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포탈퇴출은 2중 제재” 강하게 반발
"검증 안 된 정보 사실 위주 정보 전달 역할" 주장
"양대 포털 공간에서 독자들의 만남을 사실상 차단하는 조치"
“네이버·카카오, 독점규제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금지 원칙 위배”

연합뉴스 전경 <사진=연합뉴스>
▲ 연합뉴스 전경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박철성 기자] 네이버·카카오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가 지난 12일 연합뉴스가 '기사형 광고'를 내보낸 점을 문제 삼아 뉴스콘텐츠 제휴 해지를 네이버와 다음 두 포털에 권고했다.

제평위의 재평가 심의 결과 현재의 '컨텐츠 제휴' 등급에서 '스탠드(네이버) 및 검색(다음) 제휴' 등급으로 강등 조치가 결정되었다. 이에 18일 자로 네이버와 다음 두 포털은 "연합뉴스와의 컨텐츠 제휴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다.

따라서 오는 18일부터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의 기사가 포털 사이트에서 최소 1년간 노출이 중단된다. 이는 ‘기사형 광고’ 제재에 대한 재평가 과정에서 강등조치를 받았다.

하지만 연합뉴스는 이미 ‘기사형 광고’로 “지난 9월8일부터 10월10일까지 32일 동안 포털 노출 중단이란 중징계를 받았고 이에 대국민 사과 성명서도 냈다”면서 “관련부서를 폐지하고 그동안의 수익금은 사회적 환원을 약속했는데도 불구하고 또 다시 1년간 포탈퇴출은 2중 제재”라며 강하게 반발해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지난 11월12일 재평가 대상에 오른 연 300억 원의 정부재정보조금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연합뉴스 외 9개 매체에 대해 심사를 진행한 결과 연합뉴스와 스포츠서울이 함께 강등 조치를 받았다고 전했다.

재평가 대상 매체(네이버 기준)는 뉴스콘텐츠 제휴 2곳, 뉴스스탠드 제휴 1곳, 검색 제휴 6곳으로, 특히 지난 7월 홍보사업팀을 통해 기사형 광고 2000여 건을 송출한 연합뉴스가 뉴스콘텐츠 제휴사인 공영언론사 퇴출 평가 심의위 재평가대상에 선정됐다.

재평가 심의위원회는 제휴 규정에 따라 자체 기사 비율, 기사 생산량, 윤리적 실천 의지의 ‘정량 평가’(20%)와 윤리적 요소, 저널리즘 품질 요소, 이용자 요소 등의 ‘정성 평가’(80%)를 한 결과 퇴출이 확정됐다.

네이버는 재평가로 탈락된 연합뉴스의 뉴스 콘텐츠제휴 계약을 해지했고 다만 영문판 연합뉴스의 경우만 뉴스스탠드 지위는 인정된다. 하지만 카테고리를 변경하지 않으면 국내 뉴스는 스탠드에 입점할 수 없으므로 결국 ‘검색 제휴’와 마찬가지다. 네이버에 있는 연합뉴스의 뉴스편집판, 기자 구독서비스도 같은 날 모두 종료된다.

카카오(다음)는 뉴스스탠드 지위 없이 '검색 제휴'로 강등된다. 검색제휴는 기사제목이나 기사내용으로는 검색만 가능하다. 

연합뉴스 기사는 18일부터 포털 뉴스란과 랭킹 등에서 사라지고 단지 '검색' 결과로만 볼 수 있게 됐다. '네이버 뉴스' '다음 뉴스' 메뉴에서 사라진 연합뉴스 전체 기사는 오로지 연합뉴스 홈페이지에서만 구독이 가능하게 된다. 

네이버 컴퓨터(PC) 메인화면의 ‘연합뉴스 속보’ 배너도 없어져 연합뉴스가 포털에 기사 제공 대가로 매년 100억 원가량 받고 있는 배너광고도 사라지게 된다. 이에 연합뉴스는 금전적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검색 제휴’는 검색결과만 노출되는 가장 낮은 단계의 제휴로 한 매체당 무작위로 배정된 평가위원이 최소 9명씩 참여한 평가점수 중 최고점수와 최저점수를 제외한 평균 점수로 포털심사에서 60점 이상만 받으면 되는 진입장벽 등급이 낮은 ‘제휴’다.

‘뉴스스탠드 제휴’는 기준점수는 70점 이상으로 포털에서 네이버 PC 첫 화면의 ‘스탠드 구독’을 운영할 수 있는 매체다.

‘콘텐츠 제휴’는 심사에서 80점 이상을 받아야 하며 포털의 최상위 제휴이다. 포털에서 언론사의 기사를 구매하며 금전적 대가를 언론사에 지불한다. 또 포털 검색 시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되지 않고 포털 사이트 내에서 기사를 볼 수 있는 제휴매체다.

사실 뉴스제휴평가위는 국가기간통신사인 연합뉴스가 10년간 광고를 2000건 가량 기사처럼 써서 올린 사실을 문제 삼았다.

이런 기사형 광고가 홍보사업팀 명의로 기업과 공공기관으로부터 돈을 받고 써 준 기사라는 게 제휴평가위가 보고 있는 입장이다.

성기홍 연합뉴스 사장은 "네이버와 카카오 양대 포털 공간에서 연합뉴스와 독자들의 만남을 사실상 차단하는 납득할 수 없는 조치"라며 "연합뉴스는 향후 이번 사태에 대해 법적 조치를 비록해서 다각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입장문을 통해 밝혔다.

하지만 언론계에서는 정부로부터 매해 300억원 가량의 구독료를 받고 있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가 기업의 제품을 소개하는 광고 홍보성 기사를 송출해 왔다는 점에 대해 이번 퇴출조치는 마땅한 제재라는 시각도 있다.

김동민 심의위원회 위원장은 15일 "제평위 6기 출범 이후에 재평가 통과 비율은 전년과 비교해 높아졌지만 재평가 매체가 줄어든 영향도 있었다"면서 "기존 매체의 재평가는 위원들의 평가가 조금 더 엄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하고는 ”특히 양질의 기사에 대한 뉴스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합의가 형성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네이버·카카오, 독점규제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금지 원칙에 위배

한편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15일 "네이버·카카오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의 이번 제재는 독점규제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금지 원칙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언론의 자유 및 국민들의 알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조치"라며 네이버와 카카오에 시정 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해달라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또한 사준모는 "유튜브 등을 통해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제약 없이 국민에게 전파되는 상황에서 연합뉴스를 포함한 언론사들은 사실 위주로 국민에게 정보를 알리는 중대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언론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는 이 시점에 네이버·카카오의 과도한 제재는 연합뉴스뿐 아니라 다른 언론사의 언론의 자유에도 심각한 제약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사준모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운영하는 포털은 국민 대부분이 이용하는 인터넷 이용 매체"라며 "네이버와 카카오는 언론사의 포털 진입 및 배제를 심사·결정할 권한도 있는 만큼, 시장지배적 사업자로서 지위가 인정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독점규제법은 '정당한 이유 없이 다른 사업자의 상품 또는 용역의 생산·공급·판매에 필수적인 요소의 사용 또는 접근을 거절·중단하거나 제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며 "제평위의 이번 제재는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해당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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