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해석 오류, 평균 초혼연령은 전 연령대 대상으로 현재 트렌드와 별개
통계청 '2020년 혼인·이혼 통계'...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3.2세, 여성 30.8세

기혼여성 초혼연령 24.6세…남성은 28.3세 CG  (사진=연합뉴스)
▲ 기혼여성 초혼연령 24.6세…남성은 28.3세 CG  (사진=연합뉴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0 인구주택총조사결과 우리나라 여성의 초혼 연령이 24.6세로 나타난 것과 관련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제기된 의견에 따르면 최근의 만혼분위기와 맞지 않는 통계결과라는 것이다. 

통계청은 이에 대해 통계의 해석상의 오류라며 설명을 내놓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인구주택총조사는 5년마다 시행한다. 이번 조사는 2020년 11월 1일을 기준으로, 전체 가구의 약 20%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초혼 연령은 24.6세, 남성은 28.3세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기서 발표된 초혼 연령은 전 연령대의 초혼 연령을 평균 낸 것이란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즉, 최근 결혼한 사람뿐 아니라 수십 년 전에 결혼한 사람을 포함한 모든 연령대가 언제 결혼을 처음 했는지를 따져서 이를 평균 낸 것이다.

정남수 통계청 인구총조사과장은 "(지금보다는 젊은 연령대에 결혼했던) 50대 이상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평균 초혼 연령이 그만큼 낮게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 2020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 (사진=연합뉴스)
▲ 통계청 2020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 (사진=연합뉴스)

평균 초혼 연령을 연령대별로 보면 여성의 경우 15∼29세는 24.0세, 30∼39세는 27.8세, 40∼49세는 26.8세, 50∼59세는 24.5세, 60세 이상은 22.3세임을 확인할 수 있다. 30대는 전체 평균보다 높고, 40대와 50대, 60대는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남성의 경우도 15∼29세는 25.0세, 30∼39세는 29.6세, 40∼49세는 30.1세, 50∼59세는 28.4세, 60세 이상은 26.8세로 집계돼 연령대가 높을수록 평균 초혼 연령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번 조사를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와 비교하면 성별과 연령대에 따라 1.1세까지 상승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2015년 조사에서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은 15∼29세는 23.9세, 30∼39세는 27.3세, 40∼49세는 25.6세, 50∼59세는 23.9세, 60세 이상은 22.0세였다. 남성은 15∼29세 24.9세, 30∼39세 29.2세, 40∼49세 29.0세, 50∼59세 27.6세, 60세 이상 26.4세였다.

인구주택총조사의 평균 초혼 연령은 언제 결혼했는지에 상관없이 몇 살에 했는지를 보는 것이다. 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트렌드를 유추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 

만혼과 비혼 등 최근 현실을 보려면 통계청이 매년 발표하는 혼인·이혼 통계나 매월 발표하는 인구 동향을 살펴봐야 한다.

통계청이 올해 3월에 발표한 '2020년 혼인·이혼 통계'는 우리나라 국민이 작년 한 해 동안 전국의 시·구청과 읍·면사무소에 신고한 혼인신고서와 이혼신고서를 기초로 작성됐다.

이에 따르면 작년 혼인 신고한 사람의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3.2세, 여성 30.8세다.

남성의 경우 2019년에 비해 0.1세 줄었지만 10년 전과 비교하면 1.4세 늘었다. 여성의 경우 2019년보다 0.2세 높아졌고 10년 전과 비교하면 1.9세 늘어나 199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

남성의 연령별 혼인율(해당 연령 남자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은 30대 초반이 47.6건으로 가장 높고, 20대 후반(25.2건)이 뒤를 이었다. 

여성의 연령별 혼인율은 20대 후반(44.9건), 30대 초반(44.0건) 순으로 높았다. 

통계청 2020년 혼인·이혼 통계 연령별 혼인율(여자) (사진=연합뉴스)
▲ 통계청 2020년 혼인·이혼 통계 연령별 혼인율(여자) (사진=연합뉴스)

작년 혼인 건수는 혼인신고 기준 21만3500건으로, 1년 전보다 10.7% 감소해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70년 이래 최소치를 기록했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은 4.2건으로 전년 대비 0.5건 줄면서 역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혼인·이혼 통계가 (인구주택총조사보다) 현실을 더 반영한다고 보면 된다"며 "이를 살펴본 결과 만혼, 비혼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월별로 발표되는 인구 동향에는 초혼 연령은 집계되지 않지만, 혼인 건수 등을 통해 최근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다.

이달 24일 발표된 '9월 인구 동향'에 따르면 9월 혼인 건수는 1만3733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4% 감소했다.

올해 3분기 혼인 건수 역시 4만4192건으로 작년 동기 대비 6.8% 감소했다. 3분기 연령별 혼인율은 작년 동기 대비 남성은 30대 초반(-3.2건)에서, 여성은 20대 후반(-5.0건)에서 가장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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