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우호 기자] 지난 16일 중앙선관위가 '이재명 후보의 욕설 파일 원문을 유포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이 아니다'는 유권해석을 내리자마자, 이 욕설 파일 원문을 튼 단체는 국민의힘 측이 아닌 '친문단체'였다.

친문 원외정당인 '깨어있는 시민연대당'(이하 깨시연)은 19일 유튜브에 '형수 욕설' 녹취파일을 그대로 공개했다.

'깨시연'은 이날 유튜브 채널(깨시연TV)에 '선관위가 쌍욕은 편집하지 말고 다 틀어야 한다는 그 풀영상!'이라는 제목으로 11분 27초가량 녹음파일을 자막까지 달아 올렸다.

이 녹취파일은 이 후보와 형수 박모씨의 통화내용으로 이 후보 발언에 '성가학적 쌍욕'이 가감없이 나왔다.

깨시연은 전날인 18일에도 오후 3시 부터 부산 서면에서 대형 앰프와 스크린을 동원한 유세차량에서 '이재명 후보 규탄집회’를 갖고 대중앞에서 바로 이 녹취파일을 틀기도 했다. 집회장엔 '구속되는 그날까지 찢는다' '변호사비 대납 수사, 뭉개는 놈도 공범이다' 등의 현수막이 나붙었다.

이민구 깨시연 대표는 집회에서 "지금 틀어드리는 녹취는 선관위에서 전체녹취를 트는 건 합법이다(라고 했다)"며 "전 영상을 틀면 선거법 위반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전 영상을 준비했다. 지금 영상은 풀영상이다. 선관위가 원하는대로 틀어드리겠다"라며 '형수욕설' 영상을 틀었다.

그는 "집권당 대선후보의 쌍욕만 가지고도 뮤직비디오가 만들어지는 참담한 현실이다"며 "대한민국 집권당 대선후보 입도 더럽지만, 글도 더럽다. 외모도 칭찬할 게 없다. 모든게 눈 뜨고 보기 어려울 지경"이라며 "들으면 들을수록 끔찍하다. 소름끼치죠?"라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저런 사람이 대권후보라는 것이 우리는 부끄러워해야 한다. 후보를 교체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깨시연은 지난달 29일 이재명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과 관련 이 후보가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 조작됐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이 발언이 허위사실이라며 이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고발했다.

이민구 깨어있는시민연대당 대표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하며 이 후보와 유튜브방송 열린공감TV 관계자들을 명예훼손 및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대검찰청에 고소·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이민석 변호사는 연단에 올라 "이 후보 아들이 어떤 짓 했나. 상습 도박꾼이다. 성매매 업소 다녀온 뒤 후기 올렸다"라고 비난하고 이 후보의 교제 살인 사건 변호 논란을 지적하면서 "인권변호사가 아니라 조폭변호사"라고 격앙된 비난을 퍼부었다.

깨시연은 지난해 3월 창당된 '친문' 원외정당이다. 스스로를 '문재인 대통령님의 개혁정책을 적극 지원하고 든든하게 수호할 목적으로 깨어있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순수 시민정당'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민주당 "비방과 낙선 목적의 원본 파일 공개는 무조건 법적 처벌대상"

민주당은 이날 '원본 파일'을 다 틀 경우 무조건 법적 처벌대상이라고 경고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상황실장인 서영교 의원은 19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재명 후보의 욕설 녹음파일 공개와 관련 "비방과 낙선을 목적으로 녹음파일이 유포되거나 틀 경우 무조건 위법해서 법적 처벌 대상이다"고 경고했다.

서 의원은 "국민의힘 등 일각에서 특정 후보의 폄훼를 위한 목적으로 사적 통화 녹취를 일부 배포하고 재생산하는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며 “향후 이와 같은 일이 재발되면 공명선거 실천을 위해 단호한 법적 조치를 취하게 된다”고 했다. 덧붙여 "선관위와 경찰도 후보자 통화 녹취본의 편집, 유포행위에 대해 선제적 신속한 조치를 하고 처벌도 확실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일각에서 이 파일 원본을 다 틀면 위법하지 않다고 주장한 것으로 아는데 그 내용은 가짜"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 후보의 욕설 녹음파일을 비방이나 낙선 목적으로 틀 때는 무조건 위법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약 14분의 통화 녹음 파일 중 욕설 부분만 자의적으로 편집해 적시하는 행위는 공식선거법상 후보 비방죄임으로 무조건 위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원본도 비방과 낙선 목적이라면 행위 맥락에 따라 얼마든지 위법하다는 것을 공식화했다"면서 "법원은 가처분 결정 등을 통해 통화 녹음이 지극히 내밀한 사적 대화라서 공공이익에 부합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전날 18일 유세차량에서 확성기를 통해 욕설 파일을 대대적으로 공개한 것을 염두에 두고, "통화 톡음파일이 △유세차 등에서 송출 △자막에 넣어 재생하거나 유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 몇분부터 몇분까지 보라는 안내 멘트를 넣거나 유포 △앞부분을 빠르게 하고 일정 부분만 정상속도로 재생하는 경우 △일반 차량에서 송출하는 경우 등 모든 부분에 대해 위법할 수 있다"고 못박았다.

이재명 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에 "강력한 법적 대응으로 엄중 대처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게이트 의혹'에 더해 아들의 불법도박과 성매매라는 '가족 리스크'까지 몰린 상황에서, 강성 친문이 ‘형수 욕설 녹취파일’을 공개하며 ‘반 이재명’ 공격을 본격화한 셈이다.

그동안 갈등을 보여왔던 친문세력과 이재명 후보의 전면전이 예고되면서 이재명 후보의 대선가도가 갈수록 험난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