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청와대 반대 예상 못해…갈등 국면 우려스럽다”
금태섭 “文, 尹 체면 살려주고 새 정부 위해 양보해주길”
권성동 “새정부 일에 딴지” 김용현 “역겹다, 靑이 발목 잡아”
진중권 “靑이전 원칙적 찬성, 민주당 협조해야…尹, 시비 말고 文 예우해야”

23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차량 행렬이 경찰 교통 통제 아래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를 지나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23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차량 행렬이 경찰 교통 통제 아래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를 지나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집무실 용산 이전’을 두고 윤석열 당선인의 졸속,불통 추진에 대한 비판 속에 청와대와 민주당이 안보공백 이유를 들어 강하게 제동을 걸면서 신구권력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신구권력 갈등에 우려를 표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새 정부에 협조해 갈등을 풀어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신구권력 갈등으로 치닫는 양측은 초강경 목소리만 쏟아내고 있어 자칫 나라가 두 동강이 날 판이다. 23일로 당선 13일이 되는 현재까지도 현 대통령과 차기 대통령 당선인은 만날 날을 기약하지 못하고 있다.

박용진 “청와대 반대 예상 못했다…새 갈등 국면 조장”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예상치 못한 청와대 반대로 갈등 국면이 만들어진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박 의원은 21일 밤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청와대 반대를 전혀 예상 못 했다"며 "너무 무겁게 이견이 나와서 새로운 갈등 국면이 조정되는 게 아닐까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 회동에 대해 "갈등 국면들이 만들어졌는데 만나서 사진만 찍는 모습을 연출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며 "그래서 이 상황을 좀 우려스럽게 봐야 할 거는 같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민주당의 대해서도 "비판 각도도 좀 아쉬운 점이 있다"며 "앞으로 2년 동안 국회에서 입법권을 쥔 수권여당으로 유가 대책, 물가 대책, 금리 인상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윤 당선인에 대해서도 "뜬금없는 어퍼컷 세 방을 날렸다"며 "MB 사면, 여가부 폐지, 용산 이사, 이 세 가지에 왜 대통령 당선자가 집중하나"고 비판했다.

금태섭 “文, 대승적으로 양보해주길” “尹, 첫 번째로 추진할 과제인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문재인 정부에서 브레이크를 걸면 갈등이 커진다며 ‘대승적 양보’를 당부했다.

23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승적으로 가야 한다. 양보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임기 말에 새로 들어오는 정부를 위해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며 “예산 문제도 기존의 정부로부터 들은 자료로 만들었기 때문에 (당선인이) 첫 번째로 추진하는 일에 대해서는 기존 정부가 협조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이어 “지금 문재인 정부에서 브레이크를 걸어서 못하게 하면 국민들 보기에 갈등만 커진다”며 “가뜩이나 얼마 전에 회동도 깨지지 않았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넓은 마음으로 새로운 정부를 위해 많이 양보해 주셨으면 좋겠다. 문재인정부가 무슨 잘못이 있다는 게 아니라 어쨌든 미래를 보고 대승적으로 가야 된다”며 “당선인이 하고 싶은 걸 얘기하고 안 되는 건 (당선인의) 체면은 살려주고 열어주는 쪽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금 전 의원은 윤 당선인의 추진 속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비판적으로 보자면 양쪽 다 비판할 수 있다”며 “새 정부가 이것(집무실 용산 이전)을 시급하게 첫 번째로 추진해야 할 과제냐고 묻는다면 그 점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본다”고 했다.

다만 “(문재인 정부는) 걱정이나 비판할 지점이 있더라도 최소한 말은 안 해야 된다”며 “만약 어떤 걱정이 있다면 그건 비공개로 해서 새로운 정부, 윤 당선인 쪽에서 ‘우리가 생각해 보니까 조금 더 있다가 하는 게 낫겠다’ 이런 모습을 취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성동 “역사상 물러나는 정부 딴지 건 적 없어” - “용산 이전, 경향 칼럼 참고”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문 대통령을 향해 집무실 문제 합의가 안 되면 만날 이유가 없다며 입장을 밝혔다.

권 의원은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5월9일까지 대통령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자기 마음대로 하겠다고 하면 굳이 우리도 만날 이유가 없다”며 “중요 부분에 대해 합의가 안 된다면 굳이 만날 이유도 없고 필요도 없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는 “역사상 모든 물러나는 정부가 새로 출범하는 정부의 첫 번째 일에 이렇게 딴지를 건 적이 없다”며 “문 대통령 측에서 원인 제공을 했기 때문에 못 만나는 것”이라며 “우리는 만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의 ‘안보 공백’ 우려에 대해 "국방부 이전이 무슨 안보 공백이냐는 청와대의 주장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납득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이전 공약은 문재인 대통령이 두 번이나 공약했던 사항인데 실천을 못했다. 왜 그렇겠냐. 청와대 들어가보니까 너무 좋은 거다. 권력의 달콤함에 포기했었던 것"이라고 했다.

권 의원은 “이 정도 되면 ‘대선 불복’ 아니겠냐”며 “결국 민주당은 이 문제를 가지고 자신들의 지지층을 결집해 지방선거에 이용하겠다는 뜻 아니겠냐”면서 “아슬아슬하게 약 25만표 차이로 (윤 당선인이) 이겼다고 해서 처음부터 흔들기 하는 것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권 의원은 전날 MBN <판도라>에 출연해, 실무자가 신문 칼럼을 보고 용산 국방부를 구상하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처음 구상할 때 정부청사로 가느냐, 외교부 청사로 가느냐 밖에 없었는데 경향신문의 국방 전문기자가 용산 시대를 열라면서 칼럼을 썼다”면서 “담당 실무자가 신문을 보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한남동 관저에서 5년 내내 왔다갔다하며 국민적 불편을 감내하라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거라 생각해서 국방부로 가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기 가면 관저를 지을 공간도 있으니까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용산으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개인적으로 권유했다”며 “합참(합동참모본부) 건물이 1/3이 비었다. 한미연합사가 들어오는 걸 전제로 굉장히 크게 지었다. 국방부가 합참으로 가서 같이 쓸 수 있다”고 했다.

김용현 “안보공백? 역겹다…청와대가 발목 잡는 느낌”

인수위 청와대 이전 TF팀장을 맡고 있는 김용현 전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안보 공백’을 이유로 용산 이전에 반대한 청와대를 향해 22일 “역겹다”고 발언한 이후, “과했다면 유감”이라고 밝혔다.

김 전 본부장은 22일 CBS라디오에서 “어떤 안보 위기 상황에서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연 적도 없는 그분들이 갑자기 NSC를 소집하고 안보를 운운하는 자체가 굉장히 역겹다”면서 “(북한이) 그동안 수십 차례의 미사일 발사와 도발을 통해서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 정부가 도발을 도발이라 말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저녁 JTBC ‘뉴스룸’과 인터뷰에서 ‘청와대를 향한 격앙된 표현에 관해 비판이 나왔는데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질문에 김 전 본부장은 “새 정부 출범을 발목 잡는 느낌이 들어서 솔직한 표현을 한 것”이라며 "과했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본부장은 그러나 "지난 5년간 문재인 정부에서는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40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발을 도발이라고 한 번도 말하지 못했다"며 거듭 청와대의 대북 저자세를 지적했다.

그는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사건과 관련해서도 "우리 국민의 혈세 700억이 들어간 거 아닌가. 그게 한순간 무너져내려도 입도 뻥끗 못 했지 않느냐"라며 "그리고 9·19 군사합의, 이걸 가지고 우리 군의 손발을 다 묶었다. 이건 우리 군의 안보와 국가 안보에 대한 기반을 뿌리째 흔든 것"이라고 했다.

김 전 본부장은 또 "국가위기관리시스템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군지휘통신망이고, 다른 하나는 재난안전통신망"이라며 "군지휘통신망은 현재 청와대에서 운영하는 거보다 국방부하고 합참이 훨씬 설치가 잘 돼 있어 이전할 필요가 없다. 재난안전통신망은 아직 설치가 안 돼 있는데, 11월에 설치하도록 예정이 돼 있다. 기반 체계나 예산 편성이 다 돼 있고 결심만 하면 이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중권 “민주당 협조해야, 2~3년씩 끌면 진짜 못 하게 돼…尹, 文에 예우해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청와대 이전을 두고 원칙적 찬성 입장을 밝히며 민주당이 ‘시간 끌기’를 통해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윤 당선인에게 문 대통령과 청와대에 좀더 예의를 갖출 것을 조언했다.

진 전 교수는 22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저는 사실 청와대 이전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 청와대에 들어가서 집무를 보다가 TF팀을 꾸려서 꼼꼼하게 따져본 다음에 해도 늦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제가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빌라로 이사 가는 데도 두 달 걸린다”라며 “그런데 청와대를 옮기는 데 그걸 한 달 반 만에 하겠다는 게 저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간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진 전 교수는 “당선인이 굳이 하겠다고 한다면 그냥 하게 내버려두는 것도 좋을 것 같다”면서 민주당의 우려사항에 반박했다. 그는 “국방부에서는 안보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그러는데 안보 공백이야 이사가려면 언제든지 생기는 거고. 그러니까 그건 하나마나 한 얘기인 것 같다”며 “그리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2년씩, 3년씩 끌다 보면 진짜 못 하게 된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다만 윤 당선인 측이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해 예우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윤석열 캠프에 대해서는 대통령에 대한 예우, 존중을 좀 했으면 좋겠다. 보면 시비 건다는 태도”라며 “약간 신경전을 벌이는 이런 태도는 저는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에서 제기하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있는데, 그건 대부분 다 실무적으로 해결할 문제다. 원칙적으로 찬반에 관련된 논점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런 것들은 협조해 줬으면 좋겠다”며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빨리 만나셔야 된다”고 했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