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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 11월 좌담회 전문 ⑤] 종전선언,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나?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지난 11월 23일 ‘D-100일, 20대 대선의 흐름을 진단한다’란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김능구 : 지난 달에도 한반도 종전선언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최근 미국과 상당히 우호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국민에게 기대감을 줄 만한 이인영 통일부장관이나 외무차관 등 당국자들의 멘트도 있었다. 종전선언과 함께 북한에 대한 대선후보들의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주시기 바란다.

황장수 : 종전선언과 관련해서, 오늘 동아일보를 보면 미국 측이 정전 체제를 유지하는 종전선언에 동의해준다고 전하고 있다. 그러니까 유엔사 해체나 한미동맹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조건을 달고 종전선언을 한다는 건데, ‘정전체제를 유지하는 종전선언’ 그게 말장난에 불과한 거 아닌가? 그래서 저는, 이 정권이 어떻게든 미국이 종전선언이라는 말 자체만이라도 찬성해주면 그걸 들고 내년 2월 베이징에서 뭘 해보려고 하는 것이 첫째 목적이고, 두 번째는 혹시 정권을 상실하거나 또는 이재명으로 정권이 연장된다 하더라도 종전선언에 말뚝박기를 해서 이후의 정권들이 그걸 다루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기 위한 목적이라고 본다.

제 생각에 미국의 입장을 좀 일방적으로 해석해서 한국 언론에 흘린 기사 같은데, 중국과의 문제 등 복잡한 문제가 있기 때문에,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한국 정부가 던지는 어떤 형태의 종전선언도 공식적으로 찬성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 다음에 이번 한미일 외교차관 회의가 깨진 원인은 김창용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 때문이 아니다. 일본입장에서는 한국의 종전선언이 ‘문이 주도하는 친중 전략에 말리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차마 ‘종전선언을 반대해서 깼다’라고는 하지 못한채 엉뚱한 핑계를 잡고 나타나지 않은 거다. 한국이 그럼 우리라도 종전선언에 대해 기자들 앞에 설명하겠다고 주장하니, 미국이 회견에 나오지 말고 혼자 정리해서 끝내겠다고 한 모양으로 보인다.

문 정권은 퇴임하기 전에 뭔가를 만들어놓고 가려고 하지만, 여기에 몰두할 만큼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것인가를 봤을 때,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전에 북한을 방문했지만 사실 별 의미가 없는 것이었다. 나중에 여러 가지 구설수에 올랐는데, 마찬가지로 의미 없는 일에 몰두하고 있는, 일종의 자기 최면이라 생각한다.

차재원 : 동아일보 기사는 아마 우리의 희망이 담긴 이야기들을 이렇게 흘린 게 아닌가 생각되는데, 정전협정을 유지하면서 종전선언을 하는 것에 대해 미국은 어느 정도 좋다고 반응할 수 있지만, 제가 생각할 때 이 정도의 종전선언을 과연 북한은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것이 문제다. 북한은 종전선언을 대북적대시 정책 철회의 시발점이라고 보고 있다. 정전협정 체제를 유지한 상태에서의 종전선언이라는 것 자체가 껍데기에 불과한 것 아닐까라고 생각한다면 북한이 과연 이걸 받아들일 것인가. 북한 입장에서는 실질적으로 대북적대시 정책이 철회되면서 뭔가 대북제재 완화의 물꼬를 트는 쪽으로 가야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에, 북한의 반응이 가장 중요한 관건이다. 두 번째는 종전선언 하는데에 있어서 정전협정 당사자 중에 하나인 중국의 태도인데, 중국을 종전선언에 끼우려고 하는 것은 아마 문재인 정부의 입장인 것 같은데, 지금 미중 간 대립과 갈등이 점점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최근 바이든과 시진핑이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했지만, 끝나자마자 나온 이야기가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미국이 외교적 보이콧을 하겠다는 거다. 베이징 올림픽을 종전선언의 무대로 삼으려는 우리의 생각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의 의지와 달리 여러 가지 객관적인 상황 자체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여야 후보들 중에서 윤석열 후보가 종전선언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저 개인적으로는 종전선언이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기 때문에,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게 아니라 뭔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하나의 방안으로 삼아갈 수 있다는 유연한 사고방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홍형식 : 지난번에도 얘기했듯이 미국은 우리나라의 정권교체기를 상황관리하는 측면이 있다. 임기 중 중점사업으로 추진한 것을 밀어붙이는 문재인 정부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미국은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을 때 이 문제를 어떻게 조율해야 될지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미국의 복잡한 계산에 더해서, 북한은 분단 이후 60년, 70년 동안 내부적으로 인민에게 해놓은 이야기가 있다. 모든 상황을 남북과 미국의 문제로 정당화 시켜서 현재까지 고난의 길을 걸어왔는데, ‘아무런 성과 없이 종전을 한다’는 것도 쉽지 않은 거다. 누누이 이야기 했지만, 현 정부가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남북 문제를 바라보는데 북한은 북한 나름대로 내부의 문제가 별도로 있다. 그것을 감안해놓고 보면, 북한이 요구하는 전체는 아니어도 60~70% 이상 아니면 최소 50%라도 들어줘야 북한이 움직일 텐데, 현 정부가 미국을 상대로, 그것도 국민의 여론정서를 감안해서 설득하면서, 북한의 기대를 충족하는 조건으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중재자적 협상력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노무현 대통령 임기 말에 남북 정상회담 한 것과 똑같은, 그런 모양이 오버랩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김능구 : 정전체제가 유지된 상태에서의 종전선언, 아마 UN군 문제가 있고, 일본도 종전선언이 되면 후방기지가 무력화되는 이슈가 있다 보니까, 거기에서 아이디어가 나온 것 같다. 종전선언이 남북관계를 풀어나가는 계기가 된다는 이야기를 해 왔는데, 서로 협의하는 과정 속에 북한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는, 어쨌든 북한이 대화의 장에 나와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정도의 무엇을 미국이 내놔야 되지 않나 생각하게 된다.

윤석열 후보는 남북관계라든지 북핵문제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조언과 함께 연구를 하고 있고, 그래서 안보에 대해서 책임지는 대통령의 삶, 정책과 비전들을 제시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이재명 후보 같은 경우는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 미중 균형외교를 강조하는데, 한편으로는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한편으로는 역사적 진전을 꾀하겠다는 이야기 같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가 그동안 겪었왔듯이, 남북관계 또한 국제정세 흐름과 따로 놀 수 없는 것이고, 베이징 올림픽을 외교적으로 보이콧 한다고 하니까 이러저렇게 움직여보려고 하는 문재인 정부로서는 갑갑한 현실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차재원 : 조금 더 이야기를 하면, 최근에 대북정책과 관련해서 윤석열 후보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북한의 지도부가 결단을 내린다면 비핵화 진전에 따른 경제지원과 협력사업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것은 어떻게 보면 2007년도 이명박 후보의 ‘비핵·개방·3000’하고 상당히 유사하다. ‘북한이 먼저 비핵화를 하고 개방하면 도와주겠다’는 것 자체가, 사실은 ‘우리는 지켜볼게, 너네는 하는 거 해봐라, 하면 도와줄게’ 이런 식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뭔가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사태를 해결하려는 노력과는 조금 동떨어졌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벌써 10 몇 년 전의 버전인데, 아까도 말씀드린 종전선언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인 태도에서 좀 벗어나서 좀 더 적극적으로 뭔가를 해결하려는 모습으로 나와야 되는 것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재명 후보가 최근에 미국의 상원의원 만났을 때 카스라-태프트 밀약 이야기 한 것이 있는데, 일본이 한국을 병합하게 된 원인을 마치 그것인 양 단정하는 태도, 저는 그런 식의 역사인식은 정말 위험하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대한민국 국정을 이끌어야 될 대통령이 역사의 한 단면만 보고 그것이 마치 전체인양 이야기하는, 그런 식의 역사인식은 정말 위험하다는 것이다. 카스라-태프트 밀약은 일본이 한국을 병합하는 촉매 역할을 했을지는 몰라도 가장 큰 원인은 아니라는 것이고, 만약 자신의 진보성을 나타내기 위해 그렇게 이야기한 것이라면 위험한 것이다. 그런 부분들은 앞으로 지양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김능구 : 아마 다음주부터 초반 판세의 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각 당이 선대위를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주목되고, 이제는 각 당 후보들이 내일의 대한민국을 어떻게 설계하고 끌어나갈지도 국민들 앞에 내놓는 그런 시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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