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윤리적 측면에서나 정책적인 측면에서 결코 찬성하기 어렵다"
“민주당, 검찰개혁 방향성 잘못된 것 아직도 몰라”
“조국 사태 이후 응징적 차원으로 수사권 박탈... 내로남불 소리 듣는 것"
"정치적인 목적으로 국가의 중요한 제도 망가뜨리지 말기” 호소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지난해 1월 31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한 공연장에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당시 선언하고 있다. (사진/ 금태섭 전 의원 페이스북)
▲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지난해 1월 31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한 공연장에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당시 선언하고 있다. (사진/ 금태섭 전 의원 페이스북)

[폴리뉴스 한지희 기자] 검사 출신인 금태섭 전 의원이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소위 ‘검수완박’에 대하여> 라는 제목으로 민주당을 향한 비판을 쏟아내어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오후에 있을 민주당 의총에서 ‘검수완박’ 관련 법안이 당론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나온 발언이라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금태섭 전 의원은 '검수완박'을 강행하려는 민주당을 겨냥 “앞뒤가 안 맞는 전후모순일뿐 아니라 염치 없는 짓”이라며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검수완박’과 관련해 공개적인 힐난을 가했다.

금 전 의원은 “정권 초기 권력기관의 속성에 대해 이해가 거의 없는 분들이 민정수석과 법무부장관을 맡아서 입으로는 검찰개혁을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검찰 특수부를 역사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키웠다. 특수부의 규모와 조직도 비대해졌을 뿐더러 원래 소위 기획통, 공안통이 가는 자리까지 특수부 출신 검사들을 전진배치해서 검찰 내부적인 견제마저 소멸시켜 버렸다”며 “문재인 정부 때 검찰 특수부가 사상 최대로 커졌다는 점에 대해서는 당시 청와대나 민주당 내부에서도 아무도 반박을 못했던 팩트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원 시절 이렇게 하면 반드시 부작용이 생긴다고 공개적, 비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지적을 했는데, 그때 돌아온 공식적인 대답은, ‘특수수사는 이미 잘 하고 있는 검찰에 맡긴다’였고(권력기관 개편 발표 때 민정수석비서관의 발언), 비공식적 대답은 ’대학 시절부터 잘 아는 특수부 검사들한테 나중에 수사를 그만하라고 하면 그만할 것이다’라는 황당한 내용”이라고 민주당의 검찰개혁 이중성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어 “그러다가 조국 사태 이후 검찰이 말을 듣지 않으니까 응징적 차원에서 수사권을 박탈하겠다고 하니 내로남불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민주당과 文정부를 싸잡아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민주당 의원들이 주장하는 소위 '검수완박'은 윤리적 측면에서나 정책적인 측면에서 결코 찬성하기 어렵다"며 "민주당 정부는 자신들이 집권해서 검찰을 활용할 수 있었을 때는 최대한 이용하다가, 검찰이 말을 잘 듣지 않고 이제 정권도 내주게 되자 검찰의 수사권을 박탈하겠다고 하는데 이건 앞뒤가 안 맞는 전후모순일 뿐만 아니라 염치없는 짓"이라고 꼬집었다.

금 전 의원은 문 정부의 검찰개혁을 윤리적으로 부정적인 평가 했는데 2가지다.

“첫째 이런 식으로 응징적 차원에서 검찰 제도를 바꾸면 그 자체로 권력기관의 중립성을 해치는 극히 나쁜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며 역설적으로 ‘수사에 대한 정치적 압력’을 우려했고, “둘째로는 아래에서 보듯이 정교해야 하는 검-경 수사권 분배가 다른 목적(검찰에 대한 응징)으로 이루어지면서 망가졌다는 점”이라며 ‘검수완박’ 추진 의도를 불신했다.

정책적인 문제로는 “문재인 정부는 말로는 검-경 수사권 조정이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과거 논의되었던 '경찰 수사권 독립'을 변형시켜서 도입해서, 실제로는 경찰로 하여금 지금까지 검찰처럼 마음대로 권한을 남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며 “경찰에 수사권을 전담하게 하려면 비대해지는 경찰의 권한을 견제하기 위하여 검찰에게 통제권을 주어야 한다”고 첨언했다.

그러면서 “검찰 조직은 1만 명, 경찰 조직은 15만 명이라고 한다. 권한남용이 일어난다면 어느 쪽이 더 큰 피해를 불러오겠나. 정말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더해 “형사 실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엉뚱한 방향으로 제도를 고쳐서 지금 현장에서는 시민들만 고통을 받게 만들었다. 아직까지는 수사가 너무 늦어진다는 불만이 주를 이루지만, 점차 경찰의 자의적인 수사가 심해지게 되면(통제가 되지 않으니) 그 부작용은 훨씬 더 심각해질 것이다”라고 했다.

금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대선 패배 이후에 민주당의 국민들로부터 솔직히 지탄을 받았던 의원들이 일제히 올린 글이 뭐냐 하면 '앞으로 더 개혁하겠습니다'였거든요. 그 개혁의 방향이 틀렸다는 생각 자체를 안 하고 있는 겁니다”라며 민주당의 개혁 방향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금 전 의원은 “선진국 검찰은 수사를 거의 하지 않지만 법적으로는 수사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경찰에 대한 통제수단이기 때문이다”며 현재 민주당이 말하는 검-경 수사권 분배와의 차이점을 부각시켰다.

이어 “오늘 오후에 민주당 정책의총이 열린다고 한다. 국가 사법절차는 시민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제도를 변경하려면 신중해야 하고 실제로 변경된 제도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상과 시뮬레이션을 여러 차례 해보고 개정에 나서야 한다. 더 이상 정치적인 목적으로 국가의 중요한 제도를 망가뜨리지 말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검사 출신으로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자 전 안철수 진심캠프 상황실장, 최근 윤석열 선대위 전략기획실장까지 역임한 금태섭 전 의원은 20년 10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에 기권표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당의 징계 처분을 받고 민주당을 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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