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외신기자 질문에 “킬체인밖에 막을 방법 없다”
“북한 호의는 ‘평화쇼’…유엔 핵 제재 선제적으로 풀어야”
원일희 “KAMD로는 요격 불가능…말로만 평화 외쳐선 안 돼”
윤호중 “7천만 민족 전쟁으로 끌고가는 발언 취소돼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성동구 할아버지공장 카페에서 '진심, 변화, 책임'이란 키워드로 국가 운영 방향에 대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성동구 할아버지공장 카페에서 '진심, 변화, 책임'이란 키워드로 국가 운영 방향에 대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북한 미사일 도발에 ‘선제타격’을 거론하자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한반도를 전쟁으로 끌고 가냐며 맹비난했고, 국민의힘에서는 튼튼한 안보를 강조하며 윤 후보를 엄호했다.

윤 후보는 11일 서울 성동구 할아버지공장 카페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 외신기자가 '오늘 아침에도 북한이 미사일을 쐈고 위협이 계속되는데 이를 방지할 계획이 있느냐'고 질문하자 ‘선제타격’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윤 후보는 "(북한으로부터) 마하 5 이상의 미사일이 발사되면, 핵을 탑재했다고 하면, 수도권에 도달해서 대량살상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분 이내다. 요격이 사실상 불가하다"면서 "그러면 조짐이 보일 때 3축 체제의 가장 앞에 있는 ‘킬체인’이라는 선제 타격밖에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지금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북한의 호의를 '평화 쇼'라고 보고 있는데…"라며 "이 정부는 거기에 너무 몰입해서 유엔의 핵 관련 제재도 선제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안보리(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인 프랑스 대통령에게 북한의 선의를 강조하며 대북 안보리 경제 제재를 풀어달라고 요청 한 기사도 봤다"며 "그 사이에 북한은 미사일을 더 고도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스냅백'(조건부 제재 완화)을 골자로 한 대북 정책을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저희가 현실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외교를 통해 대북 압박을 해 북한의 핵 고도화 과정을 어떤 방식으로든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선제타격은 금기어 아니다…북핵‧미사일 막는 유일한 방법”

국민의힘에서는 윤 후보가 말한 ‘선제타격’이 전술적으로 옳고 북핵·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옹호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1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선제 타격이라고 하는 것은 보통 ‘Preemptive Strike(선제공격)’라고 해서 무조건 저쪽이 우리를 때릴 거라는 확신이 있을 때 때리는 것”이라며 “북한이 미사일에다가 연료를 주입하고 있다면 발사 확률이 굉장히 높은 것 아니겠나. 그걸 날아오기 전에 먼저 때리는 방어전략은 실제 전술적으로 옳은 얘기”라고 말했다.

원일희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윤 후보의 발언을 부연했다. 그는 "북한이 핵탄두 장착 미사일을 발사하려는 징후가 포착되면, ‘킬체인’으로 선제타격을 하는 것이 북핵·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극초음속 미사일은 1분 이내에 남한에 도달하는 가공할 무기"라며 "현재의 한국형 미사일 방어시스템(KAMD)으로는 요격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냉정한 평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말로만 평화를 외치면 국민의 불안이 가실 것인가"라며 "지도자는 그 어떤 경우라도 우리 국민의 희생을 막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져야 하고, 그런 지도자와 군을 믿고 국민은 두 발 뻗고 잠을 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군의 매뉴얼로 존재하는 '선제타격'은 금기어가 아니다"라며 "진정 국민을 불안케 하는 것은 북한 핵과 미사일 앞에 침묵하는 정부 여당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황규환 선대본부 대변인은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고, 국가의 안위가 걸린 미사일 도발에 대해 대통령이 한다는 말이 고작 '대선을 앞둔 시기에 우려된다'니, 애써 북한의 도발을 평가절하하려고 하는 것인가"라며 "아니면 정권 내내 이어졌던 '북한 바라기'가 미사일 도발로 돌아오며 그 허상이 드러나니, 국민의 심판이 두려운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한술 더 떠 이 와중에도 '종전선언의 필요성이 절실해졌다는 측면도 있다'는 정신승리까지 보여줬다"며 "국가의 안전을 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 NSC가 되레 국민 속을 뒤집어 놓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오늘 문재인 정권의 행태는 '종전선언'의 필요성이 아닌, 튼튼한 안보를 위해, 그리고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정권교체'가 필요함을 다시금 확인해줬다"고 했다.

민주당 “호전적 지도자” “전쟁광도 아니고 무슨 망언인가” 맹비난

더불어민주당은 ‘선제타격론’에 대해 ‘전쟁을 채택하겠다는 것인가’ 되물으며 북한의 오판을 야기할 수 있다며 ‘망언’ 취소를 요구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11일 국회 의원총회에서 "정말 호전적인 지도자도 이렇게 대놓고 군사 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며 "국민 불안을 끼치지 말고 대한민국에 대한 최소한의 애국심이 있다면 우리 국민들, 7천만 민족을 전쟁으로 끌고 가는 이런 발언은 취소돼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김용민 최고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쟁광도 아니고 이게 무슨 망언인가"라며 "멸공주장을 하더니 이제는 멸국을 하려는 것 같다"고 밝혔다.

민형배 의원은 SNS에 "윤석열의 말은 최후가 아니라 최초의 수단으로 '전쟁'을 채택하겠다는 것이어서 위험천만"이라며 "하긴 종전선언을 반대하는 인간이니 더 할 말은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군 복무도 하지 않은 자들이 '멸공쇼' 일베놀이나 하면서 안보를 걱정하고 '킬' 운운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욕망 충족을 위해 나라의 안보를 팔아먹는 자들이다.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왜 우리가 지금까지 선제타격으로 대응하지 않았는지 유치원생에게 물어봐도 답이 바로 나올 것"이라며 "당장 군 복무 중인 2030 청년들과 예비역들이 포화의 방패막이가 될 것"이라고 썼다.

양기대 의원도 "한반도 리스크가 현실화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망언"이라며 "윤 후보는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즉시 발언을 취소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전용기 의원은 "윤 후보의 발언은 혼란과 불안을 낳을 뿐"이라며 "군사작전 게임을 즐기는 듯한 발상으로 한반도를 전쟁의 위협에 빠져들게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민주당 선대위 평화번영위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귀를 의심하게 하는 충격적 발언"이라며 "선제타격론을 꺼낸다면, 선제공격을 당할 수 있다는 공포 때문에 오히려 북한의 오판으로 인해 섣부른 군사행동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평화번영위 소속 김병주 의원은 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 발언은 당장 쓸 방법이 선제타격밖에 없다는 뉘앙스로 보이는데, 핵미사일 대응 전략과 정책에 무지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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