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아들, 지난 3월 화천대유 퇴사하며 퇴직금 50억 받아
국민의힘 "곽상도 탈당, 이재명도 떳떳하게 특검받아야"
민주당 "완전공공개발을 저지한 국민의힘에 준 대가성 뇌물"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우호 기자]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에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화천대유 특혜 의혹'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동안 수세에 몰렸던 민주당은 이 사건을 고리로 '국민의힘 게이트'라 역공을 가하며 국면 전환을 꾀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26일 오후 5시 긴급최고위를 소집해 곽상도 의원 제명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직전에 곽상도 의원이 탈당 의사를 밝히며 수리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기회에 특검으로 여야 모두 수사하자는 입장이다. 곽상도 의원은 일부분일 뿐 판 전체를 기획한 것은 이재명 지사라는 주장이다.

26일 노컷뉴스에 따르면 화천대유는 올해 3월 퇴사한 곽상도 아들 A씨에게 50억 원을 지급했다.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대학원에서 도시·부동산 개발을 전공한 A씨는 지난 2015년 6월 화천대유에 입사해 퇴사하기 전까지 대리 직급으로 보상팀에서 일한 바 있다. 화천대유는 A씨의 첫 직장으로 알려졌다.

곽상도 의원에 따르면 아들 A씨의 급여는 고정 급여와 연말 보너스 외 수입을 제외하고 약 230~380만 원 정도다. 2015년 7월부터 2018년 2월까지 매달 약 233만 원을, 2018년 3월부터 2018년 9월까지는 매달 약 333만 원, 이후 퇴사 직전까지는 약 383만 원을 받았다고 했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퇴직금은 약 2200~2500만 원 규모가 돼야 한다.

또 화천대유 특혜 의혹과 관련해 곽상도 의원의 공직자 경력과 연계된 직무 관련성도 새롭게 조사해야 할 지점이다.

곽상도 의원은 2013년 3월부터 8월까지 박근혜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관을 역임했다.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뒤 사업의 흐름을 민영개발에서 공영개발로 바꾼 시점인 2014년보다 앞선 시점이다.

곽 의원은 이날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아들한테 최근 성과급으로 돈을 받은 게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회사하고 아들의 관계이기 때문에 자세하게 물어보진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50억원은 아들이 일한 경력과 급여보다 액수가 너무 큰 것 아니냐'라는 질문에 "회사에서 결정한 거고, 회사와 아들 사이에서 있었던 일이라 제가 뭐라고 답변을 드릴 수가 없다"라며 "제가 관여돼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 국민의힘, 제명 논의 위해 긴급 최고위 소집했지만 곽상도 자진 탈당···"여야 모두 특검" 촉구

이날 국민의힘은 바로 곽상도 의원 중징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 최고위를 소집지만 곽상도 의원이 탈당계를 제출해 수리했다. 국민의힘은 여야 모두 특검과 국정조사를 통해 진실을 가리자는 발 빠른 모양새를 취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26일 곽상도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50억 원 퇴직금을 받은 부분에 대해 "곽 의원의 거취 문제를 신속히 정리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이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김기현 원내대표에게 가급적 오늘 중 긴급 최고위를 소집해 이 문제를 논의하도록 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김기현 원내대표에게 제 의견을 전달했다"라며 "제 의견은 곽상도 의원 거취 문제를 최고위에서 빠르게 결론 내려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은 다른 최고위원들과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제 의견을 기반으로 논의를 해보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오후 5시 긴급 최고위를 소집했다. 지도부는 회의에서 곽 의원에 대한 중징계를 의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당헌·당규상 최고위 의결을 통해 품위 유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제명이 가능하다"라고 언급했다.

한 당직자는 통화에서 "만일 최고위가 제명을 의결하면 내일 의원총회를 열어 제명을 확정 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제명 분위기 속에 곽상도 의원이 먼저 탈당을 하면서 징계는 일단락 됐다.

◇ 민주당, 곽상도 아들 50억 퇴직금 고리로 국면 전환 꾀하며 '총공세'

이재명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저보고 감옥 운운하는 인사들이 많던데 제가 보기엔 곽 의원님 운도 다 끝나 가는 것 같다"라고 글을 올렸다. 이어 "감옥 안 가는 주문 하나 알려드리겠다. 제가 성남시 공무원들 보라고 화장실에 붙여두었던 경구다. '부패지옥 청렴천국'"이라고 적었다.

이재명 지사 열린캠프 김병욱 대장동 TF 단장도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에게 묻는다.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받은 50억원의 실체는 무엇인가"라고 반격했다. 이어 "토건세력이 이재명 후보의 완전 공공개발을 저지한 국민의힘에 준 대가성 뇌물이 아니고 무엇이겠나"라고 반문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이날 SNS에 "곽상도의 적은 곽상도"라며 비꼬았다. 

추미애 전 장관은 "화천대유에 자신의 아들은 '월급이 고작 200만~300만원의 직원에 불과했다'라고 큰소리쳤던 곽상도 아들이 퇴사하면서 화천대유로부터 받은 돈이 50억 원이라고 한다"며 "곽 의원은 성과급이라고 주장한다. 아버지가 곽상도가 아니었더라면 로또형 지급이 가능했을까"라고 주장했다.

당 차원에서의 신속한 비판 성명도 나왔다.

한준호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곽 의원의 해명은 더욱 가관이다.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그렇게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준 것이 문제라고 주장한다"며 "화천대유의 퇴직금 설계를 성남시장이 할 수 있나. 정도를 벗어난 과대망상은 그만 멈춰주시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정청래 의원도 이날 "역대급 사건이 터졌다. 30대 초반에 6년 일하고 퇴직금 50억을 번
조선시대 세자도 감히 이루지 못할 업적을 쌓았다"며 비꼬았다. 그는 "문준용을 그렇게 물고 늘어지더니 자기 아들 퇴직금 50억은 몸 상해가며 정당하게 번 껌값인가?"라며 날을 세웠다. 

◇ 국민의힘 대선주자들 "곽상도 제명하고, 특검·국정조사해야" 한목소리

윤석열 후보 캠프 이상일 공보실장은 이날 "대장동 개발과 관련한 의혹이 갈수록 증폭돼 국민 상식으론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것들이 하나 둘 확인되고 있다"며 "국민은 이 사건의 전모가 고스란히 드러나길 바란다.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가 떳떳하다면 특검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곽 의원 아들에 대해서는 "화천대유는 합법적 지급이라고 주장하나, 일반 통념이나 상식에 비춰 대단히 이례적인 만큼 이 문제도 대장동의 다른 모든 의혹과 함께 특검 수사를 통해 철저히 규명하자"고 했다.

홍준표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장동 비리는 점점 점입가경으로 가고 있다. 우리는 이 지사를 물고 이 지사는 살기 위해 우리 측 인사 연루를 폭로하고, 조금 더 있으면 박영수 특검과 연루되는 대장동 비리 관련 검찰 게이트도 나올 기세"라고 했다.

유승민 의원 역시 "이 지사는 이 아수라 같은 판국에 대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 이 지사 말대로 거리낄 게 없다면 특검이건 국정조사건 다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보도가 사실이라면 당 지도부는 당장 곽 의원을 제명·출당 조치하기를 요구한다"며 "우리 스스로 깨끗하고 당당해야 문재인 정권과 이 지사의 불법과 비리 의혹을 응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특검과 국정조사 뿐만 아니라 공익 감사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더 시간을 늦춰선 안 된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과 사법·금융·토건 등 기득권 권력의 부정부패와 비리를 뿌리뽑아야 한다"고 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 역시 "잘못했으면 그게 누구든 처벌받는 것이 마땅하다"며 "민주당에서도 특검과 국정조사를 거부할 명분이 없다. 즉각 수용하여 시작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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