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당선인-민주, '소상공인 코로나 피해보상지원금 50조 2차 추경' 추진에 한 목소리
"실행은 새 정부 시작일인 5월 10일 이후될 것"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상준 기자] 문재인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추진하는 50조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불가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번 2차 추경을 둘러싼 갈등이 앞서 인사 갈등, 법무부 업무보고 파행에 이은 신구 권력이 충돌하는 또 다른 발화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현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에는 2차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현 정부 임기 내에는 2차 추경을 제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의사를 여러 차례 표명했다"면서 "이는 문 대통령의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윤 당선인과 인수위의 의지가 강한 만큼 기재부가 윤 당선인이 천명한 2차 추경 실행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하겠지만 실행 단추는 새 정부가 시작되는 5월 10일 이후에야 눌러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앞서 지난 22일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코로나19 피해 보상을 지원하기 위한 50조원 규모 2차 추경 편성 방침을 공식화했고, 인수위는 이달 24일 열린 기획재정부(기재부) 업무보고에서 소상공인에 정당하고 온전한 손실보상이 이뤄지도록 추경안을 조속히 국회에 제출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역시 4월 추경을 실현할 의지가 있다면 재원 마련과 추경 규모 등을 신속히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다만, 추경 편성·제출은 현 정부의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헌법은 추경 편성의 주체로 정부를 명시하고 있다.

국회는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을 심의·의결하는 기관이다. 즉 정부가 추경안을 제출하지 않으면 국회가 심의·의결할 안건이 없는 셈이다.

코로나19 사태 2년 동안 누적된 재정적자(관리재정수지)가 200조원에 육박하는 데다 국가채무도 250조원 안팎 늘어나면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재정 정상화 의지를 보이지 않을 경우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다시 한번 재정을 풀 경우 물가 부담이 더욱 커지고, 현실적으로 대량의 국채 발행이 어려운 시장 여건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새 정부가 국채발행보다 지출 구조조정을 우선하고 있다는 점은 바람직하지만, 지출 구조조정만으로는 재원 50조원을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하다는 점도 재정당국이 곤혹스러워하는 부분이다.

지출 구조조정은 통상 확정된 예산 중 그해 실제 집행이 어려워진 예산을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이제 1분기가 마무리된 시점에선 이런 예산의 규모가 크지 않다. 결국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홍 부총리 등 문재인 정부의 의지까지 고려하면 결국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야 추경 제출이 가능하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한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국채발행을 늘리려 하면 가뜩이나 오른 물가가 더 오르는 등 부작용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국채 발행이 제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도 상당하다"면서 "지출 구조조정으로 마련할 수 있는 재원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 추경 규모를 현실적으로 줄이지 않으면 마땅한 답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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