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MBC 국민의힘 TK지역 합동토론회
유승민 “전두환 정권은 헌법 1조 부정…평가 자체 불가”
홍준표 “5공 시대에 정치가 있었나, 독재만 있었다”
원희룡 “역대 대통령들마다 인사 스타일‧철학 다 달라”
윤석열 “5·18,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으로 승화시켜야”

20일 오후 대구 MBC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자 대구·경북 합동토론회 시작 전 후보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준표, 원희룡, 유승민, 윤석열 후보. <사진=연합뉴스>
▲ 20일 오후 대구 MBC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자 대구·경북 합동토론회 시작 전 후보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준표, 원희룡, 유승민, 윤석열 후보.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11월5일 국민의힘 대선주자 선출을 앞두고, 20일 당의 텃밭인 대구에서 4명의 후보가 격론을 벌였다.

이날 토론에서의 핵심은 윤석열 후보의 '전두환 옹호' 발언이었다. 홍준표‧유승민‧원희룡 후보 모두 이를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나 윤 후보의 사과는 없었다. 대신 경선 후 광주를 방문해 위로하고 보듬겠다고 밝혔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19일 부산에서 당원들과 만나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다. 그거는 호남 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고 말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20일 오후 국민의힘 대권주자 윤석열,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4명은 대구MBC에서 열린 대구·경북(TK) 지역 합동토론회에서 맞붙었다. 이날 토론은 광주, 제주, 부산·울산·경남에 이어 네 번째 지역 합동토론회다.  

劉 “제2의 전두환이 되려는가?” 尹 “전두환에 무기징역 선고한 사람”

유 후보는 윤 후보에게 박정희‧전두환 전 대통령간 차이를 물으며, 5‧18 같이 민간인은 살인하지 않은 박 전 대통령과 달리 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공과를 논할 수조차 없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발언의 일부만 자른 것이라며 각 영역 전문가에게 맡기는 위임의 정치 등 지난 정부에서 평가할 만한 부분이 있으면 가져다 써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유 후보는 윤 후보의 전날 발언에 대해 “5·18과 12·12를 빼고 평가를 할 수가 있나”라며 “‘부동산 문제, 조국 문제를 빼면 문재인 정권 잘했다’, ‘일본에 나라 팔아넘기지 않았으면 친일파들 잘했다’, ‘병역 기피만 안 했으면 스티브 유 잘했다’는 것과 유사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선 공과 과가 있다고 평가하지만 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그렇게 평가 안 한다”면서 “박 전 대통령은 5·16 쿠데타로, 잘못된 방법으로 정권을 탈취했지만 5·18과 같이 민간인에게는 살인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면서 “전두환 정권은 헌법 1조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공화국이란 것을 부정한 정권이다. 설사 경제를 잘했다고 해도 평가할 수가 없다”며 “혹시 윤 후보께서 ‘내가 제2의 전두환이 되겠다’고 생각하고 계시나”라고 몰아붙였다.

이에 윤 후보는 “대학 시절에도 5·18 직전에 벌어진 12·12 군사 반란에 대해서 모의재판장을 하면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바가 있다”며 “역사 인식은 변함이 없고 어제 제가 말한 걸 앞에만 뚝 잘라서 말씀하신 것 같다”고 항변했다.

유 후보는 “(발언을) 다 봤다”면서 “모의재판은 연극이고 5·18을 빼면이라는 표현이 정당하다고 보느냐”고 묻자, 윤 후보는 “제 얘기는 대통령은 국민 민생 챙기고 청년 일자리 만들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하고 어떤 정부든 업무 방식이나 정책에 있어서 잘된 게 있으면 뽑아서 써야 한다는 차원의 말씀”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유 후보가 “잘 된 게 뭐냐 정치를 잘했다고 하는데 인권탄압하고 언론탄압을 했는데 뭘 잘했다는 거냐”고 하자, 윤 후보는 “정치라고 하는 것은 최고의 전문가를 뽑아서 맡기는 위임의 정치다. 곡해해서 말씀하시면 안 된다”라고 했다.

윤 후보는 자신의 질의 순서가 오자, 이전 답변에 이어 “저는 5·18이라고 하는 것을 이제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으로 이것을 승화시키고, 광주 호남 지역의 번영 기초가 돼야 한다고 늘 주장해왔다”며 “제가 집권하면 대구·경북뿐만이 아니라 호남지역 발전을 위해서도 십분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5·18 피해자분들께서 아직도 그런 트라우마를 갖고 계시기 때문에 경선이 끝나면 광주에 달려가서 더 따뜻하게 그분들을 위로하고 보듬겠다”고 밝혔다.

洪 “5공시절은 정치 부재, 독재”…元, 대통령이 가져야 할 '인사철학' 질문

홍준표 후보도 5공시절 검사 재직 당시의 경험을 회고하며 독재에 대한 비판 입장을 밝혔다. 원희룡 후보는 윤 후보에 대해 직격을 가하는 대신, 전임 대통령의 예를 들며 대통령이 가져야 할 인사철학에 대해 물었다.

홍준표 후보는 “저는 5공 시절 검사로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형도 잡아넣었던 사람”이라면서 “우리가 5공과 단절하기 위해 30여 년간 피어린 노력을 했다. 5공 시대에 정치가 있었나. 독재만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아니, 지난번 대선에 나오셔서는 박정희 전두환을 계승하겠다고 하시지 않았나. 본인도 전두환 대통령을 계승하겠다 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원 후보는 윤 후보에 대해 “역대 대통령들마다 인사스타일과 인사철학이 다 달랐고 그에 대한 국민 평가 등도 달랐다”면서 “그런 것을 고민하다가 (윤 후보의) 이런 발언이 나온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용인술이 전설이라 생각한다”며 윤 후보에게 ‘대통령으로서의 인사철학’을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나름 생각한 바에 따르면, 박정희 전 대통령은 권력을 쥐어줄 때 늘 나눠서 서로 견제하도록 했고 경제에 관한 권한을 줄 땐 실력 있는 사람을 뽑아서 믿고 맡겼다”며 박 전 대통령의 사례를 들어 답했다.
 
원 후보는 이어 “인재를 알아보기 위해선 최소한의 식견과 안목이 있어야 하는 데 어느 정도의 식견과 안목이 필수적이라 보느냐”고 묻자 “나와 같은 진영, 나한테 충성할 사람 이런 데서 벗어나 정말 국민을 위해 똑바로 일할 수 있는, 사심을 다 버리고 인사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