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尹, 또 말실수 했다....총괄상황본부서 대국민 메시지 관리할 것”
임태희 “권성동과 일일 점검회의…개념‧일정‧메시지 일관되게”
이준석 “‘윤석열 실언’ 해법은 이준석과 행보 같이하는 것”
홍준표 “답변 불가…나도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는 식”
민주당 "역대급 망언...민족지도자께서 통곡하실 일" 맹폭
정의당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 윤석열...자유권은 가장 오래된 기본권으로 천부인권"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극빈층은 자유를 모른다'는 발언으로 ‘실언 논란’이 제기되면서 국민의힘에서는 잇따른 악재에 황당하다는 반응과 흔들리는 여론에 한숨이 나오고 있다. 

'김건희 리스크'의 여진이 아직도 있는데다가 '김건희 대응' 문제로 이른바 '윤핵관' 의원들과의 갈등이 폭발돼 이준석 대표까지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사퇴하는 위기 상황에서, 한동안 잠잠했던 '윤석열 실언 리스크'가 또다시 터졌다. 여론조사에서는 역전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부글거리는 속앓이와 함께 심각한 위기 의식에 싸여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임태희 총괄선거본부장은 윤 후보의 '실언'에 해명하느라 진땀을 빼며, 총괄선대위원회가 전열을 정비하고 본격 가동되면서 윤 후보가 낼 메시지를 일관성 있게 준비할 계획을 밝혔다. 이준석 대표는 '정무 감각이 있는 사람이 동행해야 한다'고 말했으며, 홍준표 의원은 '대응이 어렵다'며 짧게 평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나도 모르겠다 이젠"이라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윤석열 선대위' 재편에 나선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지금까지 후보의 활동을 보면 국민이 감흥을 느끼는 그런 메시지나 일정이 전혀 잘 보이지 않는다"고 윤 후보의 메시지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했다. 

앞서 22일 윤 후보는 전북대에서 열린 청년과의 대화 행사에 참석해 복지 필요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극빈의 생활을 하고 배운 것이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 모를 뿐 아니라 자유가 왜 개인에게 필요한지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전체적인 맥락을 보면 저소득층 지원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이었으나, 계층에 대한 차별 의식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발언이었다.

윤 후보는 또 "조금 더 발전하면 학생들이 휴대폰 어플리케이션으로 어느 기업이 어떤 종류의 사람을 필요로 하는지 실시간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때가 온다. 1‧2학년 학생들이 졸업하기 전에 생길 것 같다"고 말해 현시점 한국의 정보 인프라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미 지금도 모바일 환경에서 취업 정보를 얻는 것은 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역대급 망언'이라고 연일 맹폭을 가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23일 "아무리 평생 대중을 무시하고 특권에 찌들어 살았다고 한들 어떻게 이렇게 말할 수 있나. 민족지도자들께서 통곡하실 일"이라고 일갈했다. 또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정수로 귀를 씻으라고 당부하고 싶을 만큼 해괴한 제1야당 대선후보의 역대급 망언"이라고 퍼부었다. 

정의당은 22일 "한동한 잠잠하다 했더니 윤석열 후보가 오늘 또 망언 보따리를 풀었다"며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 것은 윤석열 후보"라고 비꼬았다. 정의당 오현주 선대위 대변인은 "헌법 12조에서 22조까지 보장된 자유권은 가장 오래된 기본권으로 천분인권이라 분리는 권리"라며 "무언가 말할때 국민을 깎아내리는 윤 후보의 천박한 인식을 확인했다"고 격하게 비난했다. 

■ 김종인 “尹, 또 말실수 한 것 같은데....일반 국민에게 감흥 줄 메시지 관리하겠다”

이처럼 당 안팎의 비난여론이 거세자 국민의힘은 '실언 해명'을 하며 근본적인 '메시지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23일 선대위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의 '극빈층 자유 무지' 발언에 대해 "또 말실수를 한 것 같은데 표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리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가난한 사람이 자유를 모른다는 뜻이 아니다"며 "자유를 구가하려면 자기에게 (교육과 경제역량 등이) 있어야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취지인 것 같은데 좀 잘못 전달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위원장은 선대위 회의에서 "총괄상황본부가 기능을 잘하면 문제가 된 것 상당 부분이 해소될 수 있다고 예상한다"며 "새롭게 조정해서 실질적으로 후보 이야기가 일반 국민에게 제대로 감흥을 줄 수 있는 형태로 메시지와 일정을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임태희 선대위 총괄상황본부장도 기자들과 만나 "노련한 정치인이었으면 그렇게 발언을 안 했을 텐데..."라고 아쉬워하며 "아마 살기 어려우면 자유나 평등을 생각할 겨를조차 없지 않으냐는 취지로, 표현이 충분히 되지 않다 보니 조금 이상하게 전달된 것 아닌가 한다"고 해명에 진땀을 뺐다.

그러면서 임 본부장은 취재진에게 "앞으로 일정과 메시지의 일관성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임 본부장은 "후보가 역점을 둬야 할 개념을 설정하고 그런 방향에서 일정도 계획하고, 계획에 따른 메시지도 일정에 부합하는 메시지를 준비해야 하고 이래야 일관성이 있지 않느냐"며 "기본적으로 저와 권성동 종합지원총괄본부장이 함께 운영하는 일일 점검회의가 기본 단위"라고 설명했다.

선대위 전체 상황을 종합하는 임 본부장과 안살림을 모두 책임지는 권 본부장이 중심이 돼 매일 일정과 메시지 관리를 하겠다는 얘기다.

또 김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별도로 의료현장 일정을 소화한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의 역할에도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우리 당헌 당규상 상임선대위원장 제도가 없다. 상임선대위원장이라는 역할이 따로 있을 수 없다"며 "상임선대위원장도 총괄위원장 아래 움직이는 것이지 따로 움직이는 게 아니다"고 했다.

이른바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관계자)에 대해서는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듯한 입장을 보였다. 기자들이 '이 대표가 장제원 의원을 겨냥해 부산을 벗어나면 안 된다고 했다'고 묻자 "사실 윤핵관이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윤 후보의 경선 과정에서 가까웠던 사람을 윤핵관이라고 그러는 거 같은데 윤핵관이 존재한다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그 사람들도 사실 윤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최대 목표로 생각할 것 아니냐"며 "대선 끝날 때까지 아무런 불협화음 안 일으키는 것이 가장 현명한 거라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경고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전날 윤 후보의 전주 행사에서 논란이 된 '극빈자 발언'에는 "또 말실수 한 거 같은데 표현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서 달리 해석할 수 있다"며 "가난한 사람이 자유를 모른다는 뜻이 아니라 자유 하려면 자기에게 뭔가 있는 게 있어야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이야기한 듯하다. 그게 좀 잘못 전달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 이준석 “자기정치? (발언 정정할 수 있는) 이준석 옆에 있어야”

이준석 대표는 "이(실언)에 대한 해법으로 나왔던 게 이준석과 같이 행보를 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후보와 함께한 현장에서 종종 마이크를 잡는 이 대표의 모습을 놓고 '자기가 뜨려고 한다'고 비판했던 일부 보수 성향 유튜버들을 저격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후보의 현장 행보는 중요하다. 후보가 어떤 모습으로 비칠까를 기획하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며 "저도 후보랑 같이 일정을 해봤지만, 후보를 진짜 돕고 싶은 사람이라면 후보가 현장에 갔을 때 어색하지 않도록 이끌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후보가 혹시라도 실수하게 되면 현장에서 바로 교정하고 정정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런데 과연 어제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은 뭘 했냐. 서울대, 대학로, 강릉, 부산 등 후보와 이준석이 같이 서 있는 걸 보면서 대중이 관심을 가졌을 때 보수 유튜버들은 맹공을 시작했다"며 "대학로에서 후보가 제게 당의 정책에 대해 먼저 물으면서 마이크를 던졌을 때 보수 유튜버들은 '이준석이 돋보이려고 마이크를 뺏었다'고 표현했다"고 했다.

이어 "그분들이 원하는 대로 됐다. 현장에서 후보가 돋보이기 위해 주변에 아무도 나오면 안 된다는 그 주장을 받아들여서 결국에는 현장에서 아무도 지적을 못 하거나 도움을 못 준다"며 "다시 한번 얘기하지만 비꼬거나 조롱하고자 하는 의도는 전혀 없다. 그런데 앞으로 이런 것들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재발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제 기억으로는 어제 그 발언이 나온 시점과 후보가 발언에 대한 해명을 할 수 있는 백브리핑까지 약 30~40분 정도의 시간이 있었는데, 그러면 그사이에 기사가 다 나가버린다"며 "후보 옆에 정무적 감각이 있는 사람이 있었다면 후보에게 자연스럽게 다시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든지, '후보님 말씀하시는 게 맞고 저는 거기에 부연하자면 이런 얘기를 하겠습니다'라고 후보를 돕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그렇게 하면 기사가 난다고 하더라도 그것까지 같이 나간다. 그러면 대중의 오해가 적을 수 있다"며 "여의도에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누가 '후보가 이런 말 했는데 큰일 났다', '어떻게 해야 되냐'고 제게 전화했다. 저는 이걸 제가 지금 지적하는 이유는 이미 내부적으로 많이 지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해법으로 나왔던 게 이준석이 같이 행보를 하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은 제가 그걸 제 책임감 때문에 버텼던 것이지, '이준석이 자기 정치하려고 한다', '후보가 더 돋보여야 한다' 이런 말 들으면서 저는 버티고 있었던 것"이라며 "저는 더 이상 버틸 의향이 없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 홍준표 “나도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는 식”

대선 경선 경쟁후보였던 홍준표 의원은 윤 후보의 발언을 두고 대응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네티즌이 "이건 진짜 선 엄청 넘었다. 이래도 대통령 후보 맞느냐. 윤석열 후보 교체되겠다"는 취지의 글을 남기자, 여기에 홍 의원은 "답변 불가"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 망언 논란이 불거진 전날 홍 의원이 운영하는 커뮤니티 사이트 '청년의꿈'에는 윤 후보의 행태에 대해 묻는 네티즌의 질문이 올라왔다.

네티즌의 질문은 "후보라는 사람이 계속 망언을 하는데 어떻게 보시나요?"라며 "계속 지각하고, 가난한 사람은 자유의 가치와 필요성을 모른다는 망언을 하고, 그리고 얼마나 세상 물정을 모르면 미래에는 구인구직 어플이 생긴다고 말하고 있을까요"라는 것이었다.

이어 "N번방 방지법 반대하는 후보로서 줏대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또 정전협정 위반을 하는 후보가 세상에 어디 있나. 놀랍지만 전부 오늘 일어난 일"이라며 "이게 맞는 건가"라고 개탄했다. 홍 의원은 이 질문에 "나도 모르겠어요 이젠"이라고 짧게 답했다.

또 다른 네티즌이 "50대 중반까지 살다가 말도 말 같지 않게 하는 사람 처음 본다. 못 배운 사람, 가난한 사람은 자유가 뭐고 왜 필요한지도 모른다고 대학생들 간담회에서 이걸 말이라고 하는지"라고 성토하자, 홍 의원은 "나도 모르겠다. 마치 될 대로 되라는 식"이라고 했다.

■ 여론전문가 “말 정교하게 가려 할 필요가 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이날 <폴리뉴스>와 통화에서 “이번 대선은 말조심, 가족조심, 당내조심 해야 된다. 인화, 정말 조화로워야 되는 현상이 되고 있는데, 후보자의 입과 주변과 모든 것을 보는 것이 이번 유권자의 특징”이라며 “유권자와의 인화, 이건 말을 제대로 정교하게 가려서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도 일부 있지만 윤석열 후보는 '투스톤즈' 갈등, 이준석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도 당내 불협화음에 휩싸였고 또 가족 리스크도 계속 불거지고 있다”며 “이러한 리스크든지 당내 불협화음이 길어지면 지지율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인화하지 못하면 사람으로 인한 화가 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강윤 KSOI 소장도 <폴리뉴스> 기자에게 “‘A라고 말해놓고 실은 B였다’ 이렇게 많이 주장한다. 그리고 ‘A라고 말해놓고 제발 B로 이해해주십시오’ 이런 말들 많이 한다. 처음부터 그냥 B라고 말하면 된다. 두 후보, 특히 윤석열 후보 훈련 좀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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