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상준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은 광주의 한 아파트 외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지난해 6월 발생한 광주 학동 참사와 관련, HDC현산이 재발방지를 약속한 지 약 7개월만에 또 붕괴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11일 광주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46분께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현대아이파크 공사 현장에서 아파트 외벽이 무너져 내렸다는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현재 구조된 사람 중 한 명은 부상을 당해 병원에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떨어진 구조물이 인근에 주차된 차들을 덮쳐 차량 10여대가 파손되거나 매몰됐다. 

이날 외벽이 무너진 아파트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았다. 붕괴된 구간은 고층 구간(23~34층)인 것으로 알려졌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은 건물이 붕괴된 사고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두번째다.

앞서 지난해 6월, HDC현산이 시공을 맡은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 현장에서는 철거 중인 건물이 붕괴되면서 버스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 사고로 9명의 사망자를 비롯해 17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는 사고와 관련 "일어나서는 안될 사고가 일어났다"며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에게 뭐라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죄송하다"고 사과한 바 있다. 

정몽규(오른쪽) HDC그룹 회장이 지난해 6월 10일 오전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광주 철거건물 붕괴 사고 관련 기자회견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는 전날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사고 발생지인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의 시공사다. <사진=연합뉴스>
▲ 정몽규(오른쪽) HDC그룹 회장이 지난해 6월 10일 오전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광주 철거건물 붕괴 사고 관련 기자회견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는 전날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사고 발생지인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의 시공사다. <사진=연합뉴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도 나서 고개를 숙였다. 정 회장은 지난해 6월 10일 오전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희생자와 유족, 부상자, 시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정 회장은 "유가족 피해 회복과 조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서 전사적 대책 수립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다시 한번 이번 사고로 고통을 겪는 모든 분과 국민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했다.

한편, 이날은 광주 학동 참사 재발방지를 위해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건축물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날이다. 개정안은 해체 작업자가 교통안전 및 안전통로 확보 대책을 마련해 수행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사고예방 및 사고발생 시 원인규명과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기 위해 해체감리자가 현장에 대한 사진 및 동영상을 촬영하고 보관하도록 하고 위반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과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현장 점검 결과 안전한 해체공사가 진행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지자체장 등 허가권자가 관리자, 해체공사감리자, 해체작업자 등에게 작업 중지 등 필요한 조치를 즉각 명령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병훈 의원은 “이번 법 통과를 계기로 광주 학동 참사와 같은 비극이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조속히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법안으로 1군 건설사들의 안전의식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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