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사과 의향 있다” 윤석열 “적절한 태도”
사과 표했으나 당 차원에서 대책 마련 필요성 대두
민주당, 허위‧과장 경력 의혹 제기 “결혼 후에도 부풀려”
시민단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포 혐의’로 고발
김종인 “대통령 뽑는 거지, 대통령 부인 뽑는 게 아니다”
진중권 “윤리적 비난받을 일…정직한 해명‧진솔한 사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15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자신의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15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나와 자신의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에 대해 '허위이력 의혹' 언론 보도가 나온 뒤, 15일 하루종일 더불어민주당은 당력을 총동원하여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20년만의 이례적인 ‘배우자 리스크’ 공세에 뾰족한 대책없는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은 초토화되면서 매우 당혹스러워하며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자칫 '배우자 리스크'로 인해 국민의힘 대선판 전체가 뿌리채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김건희씨는 자신의 의혹에 대해 여론의 반발이 거세지자 15일 오후 사과의 뜻을 표했다. 윤 후보는 오전에만 해도 “저쪽 떠드는 얘기 듣기만 하지 마시고”라며 불쾌한 기색을 표하다, 김씨의 사과 표명 후 “국민들께 송구한 마음을 갖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김씨에게 발언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으나 김씨가 언론 전화인터뷰에 응하면서 제대로 준비되지 못한 채 대답을 하면서 논란이 더 커진 모양새다. '쥴리파문'때도 갑작스런 개인적인 '언론인터뷰'로 문제가 터졌고 이번에도 역시 선대위에서 몰랐던 '언론인터뷰'가 발단이 되었다.

국민의힘은 일단 당사자의 사과와는 별도로 당 차원에서 후보 배우자인 김건희씨 엄호에 나섰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이준석 당대표, 김재원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가 민주당 공세에 방어하며 전면 나섰고, 여성의원 일동도 '치명적 인격살인' ‘잔혹한 마녀사냥’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으론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차원에서 이같은 상황이 충분히 예상되었던 '배우자 의혹 검증' 관련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근본적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경선 경쟁후보였던 홍준표 의원은 '부인 비리 프레임에 갇히지 말고 빨리 대처하라'고 촉구했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정직한 사과와 해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김건희 “심려 끼쳐드려 사과할 의향 있다”

김건희씨는 15일 서울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앞에서 ‘허위 이력과 관련 청년들의 분노 여론이 있는데 사과 의향이 있느냐’는 <연합뉴스> 기자의 질문에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다”면서 “국민께 불편함과 피로감을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윤 후보 배우자로서 공개 활동은 언제 개시하나’라는 질문에는 “아직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지난 14일 YTN은 김씨가 2007년 수원여대 겸임교수 임용에 지원하면서 허위 경력을 기재했다는 의혹에 대해 “돋보이려고 한 욕심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 윤석열, 부인 사과에 “국민에게 송구한 마음 갖겠다는 뜻”

김씨가 이처럼 사과의 뜻을 표한 것에 대해 윤 후보는 “지금 나오면서 (사과 기사를) 봤다. 그런 태도는 적절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같은 날 서울 성동구 가온 한부모복지협의회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여권의 공세가 기획 공세고 아무리 부당하다 느껴진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눈높이와 국민의 기대에서 봤을 때 조금이라도 미흡한 게 있다면 국민들께는 송구한 마음을 갖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어찌 됐든 대선 후보의 부인이 아무리 결혼 전 사인(私人)의 신분에서 처리한 일들이라 해도 국민들이 높은 기준을 갖고 바라봤을 때 미흡하게 처신한 게 있으면, 거기에 대해선 국민에게 송구한 마음을 갖겠다는 뜻으로 사과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들이 ‘어떤 부분이 여권의 기획 공세라고 보느냐’고 묻자, “여러분이 판단하십시오. 아침에 뉴스공장부터 시작해서 줄줄이 이어지는 것을 보니까, 이거는 뭐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 후보 배우자 관리 필요성 대두…검증 여론 거세져

김씨는 최근 YTN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면서 ‘경력 부풀리기’ 등 논란이 커지자,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사과만으로는 안 된다며 법적 책임을 언급하며 수위를 점차 높여갈 기세다.

김씨에 대한 의혹 검증 및 공세가 충분히 예상 가능한 범위인데도 국민의힘 차원에서 미리 대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대책 마련이 긴급해진 상황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도종환·권인숙·서동용 의원은 15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게임협회 설립허가 문서 정관에 임원은 협회장 1인, 이사 10인 이상, 감사 2인 이상을 두게 돼 있는데 당시 제출된 임원 명단 어디에도 김건희나 김명신이라는 이름이 없다”고 밝혔다. 

서동용 의원은 “협회 이사가 되려면 협회 정회원 자격을 갖춰야 하고, 그러려면 게임산업과 관련한 법인과 사업자등록을 할 개인사업자 이력이 있어야 하는데 김씨는 그런 자격이 없었다”며 “재직 증명서 위조 가능성에 대한 수사 착수를 해도 무방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씨가 2013년 안양대에 제출한 이력서에도 수상 경력 등을 거짓으로 쓰거나 학력을 부풀려 기재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2012년 윤 후보와 결혼 후 의혹도 제기됐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은 대통령의 부인에 대해 굉장히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가져왔다”며 “청년들은 실업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허위이력서를 작성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할 수 있다. 정말 말도 안되는 상황이고 이런 상황 막기 위해선 윤 후보의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배 민주당 최고위원은 같은 회의에서 “경력은 위조이고, 인생은 사기이고, 해명은 거짓이고, 14년 허위 경력 김건희씨 이쯤 되면 착오가 아니고 인생을 위조한 수준 아니겠냐”라면서 “한마디로 거짓말 끝판왕”이라고 말했다.

이날 여권 성향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윤 후보와 김씨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윤 후보 측 입장에선 언론 의혹 제기와 여당의 정치적 공세, 법적 공방에 대응해나가야 하는데 국민의힘 차원의 공식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금까지는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이 김씨 의혹에 대해 먼저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이 필요하다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러한 소극적 대응으로 배우자 논란이 미칠 파급의 심각성을 인지한 뒤, 당 차원의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 국민의힘, 김건희 비호 및 당 차원 빠른 대응 촉구

15일 하루 '김건희 리스크'에 파상공세를 맞은 국민의힘은 자칫 대선판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안고 '배우자 관리 대책'에 본격 들어갔다. (사진/국민의힘 선대위)
▲ 15일 하루 '김건희 리스크'에 파상공세를 맞은 국민의힘은 자칫 대선판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안고 '배우자 관리 대책'에 본격 들어갔다. (사진/국민의힘 선대위)

김종인 “대통령 부인 뽑는 게 아니다…내일(16일)까지 검토할 것”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김건희씨 의혹에 대해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말을 아꼈고, 내일까지 정확하게 검토할 것이라 밝혔다.

김 위원장은 1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대통령을 뽑는 거지 대통령 부인을 뽑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윤 후보가 관훈 토론회에서 대략적인 것은 다 해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지 못해 뭐라고 말씀드릴 수 없다. 남의 경력 사항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서 얘기할 수 없다”며 섣부른 추측을 경계했다.

김 위원장은 윤 후보가 과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 때와 다른 잣대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조국 사태 수사 때 기준이 어떤 것이고, 이것과 관련해서 무엇이 그 기준에 맞지 않는지 납득을 사실 못하고 있다. 정확히 알면 얘기할 수 있는데, 정확한 내용을 모른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김씨가 후보 부인으로서 적정 시기에 나타날 것이라며, 선대위에서 김씨 관련 의혹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는 “대중 앞에 안 나타날 수 없으니 적정한 시기에 적정한 방법으로 데뷔할 것”이라며 “자꾸 그 문제가 나오기 때문에, 나름대로 제대로 한번 검토해 보겠다”며 “오랜 시간이 안 걸릴 거라고 본다. 오늘이나 내일이라도 내가 정확하게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준석 “배우자의 결혼 전 일…후보에게 책임 물을 수 없다”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인 이준석 당대표는 지난 14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일부는 부인하고 또 일부는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기 때문에 그것대로 받아들여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대부분 거론되는 사안들이 후보자와 배우자가 결혼하기 전에 한참 전에 있었던 일로 보이기 때문에 그걸 감안해서 바라보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후보가 공직자로서 부인의 그런 처신에 대해서 결혼 이후에도 제지하지 못했다거나 이랬을 때는 다소 비난의 가능성이 있겠지만, 그 전의 일에 대해서 후보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과하다 이런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여러 가지 후보자의 배우자에 대한 보도나 관심이 많아지고 있지만 저는 그중에는 상당히 사실이 아닌 것도 많다"면서 "후보자의 배우자가 거기에 대해서 사안마다 명쾌하게 해명을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미 지난 1년 가까이 우리 후보자의 배우자에 대해서 굉장히 여권과 주변에서 많은 공격을 해왔기 때문에 후보자의 배우자가 저도 실제 만나본 결과 대중에게 노출되어도 지금의 그런 상황 속에서 만들어진 이미지보다 좋은 느낌일 것이다, 이렇게 판단한다"고 했다.

김재원 “해명해야 할 것과 사과해야 할 것 구분해야”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4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지금 언론에서 전화가 걸려오면 스스로는 억울한 마음에 억울한 심정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입장에서 아마 전화를 받아서 이야기한 것 같다”며 김건희씨가 전화인터뷰에 응한 상황을 추측했다.

그는 “그런데 결과적으로 악의적으로 자신을 공격하는 소재를 수집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되지 않을까. ‘내가 이렇게 억울하다. 그 점을 호소하고 싶다’고 해서 그렇게 편하게 전화를 받아 이야기 하는 것은 사실관계 확인에도 도움 되지 않고, 윤 후보에게도 도움 되지 않는다”고 당부했다.

김 최고위원은 “예를 들어 변명해야 될 건 변명하고 해명해야 할 건 해명하고 사과할 것은 또 사과를 해야 하는데 그것에 대한 구분이 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다”며 “사과하고 변명하고 해명하고 이것을 다 구분해야 하며 조금 더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근거로 듣는 국민들 입장에서 충분히 공감이 가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당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가 대비를 좀 더 해야 되고 결국 이 모든 것을 빨리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김씨의 허위이력 논란에 대해서는 “어쨌든 모든 사실관계가 다 허위라는 건 아니지만 재직증명서 내용이 일부 착오든 아니면 고의든 어쨌든 잘못 기재된 것은 틀림없는 사실 같다”며 “다만 한번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당시 게임산업이라는 것은 사실 거의 없다시피 했다. 회원 회사가 한두 군데, 두세 군데서 돈을 좀 낸다든지 해서 협회를 만든다든지 이런 경우가 굉장히 많다”며 “실제로 기획이사라는 이름으로 일을 한 것인지 전체적으로 한번 봐야 될 것 같다. 어쨌든 그렇다고 하더라도 협회가 공식적으로 설립되기 이전부터 재직증명 기간에 넣어서 그것을 근거로 이력서를 작성하고 제출한 것은 틀림없이 문제가 있다”고 했다.

협회 관계자가 언론 인터뷰에서 ‘김씨를 본 적이 없다’고 한 것과 관련해서는 “그분이 과연 그때 재직증명서를 발급할 때 사무국장인지 아닌지, 그분이 왜 그런 얘기를 하는지 규명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분이 과연 어떤 이유에서 그렇게 하고 있는지 그건 전혀 다른 이야기”라며 “이런 정치적인 상황이 있을 때 한 사람이 나와서 이야기하면 정의의 사도인 것처럼 볼 수 있다. 입장이 다른 분이 또 자신들의 주장을 강화하기 위해서 인터뷰를 가장해 할 수도 있다. 그러니까 그런 걸 한번 냉정하게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홍준표 “비리 프레임 갇히면 정권교체 힘들어…빨리 대처하길”

지난 경선에서 경쟁 후보였던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윤 후보에게 배우자 관련 의혹에 빨리 대응해 나설 것을 촉구했다.

홍 의원은 지난 14일 “1999, 2002 이회창 대선을 두 번이나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훌륭한 후보를 모시고도 두 자녀 병역비리 의혹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윤 후보 대선을 보면서 걱정이 앞서는 것은 부인, 장모 비리 프레임에 갇히면 정권교체가 참 힘들어질 거라는 조짐”이라고 보았다.

이어 “정권교체 욕구가 훨씬 높은데도 35% 박스권을 맴돌고 있는 이유도 빨리 파악해 대처 하시라”고 덧붙였다.

■ 진중권 “사실관계 규명 필요하나, 드러난 부분은 사과해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는 윤 후보의 대응을 질타하며 김씨의 부풀린 경력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

진 전 교수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왜 쓸데없이 변명을 하는지…. 사과해야 할 윤리적 상황을 돌파해야 할 정치적 상황으로 이해하는 듯”이라며 “그게 조국과 민주당이 걸었던 길 아닌가? 무엇이 옳은 길인지 너무나 분명하다”고 글을 올렸다.

그는 “진실게임으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며 “문제는 과장과 허위인데 일단 경력을 터무니없이 부풀린 것은 사실로 드러났으니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군말 없이 사과해야 한다. 그 자체로서 윤리적으로 비난받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재직증명서는 법적 문제까지 걸려있으니 일단 사실관계의 규명이 필요하다. 도장이 찍힌 증명서가 있으니 위조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듯. 과거의 일을 되돌릴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언제나 그렇듯이 문제의 정해는 정직한 해명과 진솔한 사과”라며 “캠프의 변호는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 아니, 그 다음에야 가능하다. 변호해야 할 것과 변호할 수 없는 것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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