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미진할 경우' 조건부 특검, 여론 안 좋자 '수습'
민주당 "검찰 수사가 충분히 된 이후 특검"
정의당 "그동안 충분히 미진했다. 특검 빨리 받아야"
국힘 "적당히 여론 무마 위해 특검 수용하는 척"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달 2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의회 입구에서 '화천대유'와 관련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달 2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의회 입구에서 '화천대유'와 관련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우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선 후보의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에 대한 특검 수용을 '검찰 수사 이후'로 정했다. 그동안 '검찰 수사가 미진할 경우' 조건부 특검을 받겠다고 한 이재명 후보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해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12일 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단 회의에서 "이재명 후보가 관훈토론에서 특검도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라며 "현재 진행 중인 철저한 검찰 수사, 그리고 공수처 수사를 다시 한번 강조하는 취지다"라고 했다. 

송영길 대표는 "지금 단계에서는 검찰과 공수처 수사에 협력해야 한다"라며 사실상 특검 불가를 못 박았다.

고용진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여론에서 특검 지지도가 높은데 여당이 회피하는 것처럼 얘기하니 이재명 후보가 (조건부 특검 수용을) 말한 것이다"라며 "이 입장은 '수사 결과를 전제로 한 특검 수용'으로 보면 된다"라고 정리했다.

그동안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가 '특검 불가' 입장에서 '조건부 특검'으로 선회한 이유는 '잘못이 있으니까 특검을 반대한다'는 이미지를 불식하려는 측면이 컸다.

이번 민주당의 공식 입장으로 정해진 선(先) 검찰 수사, 후(後) 특검 결정은 결국 특검을 받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1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 10명 중 7명이 대장동 특검을 요구하는 만큼, 조건 없이 특검을 수용해야 한다"며 "이재명 후보가 잘못한 게 뭐가 있느냐는 식으로 나온다면, 국민들이 생떼를 부리고 있다는 얘기냐"고 반문했다.

정의당 이동영 수석대변인도 "그동안 검찰수사는 충분히 미진했다. 더 이상 얼마나 더 미진해야 특검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냐"면서 "궁색한 답변이다"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대장동 검찰 수사는 수사 의지를 의심받을 정도로 이미 충분히 미진하다"라며 "(이 후보의 말은 특검을) 안 받겠다는 말장난"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도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나 "결국 적당히 여론을 무마하면서 마치 특검을 수용할 듯한 자세를 보여서 결국은 피해 나가기 위한 일시 국면 전환용 꼼수"라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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