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외의존도 높은 산업 구조로 중국 경기 둔화 영향 더 받아 
글로벌 병목 현상 장기화, 높은 금리·물가 이중고 
"코스피 일드갭·배당수익률 떨어져…변동성 커져"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주가지수 전광판 (사진=연합뉴스)
▲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주가지수 전광판 (사진=연합뉴스)


최근 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와 유사하게 움직이지 않고 다른 흐름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시장의 궁금증이 높아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0.2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0.09%), 나스닥 지수(0.07%)가 일제히 상승하며 2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 기록을 썼다. 특히 S&P500 지수는 처음으로 4700선을 넘었다.

반면 코스피는 외국인 매도 여파로 3000 아래에서 등락을 반복 중이다.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는데도 우리 증시는 내리막길을 걷는 탈동조화, 즉 디커플링(decoupling) 현상의 원인으로 시장 안팎에서는 통화정책 정상화, 공급망 병목 현상,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등을 지적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국내 증시가 다른 나라보다 높은 채권금리와 물가에 상당히 영향을 받고 있다는 진단이다. 

현재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최근 3년 만에 연 2%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의 상대적 매력도를 보여주는 일드갭(Yield Gap·주식의 기대수익률과 국채 5년 수익률의 차이)은 7.1%포인트로 내려 앉았다. 이는 2010년 이후 장기 평균인 7.8%포인트를 하회하는 것이다.

금융투자 관계자는 "코로나19 국면에서 개인 투자자 자금이 막대한 규모로 유입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코스피 일드갭 상승이 있었다"며 "채권 금리 상승에 따른 일드갭 하락은 개인 자금 유입 속도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스피 배당수익률도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채권 금리 아래선을 형성하고 있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배당수익률은 1.9%로 3년 만기 채권 수익률보다 낮다.

관계자는 "국내 채권 금리 상승이 주식시장 매력을 상대적으로 떨어뜨렸고, 개인 자금 유입 둔화와 주가 상승세 둔화로 이어지는 '이중고'를 야기했다"며 "이는 외국인 자금 유출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변동성이 과거보다 커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연말 쇼핑 시즌, 석유수출국기구(OPEC) 원유 증산 정책 고수, 에너지 수급 불균형 지속으로 연말까지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우려가 있다"며 "연말까지는 변동성을 감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 차별화의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물가 상승 압력이다.  

지난 9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7.5%로, 2011년 4월 역대 최고치(8.1%)를 기록한 이후 10년 5개월 만에 가장 높다. 10월 소비자물가는 3.2% 올라 2012년 1월(3.3%)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생산자물가 상승은 주로 유가 상승 등 원자재 가격 상승세와 동행하는데,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은 국내 무역수지 적자 폭 확대 혹은 흑자 폭 축소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거나 중국 불확실성이 해소될 사인이 보이면 한미 증시 디커플링 현상도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힘을 못 쓰는 이유는 공급망 병목에 더 취약한 산업 구조와 높은 중국 의존도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우리나라 산업 구조의 대외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병목 현상 장기화에 취약하며 특히 중국 전력난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 심화가 코스피 매력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이와 달리 서비스업 비중이 커 경기 회복 체력이 강화돼 양적 완화 축소를 공식화했으나 제조업 비중이 큰 우리나라는 중국 경기 둔화 우려 영향을 더 받는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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