 바둑돌을 잘못 놓은 것이 될 수도 있다’며 조심스러워 하셨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2일 김 총리와 문 대통령와의 마지막 주례회동 자리에서 이뤄진 대화에서다.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과 함께 이명박 전 대통령, 김경수 전 경남지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사면을 두고 고심을 했지만, 실제로 이뤄지진 않았다. 최근까지도, 불교계에서 오는 8일 부처님오신날을 계기로 ‘국민통합’을 명분 삼아 사면을 요청했지만 무산된 것이다.

김 총리는 “(문 대통령은) 본인이 임기 말 사면권을 남용하는 모습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거절 의사를 표했다고 전했다. 결국 사면은 않기로 결론 지었다.

“집값 완전히 잡았다고 못하지만 오름세 확실히 꺾어 놨다”

김 총리는 문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 “공급확대와 실소유자 지원이라는 방향은 맞는 방향이었다"라지만 "(집값을) 완전히 잡았다고는 못하지만 끊임없이 오르는 건 확실히 꺾어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거래세 인하 외에 새 정부의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새 정부는 그걸(거래세, 세제 인하 및 유연화) 하겠다고 하니까 확실히 시장에 주는 시그널은 긍정적"이라며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9월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 질의 시간에서 ‘부동산 가격 급등’과 관련한 질문에 “시중 과잉 유동성이 부동산 (가격 상승의) 큰 원인이 됐다"며 "지난 정권들에서 공급에 대한 중기 개입이 부족했던 점도 있고 공급 문제에 빨리 대처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고 지난 정권과 시중 유동성으로 책임을 돌린 바 있다.

한덕수 논란에 “부끄럽지만, 우리 세대 기준”…”다음 정부 출범 도와주는 역할은 할 것”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3일 세종공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3일 세종공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김 총리는 연일 청문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한덕수 총리 후보자의 이해충돌되는 ‘아빠·남편 찬스’ 이력을 두고 “저희 때만 해도 여러 가지 결핍의 시대였고 부족한 가운데서 그나마 운이 좋은 사람이 먼저 기회를 잡는 부분이 큰 흠결이 아니었다"며 "부끄럽지만, 우리 세대의 기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50대 중반 이상의 세대가 가졌던 기준보다는 여러분이 기대하는 기준이 조금 더 높다"며 "부족한 게 있다면 앞으로도 계속 강화(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총리는 윤석열 새 정부가 출범 이후에도 총리직 국회 인준이 늦어질 것이 예상되는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가능하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국회 임명 동의를 받았으면 좋겠다"지만 "후임자가 오실 때까지 잘 연결 역할을 하겠다. 우리 정부가 다음 정부의 출범을 도와주는 역할은 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당선인이 주재하는 첫 국무회의에 김 총리가 참석하는 것은 여러모로 적절하지 않다는 게 현재의 기류"라며 왠만하면 17일 새 정부의 첫 국무회의 전까지 거취를 정리할 것을 밝혔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 출범 때에도 (박 전 대통령 탄핵 시국 당시 권한대행 이었던) 황교안 국무총리는 사표를 내고 유일호 당시 경제부총리가 국무총리 대행을 했다"며 "눈치 없이 새 정부에 '봉급 더 주세요'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청문회 제도가 본격화했을 때 '당분간은 불편하겠지만 한 20년만 되면 정말 국민들이 믿음직하고 존경할 만한 공직 후보자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며 민주당에 "문제점은 지적하더라도 다음 정부 출범에 지장이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가장 안 좋은 기억’으론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완화했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다시 조여야 했던 때를 지목하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거의 절규하듯 '우리는 코로나로 죽는 게 아니라 굶어 죽습니다' 하고 왔었다. 그때가 저로서도 제일 힘든 결정이었다”고 하소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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