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보유 성징은행 지분 19.93% 매각...약 1조8300억원 규모
헝다차 등 비핵심 자산 추가 매각 전망, 국유화 가능성도 제기돼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중국 헝다그룹 사태와 관련한 기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
▲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중국 헝다그룹 사태와 관련한 기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

 

최근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몰린 중국 2위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 그룹이 비핵심 자산 일부를 매각해 은행대출을 상환키로 했다. 헝다는 또 추가로 비핵심 자산을 처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모두 350조원대에 달하는 막대한 부채를 해결하고 사업을 정상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헝다는 29일 증시 개장 직전 홍콩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자회사가 보유한 성징은행(盛京銀行) 지분 19.93%를 99억9300만 위안(약 1조83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양도 대상은 국유 자산관리 회사인 선양성징(沈陽盛京)금융지주라고 밝혔다.

이로써 선양성징금융지주는 성징은행 지분 20.79%를 보유해 이 은행 최대주주가 되며, 기존 최대주주이던 헝다는 지분 일부 매각 이후엔 자회사를 통해 이 은행 지분 14.57%를 보유하게 된다.

이날 헝다그룹은 채권 이자 지급 만기일을 맞아 2024년 3월 만기 달러화 채권 이자 4750만달러(약 561억원)을 지급해야 했지만, 헝다가 지분 매각 대금 전액을 성징은행에서 빌린 자금을 상환하는 데 쓸 예정이라고 설명해 당면한 채권 이자 지급을 위한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번 발표는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을 앞세운 간접 개입을 통해 위기를 완화한 것으로, 사태를 관망하면서도 이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줄이려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이날 주식 시장에서는 헝다의 유동성 고비가 이번 일부 자산 매각 성공으로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헝다 주가가 장중 16%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앞서 헝다그룹 쉬자인(许家印) 회장은 지난 22일 회의를 소집해 “투자자들의 상품 상환을 확실히 하는 것이 전체 그룹이 함께 해야할 최우선 과제”라며 ‘투자자에 대한 매우 책임있는 태도’를 강조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비핵심 계열사 중 규모가 큰 전기차 자회사인 헝다자동차를 다음 매각 대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헝다가 결국 연내 일부 채권에 대한 공식 디폴트를 선언하고 그룹 핵심인 부동산 사업의 전체 또는 일부분을 당국의 통제하에 있는 국유기업에 넘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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