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맞추기·수신호 증거...법원 "혐의소명·증거인멸 우려있어" 
김만배, 미국 체류 남욱에 전화...청사복도서 수신호 장면 CCTV 포착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왼쪽)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오른쪽) (사진=연합뉴스)
▲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왼쪽)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오른쪽) (사진=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챙긴 의혹을 받는 업자들의 잇따른 구속이 결정되면서 검찰 수사가 진전을 보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4일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천화동인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에 대해 검찰이 특경법상 배임,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가 구속된 것은 그간의 증거인멸 정황이 드러나면서이다. 

서울중앙지법 서보민 영장 전담 부장판사와 문성관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 염려가 있다"며 각각 김씨와 남 변호사의 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두 사람이 수사 과정에서 일부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고 이를 법원이 인지한 것으로 법조계측 인사들은 파악하고 있다. 

실제 검찰은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사진 자료 등을 제시하며 두 사람이 대질조사 이후 서로 말 맞추기를 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제시한 자료는 조사를 마친 남 변호사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중 대기실에 있던 김씨가 남 변호사 쪽으로 다가와 손가락으로 숫자 4를 표시하는 장면이 찍힌 청사 내 폐쇄회로(CC)TV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김씨가 뇌물 5억원 중 수표 4억원 부분에 관해 남 변호사와 의사소통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검찰은 이 4억원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거쳐 정민용 변호사, 남 변호사에게 전달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김씨는 유 전 본부장에게 수표를 준 적이 없고 남 변호사에게 차용금 변제 용도로 줬다는 설명이다. 

검찰은 대장동 의혹이 불거질 무렵 김씨가 미국에 체류 중인 남 변호사에게 전화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미 두 사람에 대한 수사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공모관계인 이들의 연락 정황도 증거인멸 시도라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검찰은 남 변호사가 휴대전화에 전자 정보를 완전히 삭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설치, 통화기록 등을 삭제했고 기존에 쓰던 휴대전화는 일부러 파기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남 변호사는 이에 대해 기존 휴대전화는 분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 측 조사에 의하면 남 변호사의 휴대전화에 해당 프로그램을 설치하도록 도운 이가 김씨라는 것이다. 

이밖에 검찰은 남 변호사가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지난 1일 대장동 사업 공모지침서를 작성한 정 변호사를 35억원대 사기 혐의로 갑자기 고소한 것도 처벌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고 의심하고 있다. 

남 변호사는 정 변호사에게 준 35억원이 사업 투자금일뿐 뇌물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갑작스러운 고소를 벌인 것이라는 것이다. 현재 이 고소건은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에 배당돼 있다.

대장동 의혹 핵심 인물 현황 (사진=연합뉴스)
▲ 대장동 의혹 핵심 인물 현황 (사진=연합뉴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