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지난 11월 23일 ‘D-100일, 20대 대선의 흐름을 진단한다’란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김능구 : 국힘은 본래 대장동에 대한 특검을 주장했고, 이재명 후보는 조건부 특검을 수용했다가 이제 조건 없이 특검을 수용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지금 원내대표 교섭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과연 특검이 대선 전에 진행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부분 하고 마지막으로 이번 대선에서 2030의 선택, 흔히 말하는 MZ 세대의 선택이 대선판을 좌우하지 않겠나라는 예측들이 많다. 두 가지 이야기를 하고 마무리하겠다.

황장수 : 특검은 이재명도 계산을 다 했을 거다. 합의해서 표결처리하고 준비기간을 가지면 대선 전에 의미 있는 수사가 안 될 거란 판단을 했기 때문에, 초반에는 시간을 끌다가 저렇게 나오는 건데, 국민들한테 자신이 떳떳하다는 효과를 만들기 위한 일종의 전술이다. 그래서 특검은 현실적으로 대선 전에 물건너갔다고 본다,

MZ 세대의 선택이라는데, 요즘 MZ 세대들이 옛날 운동권처럼 이념적으로 조직화되지는 않았지만, 느낌으로 판단을 하는 세대들이다. 그래서 단기간의 대중적인 선거캠페인으로 표를 얻거나 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지금까지도 말은 안 하고 좀 빠져있는 젊은 세대들이 많은데, 이 사람들은 지금까지 윤석열과 이재명, 두 사람을 바라보면서 느낀 부분들이 있을 것이고, 결국 자신의 감성으로 다가오는 느낌, 그런 것들로 투표를 선택할 거다. 개별화되어서 나타나는 일종의 집단지성처럼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MZ 세대를 잡기 위해서 이제 와 뭘 던지고 마치 그들의 고민을 이해하는 듯이 하는 것은 별 효과가 없을 거다. 지금까지 흘러온 정치판을 바라보는 이들의 시각이 자신이 처해져있는 입지와 맞물려서 투표로 나타날 건데, 전체적으로 봐서는 여권이 2030으로 인해 불리할 거라고 본다.

홍형식 : 내가 지난 4월 한 월간지에 이번 선거는 2030과 중도층이 결정한다고 썼다. 스윙보터로서 캐스팅 보트의 역할을 하는데, 그럼 중도와 2030 중 누가 우위에 있는가 보면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하듯이 2030이 우위다. 2030의 특징은 정책적 편익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자기네들의 절박한 상황을 이해해주고, 취업, 주택 등 자기 미래를 열어줄 수 있는 정책을 보고 판단을 한다. 이념지향적이지도 않고, 지역주의적이지도 않다.

후보들은 이런 부분을 해주면 되는데, 보수는 소위 부동산 기득권의 틀을 못 벗어나고 있고, 민주당은 40대 중심 노동기득권 세력의 이익 틀을 못 벗어난다. 그래서 이재명이나 윤석열, 둘 다 이 층들이 기대하는 정책적 편익을 제공하기 쉽지가 않다고 본다. 그러면 이들과의 정서적 소통감이라도 있어야 되는데, 사실 이 부분은 지난 대선 때 이재명이 문재인보다 20세대에게 지지율이 높았듯이, 이재명이 조금 유리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이재명의 화법이나 이런 것들을 보면 2030 세대가 좋아하지 않을 모습이다. 굉장히 합리적인 논증을 원하는데 이재명의 화법을 보면 프레임과 비합리적인 책임전가 등 2030이 배워왔던 논증 방법과 전혀 다르다는 거다. 내가 볼 때는 윤석열은 그렇다 치더라도 좀 더 정서적으로 같이 갈 수 있었던 이재명조차도 아까 이야기했듯이 포스트 탄핵, 포스트 코로나 시절의 정서를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황 소장이 이야기하셨듯이 두 후보가 2030 세대를 잘 잡지 못하고 있다. 현재 여론상으로는 두 후보 다 2030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 상태에서 윤석열 후보가 약간 우위에 있다. 한 가지 더 이야기하자면, 2030에는 젠더 문제가 하나 들어가 중첩되어 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도 2030을 잡는다는 것이 쉽지 않은 문제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2030이 이번 선거를 결정할 거라고 본다.

차재원 : 저는 사실 특검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타결이 될 거라고 본다. 특검을 안 받고는 어느 정파든 이 국면을 돌파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정치적인 계산에 따르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특검은 대선 전에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마무리는 안 되겠지만, 특검이라는 것 자체가 한 번 시작되고 나면 그것이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는 아무도 자신할 수 없다. 제 생각에는 쌍득검이 되든 아니면 대장동 특검 하나로 국한되든 간에, 특검을 맡는 사람 자체가 이 사안의 엄중성을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쌈싸먹지는 않을 것’ 같다. 최선을 다해서 수사를 할 것 같은데 이 과정에서 뭐가 튀어나올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수사 진행과정에서 뭔가 여러 가지 돌발변수들이 많은 텐데, 그것이 이재명한테 유리할 것인지, 윤석열에게 유리할 것인지 아무도 모르지만, 이거 자체가 저는 선거판에 상당한 영향력을 줄 수 있다고 보는 거다. 그래서 양쪽 다 특검을 이야기하면서도 막상 들어가려고 하니까 뭔가 주저하는, 그런 생각들이 지금 작동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저는 특검문제는 선거 전에 결과가 안 나온다 하더라도 대선 기간 중에 특검이 시작된다는 것 자체가 선거판세에 상당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2030의 문제는, 이재명, 윤석열 모두 2030 세대가 캐스팅보트고 이 표를 잡아야 된다는 부분에는 생각이 일치하고 있는 것 같다. 저도 2030이 결국은 키를 쥐고 있는 것 아닐까 생각하는데, 사실 이재명 입장에서 보면 2030과 관련해서 넘어야 될 벽이 큰 것 같다. 소위 조국의 강을 빨리 건너야 되는데 아직까지 뭔가 머뭇거리고 있다. 조국의 강이라는 것 자체가 기득권 세력들의 위선과 오만인데,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진정한 자기 반성을 보여줄 수 있냐의 문제다. 윤석열의 입장에서도 2030과 감성적인 접근을 하려고 노력했다. 예를 들면, 인스타그램에 반려견을 계속 올리고 했는데, 결국 개사과 문제 때문에 접어버렸다. 이런 식의 쇼가 아니라 진정성 있게 2030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들은 만들어내면서 소구력을 갖고 와야 되는데, 이걸 관리할 수 있을 것인가에 의문이 있다. 또 하나 윤석열의 입장에서는 아까 말했던 상당히 남성 편향적인 이준석의 언행들을 제어할 수 있는가 하는 것도 상당히 큰 요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능구 : 2030이 이번 대선의 승부를 가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인데,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면 2030은 가장 부동층화 되어 있고 지지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게 20대는 60%가 넘게 나온다. 그런 측면에서 아까 홍 소장님이 말씀하신 스윙보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2030에는 젠더 갈등이 같이 맞물리고 있고, 이준석 당 대표가 젠더갈등을 업고 가는 모습이 보여서, 나중에 저건 부메랑처럼 다시 본인한테 마이너스로 찾아올 수 있다고 다들 지적하고 있다.

민주당 일부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제가 볼 때 20대가 보수화 된 건 아니다. 다만 탈 이념화, 탈 진영화 됐다고 봐야 될 거다. 고정 지지층은 확증편향, 자기들이 보고싶은대로 생각하는대로 하고 싶겠지만, 스윙보터들에게는 정책이라든지 비전이 갖는 의미가 또 다르다. 과연 진정성을 가지고 정책들을 내놓고 있는가. 실천하려고 하는가. 이런 모습들을 지켜보는 거고, 그런 측면에서 이재명 후보는 경기도지사, 성남시장 시절의 성과를 이야기하고 있고, 윤석열 후보 같은 경우는 어쨌든 공정과 상식으로 하겠다고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저는 스윙보터들에 대한 결판은 TV 토론에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TV 토론에서 여러 정책들을 내놓고 실천을 약속할텐데, 과연 그것을 누가 정해주고 있는 건지, 아니면 본인의 체험과 고민 속에서 자기의 철학이 묻어있는 정책을 내는 것인지, 저는 젊은 친구들이 똑똑하기 때문에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 지금은 어느 누구도 20~30대의 지지를 확보했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홍준표 후보가 들어갔을 때는 차이가 컸는데,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의 차이는 크지 않고, 윤석열 후보가 조금 앞섰다고 하는데 지켜봐야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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