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법안 ’날치기’ 통과 현실로
민형배 꼼수탈당으로 안건조정위 통과
막무가내로 몰아치는 민주당에 국민의힘 ‘절대반대’ 피켓 시위
양당 서로 네 탓하며 “합의 어려워”
오늘 오후 2시 3번째 박병석 주재 원내 지도부 회동
[폴리뉴스 한지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결국 ‘검수완박’ 날치기 통과시켰다. 모두가 잠든 시간 0시 11분께 의결이 성사되었다. 27일을 넘기자 마자다. 이 과정에서 법사위 회의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점거하는 등 격한 몸싸움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앞서 국민의힘이 ‘박병석 중재안’을 번복 파기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법안 단독 처리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로 강행했다. 이런 상황에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검수완박’ 법안을 심의하기 위해 늦은 저녁인 오후 9시에 법사위 법안심사소위 개회로 시작됐다.
몸싸움에 고성까지 난장판된 법사위…양당 감정 격화
이번 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서민과 약자 울리는 검수완박 반대’ ‘원천무효’ ‘이재명 방탄법, 검수완박 절대반대’ ‘권력비리 은폐시도, 검수완박 반대한다’ ‘국민독박 죄인대박’ 등등의 피켓을 들고 회의실을 장악했다. 일부 몸싸움이 벌어지고 고성이 오가는 등 양당의 감정은 격앙됐다.
이런 거센 반대에 이어 국민의힘은 ‘검수완박’ 통과 저지를 위해 안건조정위원회 회부를 신청했고, 이 마저도 민주당이 꼼수, 편법 등의 힐난에도 ‘위장탈당’을 시도해 안건조정위에 같은 당 출신 민형배 무소속 의원을 재석시키면서 재적 위원 3분의 2 이상, 4명 찬성으로 17분 만에 산회됐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카메라는 나가라”는 발언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무엇이 무서워 언론의 취재를 막느냐”며 맞서기도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7일 법사위원회 전체회의가 끝난 뒤 안건조정위와 관련하여 “민주당이 안건조정위원회부터 무력화를 시도했다”며 “의원들은 안건을 모르는 상태에서 김진표 안건조정위원장의 일방적 사회로 날치기 통과됐다”고 성토했다.
이어 “절차적 하자가 있는 안건조정위마저 제대로 개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날치기 통과시켰다”며 “안건이 뭔지 (법사위원들) 책상 위에 놓여있지도 않았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17분 안건조정위-6분 전체회의…민주, ’180석 근육’으로 ‘검수완박’ 법안 통과 강행
안건조정위가 17분 만에 산회되고 전체회의로 돌린지 6분 만에 민주당은 ‘검수완박’ 관련 법안 2건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27일 자정을 넘기자마자 12분께 일어난 일이다.
법사위원장인 박광온 민주당 의원은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2건을 상정했다”라며 “표결해 찬성하는 의원님들은 일어나달라” 했다고 설명했다. 전체회의 의결에서 11명이 기립해 2건 모두 통과된 것이다.
국민의힘의 갖은 노력에도 ‘검수완박’ 법안은 저지할 수 없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법사위 회의실 앞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의 ‘180석 근육’ 자랑”이라며 “가장 위험하고 국민이 바라지 않는 형태의 정치”라고 힐난한 바 있다.
권 원내대표는 전체회의가 끝나고 취재진들에게 “(박광온) 법사위원장 또한 국회법이 정한 절차 전혀 지키지 않고, 자기 멋대로 의원들에게 대체토론과 의사진행발언 기회를 주지 않은 채 법사위 통과를 또 강행처리했다”며 “민주당의 행태가 한두 번이 아니다. 민주당의 입법독재에 대해 지난 대선에서 심판 받았음에도 변한 게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독재스러움을 (이번 법사위에서도) 생생하게 목격했으리라 생각한다”며 “국민의힘은 국민 뜻만 따라서 겸손하게 국민 뜻을 잘 받들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검수완박’ 법안이 민주당 강행으로 결국 단독 통과되고, 법사위 전체회의 산회 후 “민주당은 이재명 방탄법을 중단하라”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국민을 위한 법 ‘검수완박’…법률안, 여전히 여야 합의 안돼
법사위 소속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전체회의 후 취재진들과의 만남에서 “오늘(27일) 이뤄진 법사위 안건조정회와 전체회의는 무효라는 말씀을 드린다”며 “오늘 안건조정위와 전체회의는 어떤 법률안이 특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졌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안전조정위 전에 소소위 비슷한 것을 열어서 의장 중재안에 따라 고친 내용이 있다”며 “그런데도 새 합의안을 반영하지 않고 법 통과가 됐다”고 이번 의결이 무효임을 강력히 주장했다.
이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여야가 다시 문안을 다 조율해 정리했고 이를 안건조정위에 올리려 했으나 도저히 회의가 진행될 수 없는 상황이라 민주당안으로 처리했다”며 “최종적으로 여야가 조율한 안으로 수정해서 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정의당 측 제안을 반영한 중재안을 의결했다. 이전 ‘박병석 중재안’과 비슷한 맥락을 갖되 올해 12월 말까지 선거범죄에 대해서는 수사권을 유예하는 부칙을 담았다. 6.1 지방선거를 고려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국민의힘은 의결된 법안에 대해 불만과 비판을 늘어놨다.
법사위 국민의힘 간사 유상범 의원은 소위 의결 뒤 취재진들에게 “검사의 직접 수사권은 줄이되 보완 수사권은 완전히 박탈했다”며 “국민이 검수완박에 대해 수많은 비난을 하니 이렇게 우회를 통해 비열한 방법으로 검사들의 보완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했다. 완벽하게 검수완박을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n번방 사건’ 검사가 여죄 수사 못 하고, 진범과 공범을 찾지 못하고, 위증과 무고를 인지 못한다”고 ‘검수완박’ 법안의 부실함을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최소한 의장 중재안대로 만들 책임이 있는데 과도하게 민주당에 유리한 법안을 만들었다”며 ‘범죄의 단일성과 동일성을 벗어나는 검찰 수사를 금지한다’라는 내용에 ‘동일한 범죄사실의 범위 내에 한한다’는 문구가 신설됐음을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은 2년 뒤 경수완박을 외칠 것”이라며 “2년 반 전에 그들이 공수처를 외친 것처럼”이라는 짧은 글로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검수완박’ 통과 여부에 여야는 ‘국민을 위한’다면서 6.1 지방선거도 제쳐 두고 서로 상대 탓만 하면서 대치하고 있다.
민주당은 빠르면 이날, 이번주 안으로 본회의 상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박병석 국회의장의 의사봉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박 의장은 여야 원대대표들을 다시 모았다. 의장을 주재로 한 3번째 회동이다. 이번 만남에서 신중하지 않으면 본회의장 여야 격돌은 예정돼 있다.
국민들은 ‘국회의 시간’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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