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봉 민생연대 대표는 지난 2일 폴리뉴스 스튜디오에서 김능구 대표와 윤석열지지 배경 등에 대한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폴리뉴스 최양구PD>
▲ 이수봉 민생연대 대표는 지난 2일 폴리뉴스 스튜디오에서 김능구 대표와 윤석열지지 배경 등에 대한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폴리뉴스 최양구PD>

 

[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친구로 불리며 정치를 시작했던 ‘기본소득’의 저자 이수봉. 그는 작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3자TV토론에서 오세훈 후보와 박영선 후보를 모두 비판하며 ‘모두까기 수봉오빠’로 인터넷을 달구었다.

최근 윤석열 후보 지지선언을 한 이수봉 민생연대 대표를 <폴리뉴스>가 만나보았다.

Q. 이번에 성명서를 내면서 윤석열 후보 지지선언을 했어요. 안철수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단일화 얘기가 서로 오고 갔지만 이게 결렬로 봐야 되지 않습니까? 결렬된 상태에서 제3세력을 대표해온 분이 윤석열을 지지하는 어떤 계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첫 번째는 이번 대선에 가장 중요한 게 저는 민주당 정권에 대한 심판이라고 봤습니다. 민주당이 5년 동안 집권을 했는데 그 결과가 참담합니다. 세계 자살률 1위 계속되고 있는데 자산격차까지 세계1위로 드러났습니다. 정치는 결과로 말해야 되는데 사회 양극화 문제가 더욱 심화되었습니다.

결국은 진보세력들이 제대로 진보의 가치를 정책을 통해서 만들어내지 못한 데 원인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대선에서는 이 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게 중요한데, 정권교체가 최우선 과제고 그 다음 제가 줄기차게 이야기해온 기득권의 체제를 타파하자는 거였거든요. 기득권이라고 하는 게 구 기득권이 있고 신 기득권이 있습니다. 지금 민주당 정부 경영자가 신 기득권이 돼있습니다. 일단 이 문제가 해결되어야 합니다.

Q. 이번 대선을 통해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을 해야 된다‘라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 그러면 구 기득권 세력을 타파해야 되는데 이미 진보세력이 신 기득권 세력화 돼버렸다. 그래서 신 기득권 세력으로서 구 기득권 세력을 변화시켜낼 수가 없다. 그래서 새로운 정치세력이 필요하다, 이것이 민생당의 얘기였습니다.

이 논리대로면 정권교체가 최고선인 것은 이해할 수 있는데, 윤석열 후보를 어떻게 봐야 되느냐? 지금 국민의힘을 보면 변화와 혁신을 위해 비대위도 꾸리고 해왔지만 지금 근본적 변화가 왔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국민의힘에 있는 사람들도 그렇게 이야기를 해요. 그런데 어떻게 윤석열 후보가 양 기득권 세력을 타파해낼 수 있고, 그런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그런 회의가 들 수밖에 없잖아요.

민생당 당무위원회에서 결정한 목표가 3가지입니다. 첫 번째가 정권교체, 두 번째가 기득권 체제 타파, 세 번째가 민생 회복. 첫 번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니 필연적으로 윤후보와 연대를 할 수밖에 없었는데 ‘구기득권세력을 어느 정도 반영하는 윤석열 후보가 과연 기득권 체제를 타파할 수 있겠느냐?‘라는 문제에서 몇 가지 확인을 했는데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결론이 났습니다. 윤석열 후보가 그에 대한 의지가 있고. 기득권 체제를 타파하겠다는 약속도 했고 말로만 되는 게 아니지만 민주당 정권을 심판하는 과정에서 기득권체제를 타파하는데 함께 할 수 있겠다고 판단을 했고 힘을 보태는 것으로 결정한 것이죠.

Q. 정치 초년생인 김동연 후보 같은 경우도 이재명 후보와 정치연대를 했습니다. 그 사람도 기득권 정치 타파를 주창 해왔죠. 같은 맥락 아닌가요?

현재로서는 그 사람이 살아온 과정과 그 사람이 같이 하고 있는 세력을 통해서 그 사람을 볼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런 과정에서 ‘100% 맞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상태에서는 이게 최선이라는 것이죠.

Q. 이수봉 민생연대 대표도 노동 운동을 해왔는데 윤석열 후보는 노동에 대한 존중, 이 부분에 오히려 망언을 일 삼았다고 해서 실망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 이야기도 나눠봤나요?

언론에 나오는 노동정책 관련 부분들을 다 확인을 하진 못했어요. 그런데 맥락상 보면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들이 있어서 큰 범위에서 보면 ‘노동개혁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 것이다‘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노동부분을 말하자면 정규직 중심의 기득권화된 노동이 있지 않습니까. 이런 부분들은 개혁이 될 필요가 있는 것이고 소외 되어있는 계층들은 보호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몇 가지 가지고는 어렵다고 보고 정책 개혁 과정으로 정리해야 될 거라고 봅니다.

사실 보수의 가장 핵심이 어떻게 보면 이승만, 박정희 시대 때부터 시작되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박정희 대통령이 처음 했던 경제정책이 시장 질서에 의해 만들어진 건 아닙니다. 국가주도형이죠. 말하자면 산업정책을 농업에서 공업으로 급격히 바꾸는 과정에서 그 허먼 칸(Herman Kahn)이라고 하는 학자의 도움을 받아가지고 정부가 자본을 들여서 끌고 간 것인데, 그건 시장경제가 아니에요.

한국의 보수의 정체성은 거기서부터 나오는 건데 지금은 마치 시장경제론자가 보수의 정체성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보수란 게 지켜야할 가치가 있는 것인데 그 가치가 뭔지 헷갈리는 거죠. 그런 점에서 지금 보수한테 필요한 것은 자기들이 무엇을 잘못했는가 하는 것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그걸 개선하려는 노력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봐요. 제가 만나본 경험으로는 그런 것을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Q. 윤석열 후보를 왜 지지해야 되냐 물어보면 뭐라고 이야기해 줄 수 있겠습니까?

한마디로 현재로서는 ‘다른 대안’이 없는 거죠. 더 좋은 정권교체가 되어야 되지 않습니까? 저는 현재 진보와 보수가 ‘가짜 진보’와 ‘가짜 보수’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렇다고 가짜 진보를 심판하려고 보수로 다시 회귀하자는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닙니다. 윤석열 후보는 옛날의 구 기득권 보수로 회귀할 것이냐? 저는 그렇게 안보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을 최대한 배제하는데 기여해야 된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죠.

Q. 통칭 ‘윤핵관’이라는 사람들은 오히려 구기득권세력으로 봐야되지 않나 하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윤석열 후보를 받쳐주는 중심축인 것 같은데.

제가 볼 때 윤석열 후보가 정치를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고, 그 주위에 모여 있는 세력들도 체계화 돼있거나 단일한 집단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당 내에 ‘윤핵관’도 있고 또 검사 출신이니까 주로 서울 법대 팀을 중심으로 한 세력도 있을 거고, 다양하게 있을 겁니다. 하지만 한 정권을 담당하는 건 아예 다른 문제입니다. 굉장히 허술할 수가 있고 그게 문제가 될 겁니다. 그래서 책임 있는 정치인들이라면 여기에 대해서 그냥 비판하고 있을게 아니고 정확하게 대안을 제시하고 나름대로 역할을 하는 이런 노력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Q. 제 경험으로 봤을 때는 대선 전에 윤석열에 대한 불안감이라든지 그런 것을 희석시키기 위해서라도 금방 말씀하신 집권이후의 새로운 대안세력 또 변화시킬 수 있는 세력이 필요하고 어느 정도 존재함을 이야기해주는 것도 좋은 선거전략 아닐까요?

그렇죠. 그런 부분들이 좀 고민이 되고 해야 될 텐데, 이미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만약 안하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그런 걸 제안을 해서 준비하게끔 해야죠.

Q. 안철수의 단일화. 이건 처음부터 운명적이었던 것 같아요. 박원순 시장한테 단일화 양보, 그 다음에 문재인 후보하고 2012년도 단일화, 2017년도는 범보수 후보끼리 또 단일화, 서울시장 선거도 또 단일화, 계속 단일화를 끌고 오면서 선거의 최대변수로 돼오다가 이번에도 단일화를 본인이 제안·철회하고 이런 과정이 있었잖아요. 이번에 ‘윤석열 후보의 단일화 과정설명과 이태규 측의 반발‘ 어떻게 보셨습니까?

저는 안타깝게 봤죠. 안철수 후보가 2012년 대선에 등장했을 때의 그 높았던 지지도, 지금 지지도와 비교하면 계속 내려가고 있거든요. 본인이 자초한 측면이 있어요. 왜냐하면 지난 2월 광주에 가서 바른정당하고 통합하는 거에 대해서 사과한다. 국민통합이 중요한 것이었는데 절차적으로 너무 급하게 해서 잘못됐다 생각한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단 말이에요. 그런데 그런 사과를 하려면 제일 먼저 우리한테 사과를 했었어야 돼요. 바른정당하고 통합 할 때 국민의당의 많은 위원장들이 반대를 했었습니다. 반대를 했는데 무리하게 밀어붙였단 말이에요. 그때는 그래도 대표가 한 거니까 도와주자 해서 도와줬단 말이에요. 그런데 그 후에 바로 지방선거를 하지 않았습니까? 지방선거 망했잖아요. 그래서 안 후보가 외국에 나갔지 않습니까? 그럼 그 망한 바른정당 누가 지키고 있었냐. 저 같은 사람이 계속 지키고 있었단 말이에요. 말하자면 광야에 내던져진 고아처럼 그 당을 지키고 있었는데, 돌아와서는 탈당해서 국민의당을 다시 만들어 버렸잖아요. 넓은 의미에서는 제3지대를 분열시킨 거란 말이에요.

그런 상태에서 제3지대를 제가 지탱해서 서울시장 후보에 나가지 않았습니까? 참패를 했죠. 그때 안철수 후보는 오세훈 후보를 지원했어요. 그러니까 배신감을 느끼게 되는 거죠. 단일화를 이야기하고 정권교체를 이야기하려면 힘을 가지고 해야 어려운 상황에 안 빠지는데, 지금 지지율이 5%, 7% 잘나갈 때는 10% 이렇게 나오지만 그 이상 안 오르는 것은 내부적으로 같이 했던 동지들부터 모아내지 못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에요. 안철수 개인은 문제가 없어요. 대통령이 자기 능력이 뛰어나도 정치는 같이하는 것이 때문에 그런 거부터 모아내야 되는데 그런 걸 전혀 안했단 말이에요. 말하자면 세가 찌그러진 상태에서 정권교체는 절박한데 이걸 어떻게 합니까. 결국 이런 상황에 몰릴 수밖에 없는 거예요.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죠. 이거는 본인이 해야 될 일들의 수순을 놓치면서 생긴 문제라 저도 답답하게 보고 있는 겁니다.

이수봉 민생연대 대표는 2021년 3월 30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TV토론회에서 오세훈 후보, 나경원 후보를 모두 비판하며 ‘모두까기 수봉오빠’로 인터넷을 달구었다. <사진=연합뉴스>
▲ 이수봉 민생연대 대표는 2021년 3월 30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TV토론회에서 오세훈 후보, 나경원 후보를 모두 비판하며 ‘모두까기 수봉오빠’로 인터넷을 달구었다. <사진=연합뉴스>

 

Q. 민주당에서 막판에 전방위라고 하는데 이수봉 민생연대 대표한테도 제안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당연히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었고 저는 현재 민주당이 거듭나는 데에 실패했다고 보기 때문에 그동안 정권교체에 대해 이야기해왔기 때문에 제 입장을 바꿀 수는 없었죠. 민주화 세력과 진보 세력의 과제는 제대로 된 세력이 민주당의 중심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잘 돼도 굉장히 걱정거리이지만 못 돼도 걱정거리 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민주당이 제대로 된 진보의 성찰을 통해서 거듭난다면 좋은 일일 수 있겠습니다.

Q. ‘정권교체는 절박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일 뿐이다.’ 선언문에도 얘기했는데, 그 새로운 시작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하죠.

진보도 잘못했고 보수도 잘못한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제3 정치진영도 굉장히 안 좋은 모습들이 많았습니다. 새로운 시작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들이 먹고 살 여러 가지 전략을 빨리 세워야 되요. 급변하는 4차산업 또는 인공지능 시대에 이 시대에 맞는 정책을 가지고 국민들에게 힘을 줘야 되거든요. 그런 관점을 가지고 지금의 현실을 보면서 ‘전부 바꾸어내는 시작’을 이번 대선을 통해서 만들어내야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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