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화 내고 8시간 뒤 11분 간격 발사…사거리 430㎞, 고도 36㎞가량
평북 의주서 내륙 관통해 동해 '알섬' 명중한듯…정밀타격용 신형미사일 가능성도
미국 대북제재에 보란듯 다음날 도발…올해 들어 세 번째 미사일 발사

    (서울=연합뉴스)  북한이 14일 평북 의주 일대에서 동해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미국이 탄도미사일 관련 북한인 6명 등을 독자 제재한 이후에 이뤄진 것으로, 북한이 이날 오전 제재에 반발하며 공언했던 "더 강력한 반응"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합참은 "군은 오늘 오후 2시 41분과 2시 52분경 북한 평안북도 의주 일대에서 동북쪽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발사체의 비행거리는 약 430㎞, 고도는 36㎞가량으로 탐지됐으며,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하고 있다.

    두 발은 11분의 발사 간격을 두고 발사됐다. 군 당국은 북한이 기존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정확도 향상을 위해 해상 표적을 설정해 시험발사를 진행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이 이번에 해상 표적으로 삼은 곳은 함경도 길주군 무수단리 앞바다의 무인도인 '알섬'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섬에 미사일이 명중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은 북한이 기존에도 방사포 등을 시험 발사할 때 표적으로 종종 이용하는 곳이다.

    군 당국은 미사일 두 발의 최고 속도를 마하 6 내외로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지난 5일과 11일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보다 훨씬 낮은 속도여서 극초음속 미사일은 아니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남 정밀타격용 신형 단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거나, 최근 개량 중인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또는 '북한판 에이테킴스(ATACMS)' 전술지대지미사일을 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1단인 KN-23은 이동식발사차량(TEL)에 2발을 탑재한다. 고체연료를 사용해 10∼15분이면 발사를 준비할 수 있다. 북한판 에이테킴스는 2개의 발사관을 탑재한 무한궤도형 또는 차량형 TEL에서 발사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전문연구위원은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계열의 파생형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군 관계자는 "사전 (발사) 징후와 관련해 (군이)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었다"고 밝혀 이번 발사 움직임을 한미 정보 당국이 미리 포착했음을 시사했다.

    북한의 이번 발사는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북한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관여한 북한 국적 6명 등을 독자제재한 데 대한 불만을 '무력시위'로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이날 오전 미국의 제재에 반발하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내고 "미국이 기어코 이런 식의 대결적인 자세를 취해나간다면 우리는 더욱 강력하고도 분명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후 8시간 뒤 미사일을 쐈다.

    또한 앞서 두 차례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극초음속이 아니라고 평가절하한 우리 군에 대한 반박 성격도 있어 보인다.

    북한이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를 쏜 것은 지난 5일과 11일에 이어 세 번째로, 사흘만이다.

    두 발을 한꺼번에 발사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발사 장소도 지난 두 차례 발사가 자강도 일대였던 반면에 이날은 평북 내륙으로 바뀌었다.

    앞서 두 차례 발사가 이른 아침에 이뤄진 데 비해 이날은 낮 시간대에 발사됐는데, 이는 북한이 발사체의 기종을 구체적으로 보여줘 무력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는 즉각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했다.

    NSC 상임위원들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해 재차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고 청와대가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합참은 "현재 우리 군은 추가발사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며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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