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이 상임고문, 지선 지원유세 할 것 같아"
"이 상임고문 지선 출마론, 이재명 두 번 죽이는 것"
송영길 "개인의 문제 아냐...당이 성실히 응답해야"
최재성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아"
박용진 "차출 기다리지 말고 본인이 직접 나서라"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한 이재명 상임고문과 송영길 전 당대표.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한 이재명 상임고문과 송영길 전 당대표. <사진=국회사진기자단>

 

[폴리뉴스 박정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이재명 상임고문과 송영길 전 대표를 찾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방선거 인물난 속에서 두 사람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 이유다. 특히 두 사람이 교감을 나누는 듯한 모습도 괸측돼 주목을 받고 있다.

이재명 상임고문의 등판론은 일찌감치 제기됐다. 대선에서 정권교체론을 뚫고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친 이 상임고문이 지원에 나서지 않으면 지방선거 완패를 막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배경이다.

특히 지방선거의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열세가 예상된다는 것이 이 상임고문의 조기 복귀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키웠다.

이 상임고문 측은 여전히 향후 공개 행보에 조심스러워하고 있지만, 주변에서 수도권 출마자들을 위한 지원 활동은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보는 분위기를 보인다.

다만 지방선거에 직접 출마할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이 상임고문 역할론에 대해 "지원유세는 당연히 하실 것이라 생각하고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일각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후보로서 출마하는 문제를 거론하기에 시기상 이르다"고 말했다.

이 상임고문 측 관계자도 "이 상임고문의 지방선거 출마론은 대선 후보 측면에서 보면 사실상 이재명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송 전 대표 차출론 역시 수도권 열세 타개책의 하나로 등장했다. 그나마 이 상임고문의 후광에 기댈 수 있는 경기도보다 상황이 불리한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만한 인물이 없어 송 전 대표에게 시선이 쏠리는 것이다.

이 가운데 양측이 교감을 나누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는 장면도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의 열린캠프'에서 총괄특보단장을 역임한 정성호 의원과 수행실장을 역임한 김남국 의원이 지난 29일 경북 영천시의 사찰을 찾아 송 전 대표와 면담했다.

법률특보단장 이수진(서울 동작을) 의원이 지난 25일 공개적으로 송 전 대표의 출마를 요구한 이후 이 상임고문과 송 전 대표간 통화도 이뤄졌다.

송 전 대표는 지난해 경선 과정에서도 이 상임고문을 밀어주는 것 아니냐는 '이심송심(李心宋心)'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내에서도 송영길 차출론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적지 않다.

최종윤(초선, 경기 하남을) 의원은 30일 SNS를 통해 "송영길 전 대표는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당을 대표해 책임지고 물러난 사람"이라며 "한 달 만에 다시 불러내 후보로 내놓자고 하는 것은 국민 눈높이에서 합당한 선택인지 냉정히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전 대표는 3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조계종 중봉 성파 대종사 추대법회에 참석했다. 지난 10일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 후 20일 만 첫 공개 일정이다.

그는 법회 후 기자들과 만나 지방선거에서 어떤 역할을 할 의사가 있는지 물었으나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TV도 보지 않고 마음을 아파하는 국민들, 지지자와 당원에 대해 개인이 아니라 우리 당이 성실히 응답해야 한다는 생각한다. 더 고민을 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청와대 최재성 전 정무수석은 30일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차출론에 대해 "차출이 아닌 사실상 자출(스스로 출마)"라고 비판했다.

최 전 수석은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서울시장 선거에 송 전 대표가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에 어떤 입장이냐는 질문에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며 "대선 패배로 지도부가 사퇴한 것이다. 그런데 바로 출마한다는 것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송 전 대표가 대선에서 다음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 선출직을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이 되지만, 총선만 불출마 하겠다는 걸로 받아들이지는 않지 않나"고 지적하면서 "일부에서 그렇게 '차출'을 '차출'로 그려가는 모습은 서울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박주민 의원을 폄훼하는 것이다. 실재하지도 않는 차출론을 만들어내는 행태는 더욱 곤란하다"고 꼬집었다.

박용진 의원은 31일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차출론과 관련해 "차출이라고 하는 형식으로 다시 복귀하는 방식은 책임있는 모습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송 전 대표가 져야 할 대선 패배의 책임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쉽게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본인이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지만 서울시장 선거를 통해 대선 패배에 대한 빚을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이 있으면 차출되길 기다리지 말고 본인이 이야기를 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선 패배후 민주당의 혁신과 노력과 관련해 "민주당이 제대로 반성하고 혁신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5년 만에 정권을 다시 빼앗겨 엄청난 실패와 중상을 입었다. 그만큼 아파하고 있지는 않다"며 일갈했다.

박 의원은 "반성할 시점에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스스로 격려하고, 혁신해야 할 시점에 상대 당과 차기 정부 준비 세력들을 비판하고 공격하는 것에 아까운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며 "'내로남불'이라고 하는 비판이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닌 점은 우리가 깊이 반성할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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