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핵보유 주장에 대해선 정말로 나무라야, 어처구니없고 기본이 안 된 주장”
“미국편이냐-중국편이냐 양자택일 요구받아서는 안돼, 가운데 낀 존재 꼭 나쁘지는 않다”

[출처=JTBC]
▲ [출처=JTBC]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지금 평가는 적절치 않다”며 유보했고 보수진영 일각에서의 핵보유 주장에 대해선 “어처구니없는 주장, 기본이 안 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JTBC에서 방영된 손석희 전 앵커와의 특별대담(대담 문재인의 5년)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평가가 지금도 긍정적이냐는 질문에 “평가를 안 하겠다. 지금은 평가하기에 적절한 국면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 긍정적으로 평가한 부분에 대해선 “그때는 좋은 대화 파트너일 때”라고 얘기했다.

평가를 유보한 이유에 대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발사됐다. 이것은 분명히 레드라인을 넘는 것이고 대화를 접겠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며 “새 정부가 당연히 대화를 복원하기 위한 노력을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 속에서 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북한도 빨리 대화의 장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문 대통령이 북한에 강경한 태도를 취하지 않은 것을 두고 답답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는 지적에 “정말 답답하다”며 “북한에 우리가 군사적인 충돌 없이 응징하거나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그저 그냥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다는 것이 현명한 길이겠나? 그렇게 주장한다면 그건 그야말로 답답한 이야기”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과거 금강산이나 개성공단 중단이 그만큼 아쉬운 것이다. 남북 간 많은 협력사업들이 전개됐다면 그 하나하나가 북한에 대한 압박 수단, 제재의 방법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우리가 독자적으로 가지고 있는 그런 수단은 전혀 없는 상태”라며 “만약 대통령의 아주 거친 말, 표현. 그게 유일한 길이라면 그야말로 딱한 처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북핵 위기에 맞서 보수진영에서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데 대해 “충분한 기술을 가지고 있으니까 물리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며 “핵 비확산금지조약에서 탈퇴하면 국제제재를 받고 한미동맹도 위태로워진다. 다 감수하더라도 남북이 핵 경쟁을 하면 일본과 대만까지 동북아 지역 도미노 핵 확산 현상이 벌어지게 될 것”으로 바라봤다.

이어 “그냥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을 넘어서서 조금 정치인들이 삼가야 할 주장이다. 어처구니없는 주장, 기본이 안 된 주장”이라며 “그 주장에 대해서는 정말로 나무랄 필요가 있다. 언론이 나무라줘야 되는데 언론이 별로 그냥 막 단순 전달만 한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한중관계 질문에 “미국은 너무 중요하고 유일한 동맹이고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의 근간이다. 그러나 또 중국은 국경도 이웃하고 있고 우리 최대 교역국이다. 중국하고도 조화롭게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된다. 그 이상의 다른 답이 없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미국편이냐, 중국편이냐. 이런 양자택일을 요구받아서는 안 된다. 그런 것을 딜레마로만 생각할 필요도 없다. 딜레마라고 생각하는 것은 피해의식 같은 것인데 우리가 가운데 낀 존재라는 것”이라며 “그것이 꼭 나쁘게만 작용하는 것이냐. 꼭 그렇지 않다. 강대국 사이에 낀 새우 같은 존재로 생각하지 말고 한국이 돌고래 정도는 된다”고 했다.

과거 사드배치로 한중관계가 악화됐던 경험에 대해 “사드 문제처럼 때때로 곤란한 문제에 부딪히기도 했는데 그때 사드 배치 자체뿐 아니라 사드를 배치하는 과정, 이런 부분들이 과연 현명했냐라는 문제는 분명히 있다”고 짚었다.

이어 “설령 필요해서 우리가 방어용으로 사드를 배치한다 하더라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또 중국에 대해서 불가피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그랬으면 중국도 양해까지는 몰라도 그렇게 무슨 강하게 반발하지 않았을 수 있었다”며 “엊그제까지 그런 것이 없다고 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사드 배치를 발표했다. 그런 과정 같은 것들이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당선인이 사드 추가 배치를 공약한 것에 대해선 “저는 그것도 오로지 선거용 발언이지 대통령 모드로서는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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