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지난 8월 24일 '점점 더 뜨거워지는 여야 대선주자 경선'를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김능구 : 홍준표 후보가 지지율 20%를 넘어서면서 추석 때 골든크로스도 언급했다.

차재원 : 추석 골든크로스는 개인의 희망사항 정도로 본다. 생각보다 윤석열의 지지세가 견고하기 때문에 그렇게 단시간 내에 정치적인 변곡점이 올 거라고 보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준표 의원이 상당한 강세를 띠는 이유는 여러 가지를 지적할 수 있다. 일종의 정치적 근성인데 자신의 표현대로 정치판에서 독고다이로 살아남은 잡초근성이 있다. 그리고 4선 의원에다 경남도지사 두 번을 하고 여당 대표까지 했던 산전수전의 경험을 갖고 있고, 나름대로의 정치 일관성도 있다. 이번에 당을 한 번 떠났다 오기는 했지만, 자기 스스로 당을 먼저 박차고 나간 적이 없다. 또한 민심을 읽는 감각이나 정치적 순발력도 탁월하다.

다만 이 모든 강점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부분은, 아직도 홍준표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막말, 품격의 문제라는 것이고, 그래서 중도외연이 될 것인가에 있다. 또 하나는 세 부족이란 부분인데, 옛날 당 대표 때 자신의 측근으로 거느렸던 장제원, 윤한홍을 비롯한 상당수 의원들이 윤 한테 가 있는 정치적 현실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저는 추석 때 골든크로스는 허장성세라는 생각이 들지만, 준비된 여러 가지 정책들을 통해서 10월, 늦으면 11월까지 경선하는 과정에서 유의미한 차별을 보여준다면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을지 모른다. 결론적으로 가능성을 고려한다 해도 9월 추석 부분은 좀 빠르다.

황장수 : 홍준표가 성공하려면 우파 성향을 띄면서 그야말로 제대로 된 포퓰리즘으로 가야 되는데, 기득권화 되면서 일부만 그런 성향을 보이고 있다. 만약 홍준표가 포퓰리즘으로 간다면 이 시대에 걸맞는 화법에 의해서 이재명 이상으로 우파 포퓰리즘을 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런데 경제정책이나 부동산 정책 등 중요 부분에서 기득권 지향적인 속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정책들의 스팩트럼에 일관성이 없는 것으로 보이고 자신의 이미지 정리도 안 되고 있다. 예를 들어 부동산에서 반의 반값 아파트를 제시했는데, 그건 토지가 없는 거다. 대한민국 사람이 땅이 없는 토지 임대부 아파트를 누가 사겠는가. 의미 없는 이야기다.

김능구 : 홍준표 후보가 추석 골든크로스를 이야기하는 근거는 이런 것이다. 본인도 검사물이 국회의원 3선 할 때 빠졌는데 윤석열 후보는 아직까지 검사물이 안 빠졌다. 모든 것을 검사의 시각에서 바라보는데 검사는 모든 국민을 잠재적인 피의자로 본다는 것이고, 본인은 특수부 검사통이었지만 윤석열은 정치검사라고 이야기 하더라. 그리고 본인은 당 대표나 원내대표, 도지사, 국회의원 4번을 했고 15개 상임위를 돌아다녔을 만큼 국정운영에 준비가 돼 있지만, 저 사람은 국정운영의 1%도 모를 것이라는 이야기다, 또한 검증에서 본인은 자유로운데 윤은 검증을 위한 물음표가 여러개 쭉 늘어서 있기 때문에, TV토론을 하게 되면 자신있다고 이야기를 한다.

유승민 후보를 보면 3위로 랭크되어 있고 지지율도 두 자릿수로 올라섰다. 이준석 당 대표의 뒤에는 유승민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 관계를 극구 부인하다가 이준석이 위기에 처하자 상당히 강력하게 옹호하고 나섰다. ‘윤석열은 대권이 아니라 당권을 하려고 들어왔느냐, 사과하라’는 이야기도 했는데, 유승민 후보 지지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나?

홍형식 : 저희 조사상으로 유승민에 대한 지지는, 계단식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점수포인트를 따듯이 올라가니까 그렇게 급격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아니다. 7월 둘째주에 8.4%, 7월 넷째주에 7.8%, 8월 둘째주에 처음으로 10.0%, 이번에 11.1%였다. 정치적인 승부를 거는 스타일이 아니고, 정책 측면에서도 합리성을 갖고 하는 멘트만 날리다 보니, 지금 같은 강대강 대결에서는 아무래도 주목을 덜 받는 것 같다. 지지율의 특징은 보면 60대 이상보다 50대에서, 최근에는 20대에서 지지율이 상승했다. 유승민 의원의 가장 큰 고민은 보수보다도 중도나 진보로부터의 지지율이 더 높다는 거다. 그렇다고 압도적으로 지지율이 높은 형국도 아니다 보니, 결국 유승민 의원은 보수진영의 대안으로서 위상을 갖고 있지 않다는 거다. 그래서 제가 볼 때, 유승민하고 이준석의 결속이 말이 되려면 될 만한 무슨 작전을 짜야 하는데, 현실적 내용을 들여다보면 어려움을 헤쳐나가야 될 시점이지 판세를 바꾸는 시도를 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지지율은 분명 올라가긴 하는데 실제 내용은 극복해야 될 문제가 많다.

김능구 : 앞서 황 소장이 이준석의 뒤에 누가 있는지 다 알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번 투스톤 갈등 과정에 유튜브에 나왔던 이준석의 동영상이 있었다. 윤석열이 대통령 되고 안철수가 서울시장 되면 본인은 뜰 거라는 내용인데, 자기는 어쨌든 유승민이 대통령이 되도록 온갖 걸 하겠다는 말을 했다. 제가 직접 듣지는 못했는데, 당 대표 경선과정에 3만명 젊은 당원들이 들어오면 온갖 의사결정을 마음대로 해나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 이준석의 숨겨진 당원 이야기가 나온다. 이번에 당원이 11만명 증가하고, 9만명이 권리당원이 됐다고 한다. 국민의힘 경선룰 상으로 8강은 100% 국민여론조사고 그 다음 4강은 여론조사 70%로 7:3인데, 실제 마지막 경선은 5:5 비중으로 간다. 당원의 비중이 점점 더 높아지는 거다. 그래서 이준석이 숨겨진 당원을 가지고 실제로 판을 엎을 계획을 갖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최재형 후보 같은 경우, 감사원장 자리를 박차고 나와서 이른 입당을 했다. 처음에는 지지율도 오르고 윤석열의 플랜B로서 상당한 주목을 받았는데, 지금은 정체 내지는 하락이다. 어떻게 봐야 하나.

홍형식 : 우리나라 보수는 두 가지 성향이 있다. 하나는 전통적 공화주의 노선인데 국가와 민족 공동체를 우선시하는 선공후사의 정체성을 갖는다. 대체로 박정희부터 박근혜로 이어지는데 실제 통치를 그렇게 했든 안 했든 정치 캠페인은 공화주의 노선이었다. 보수의 또 하나 흐름은 개인의 이익을 내세우는 자유주의 노선이다. YS, 이명박과 홍준표 등이 그런 주장을 한다. 그런데 옛날에 박정희에 맞서 유신 투쟁을 하다 미국 유학을 갔다 돌아온 사람들을 보면, 박정희 공화주의 노선은 못 가고 대부분 자유주의 노선으로 갔는데, 그게 우리 보수주의의 주된 흐름으로 형성되어 있다.

내가 볼 때 최재형이 처음 등장했을 때, 국민들은 자유주의 노선보다는 국가와 민족, 공동체를 내세우는 선공후사의 정체성을 생각했던 거다. 사실 우리나라에 그런 흐름이 더 많고, 그래서 최재형은 솔직히 말하면 입당을 해서 입 다물고 가만히 포즈만 취하고 있어도 우상향으로 지지율이 올라갈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분이 인터뷰를 하면서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이 박정희가 아닌 이승만이라고 했다. 그리고 국가의 역할을 이야기하면서 개인의 자유와 국민생활에 국가가 어디까지 관여해야 되는가 논쟁을 하면서, 은연중에 자유주의 노선을 표방했다. 그런 과정에서 국민들이 처음 기대했던 이미지하고 다른 방향으로 갔고, 결국 노선의 불일치 현상이 일어나는 그 순간부터 지지율이 떨어지기 시작한 거다.

실제 최재형 주변으로는, TK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해서 윤석열한테 갈 수 없고 유승민한테도 갈 수 없는, 소위 친박이라 칭할 수 있는 국회의원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갔다. 그래서 유권자들은 더더욱 그런 상상과 기대를 했다. 대선후보들마다 각자 내세울 수 있는 것이 있는데, 예를 들어 윤석열이 법치라면, 최재형은 정체성이었다는 거다. 그 정체성에 대한 기대치와 실제가 불일치되면서 지지율이 하락한 것이라고 본다.

차재원 : 홍 소장님의 공화주의, 자유주의 분석이 상당히 재미있다. 다만 그 기준으로 보았을 때 제 결론은 조금 다른데, 공화주의보다 자유주의가 강조되면서 문제가 생겼다기 보다는, 공화주의도 지나치고 자유주의도 지나치기 때문에 패착이 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공화주의란 측면에서 보면 6.25 때 전쟁영웅으로서 자기 아버지의 행적, 자기 할아버지와 증조부의 독립운동을 이야기 했다. 선공후사와 애국과 민족, 이런 가치들인데, 그런 부분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까 자기 조부의 친일행적에 대한 논란을 자초하게 된 측면이 있다. 또 하나 애국가 4절 이야기가 있었다. 가족들이 다 모여 애국가 4절까지 부른다는데 공화주의라 해도 너무 지나치다고 보는 거다. 그리고 자유주의 측면을 보면, ‘국가가 왜 어려운 사람들을 책임져야 되느냐’는 식으로 이야기 했는데, 어떻게 보면 자유주의적 측면을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국가의 역할을 상대적으로 외면해버리는 상황을 낳았다. 결과적으로 지지자들에게 ‘이 사람이 과연 우리가 지향하는 보수주의자가 맞나’라는 생각이 들도록 한건데, 공화와 자유의 가치가 너무 극대화된 측면 때문에 초래된 것이라 생각한다.

또 하나 이야기하자면,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정치권의 호출을 받았던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윤석열이 뭔가 불안하니까 그가 무너질 때를 대비한 하나의 보험상품이었는데, 그 역할은 안 하고 자기가 자유예금처럼 먼저 전면에 나서고 있는데, 윤석열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공고하다보니 잘 안되는 것이다. 그리고 본인이 그렇게 나섰다면 윤석열이 가지고 있지 않은 정책 콘텐츠나 미래의 비전이 있어야 되는데 본인 스스로가 그것은 준비가 안 됐다고 이야기하니까, 이런 부분들도 상당히 악재로 작용한 것 아닐까 생각한다.

김능구 : 제가 국민의힘 중진한테 들어보면 ‘최재형 후보를 보면 반기문이 보인다’는 이야기를 한다. 지난 대선 때 야당의 악몽이 반기문이었다. 탄핵에 마지막 OK를 하고 헌법질서에 의한 과정을 가져간 것도 반기문이라는 카드가 있어서 자기들이 뒤엎을 수 있다는 배경 때문이었는데, 실제로 나와보니까 아주 황당했다는 거다. 최재형도 그만큼 준비가 안 돼 있고, 더구나 자기중심적이라서 뭐가 뭔지를 모른다는 이미지를 받는다고 한다. 과거에 김기춘이 국회의원 그만두고 나서도 집에서 2층 올라갈 때 항상 양복 정장을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처음 들었을 때 저는 그냥 형식주의도 아니고 뭔가 심연에 우리가 모르는 다른 철학이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애국가 4절을 가족모임에서 전부 다 즐거이 불렀다는 걸 보면서 그 일이 떠오를만큼 특이함을 느꼈다.

최재형 후보 쪽의 사퇴론도 여의도에 한 번 돌았었다. 금방 이야기한대로 전쟁영웅인 아버지, 미담으로 점철된 자신의 학교생활 등이 부각되다가 조부와 그 위까지 이어지는 친일파 논란으로 데미지를 받았는데, 잘못하다가는 자기가 집안에 해를 끼치는게 아닌가라는 우려를 배경으로 사퇴론이 돌았다. 그건 절대 아니라고 수습했지만, 어쨌든 지금은 힘이 빠져있는 것 같고 플랜B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본인은 중앙무대에 없어서 지지율이 낮지만 본격적으로 나서게 되면 다를 거라고 했는데, 도지사직 사퇴 후 맨 처음 이슈가 된 게 ‘이준석에게 무슨 말을 들었는데’라는 서로 간의 진실게임 비슷한 것이었다. 그런데 여론조사를 보면 어쨌든 주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올라간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내려가는 추세가 됐다. 원희룡도 윤이 불안할 때 대안 중 한 명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었다.

황장수 : 후보가 13명인가 있는데, 서로 간에 이념적이고 가치적인 칼라가 달라야 된다. 문제는 윤석열부터 시작해서 모두가 거의 비슷하다는 거다. 달라야 후보들 간의 경쟁이 가치 경쟁으로 이어지고, 그러면서 기존 보수의 과감한 개혁을 주장하는 사람도 나타날 수 있다. 과거에 본인이 어떻게 살았든 그런 정도의 얘기를 원희룡이 해야 적임인데, 그런 이야기를 끄집어내지 못하고 이준석하고 티격태격하는 부분이 국민에게 비춰진 것이 좀 실망스럽다. 저는 정치인이라는 게, 과거에 어떤 모습이었다고 해도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 스스로의 가치를 바꾸는 것은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고 보는데, 국민의힘 당을 보면 그게 참 안 되는 것 같다. 저런 모습이면 외부에서 어떤 영향이 가해지지 않는 한 윤석열에 올인할 거다.

김능구 : 국민의힘 경선에서 8강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작전 성공이다 하는 분들이 제법 계시다. 홍 소장님 여론 상으로 국민의힘 4강 윤곽, 어떻게 봐야 하나.

홍형식 : 아직 공식적인 후보 등록 전이라 모두 다 포함한 조사는 하지 못했다. 그래서 기타 인물이란 답변이 2.4% 나오고 부동층이 23% 나오는 상황이다. 어쨌든 지금까지의 상황을 놓고 본다면, 최재형 후보가 처음 입당하는 과정에서는 4강이 최재형까지 포함해서 홍준표, 유승민 정도로 보여졌는데, 현재 세 사람은 일단 조금 앞선 것 같고 최재형은 여타 후보들과 4위를 다투어야 하는 상황이다. 적어도 원희룡이나 하태경은 4위까지 시도해볼 여지가 생겼다고 봐야 한다.

김능구 :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아까 말했던 윤석열 대안부재론 속에서 어쨌든 지지의사를 표현한 걸로 보이는데, 황 소장님은 김종인이 계속 개헌을 추구할 것이라고 했었다. 지금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

황장수 : 개헌을 할 가능성이 예전보다는 많이 옅어졌는데, 그렇다고 완전히 없어졌다고 보지는 않는다. 저는 양쪽에서 1등을 달리고 있는 이재명, 윤석열 두 사람에서 문제가 생기면 바로 개헌으로 갈 수 있다고 본다. 얼마 전에 4년 중임이라고 전제를 달았지만 홍준표도 개헌을 이야기했었다. 그래서 어떤 형태의 개헌이든 개헌을 말하는 사람은 다 공통성이 있다고 보는데, 김종인 같은 경우도 2가지 양면 카드를 갖고 있다. 한쪽으로는 굉장히 불쾌하게 생각하겠지만 어쨌든 윤석열이 힘이 있으니까 그쪽 부분의 고리를 끌고 가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행여나 개헌판이 열리게 되면 그 쪽으로 돌아갈 거다.

김능구 : 관련해서 제 3지대를 한 번 짚어보겠다. 드디어 안철수가 합당을 취소했다. 지난 서울시장 보선 때 약속을 취소해서 3지대가 그대로 존재하는 상황이 됐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3지대 쪽을 키워서 마지막 단일화를 하지 않겠나라는 이야기들이 있다.

차재원 : 3지대에서 김동연, 안철수 두 사람 중 한 명이 성공할 거라고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번 선거가 양강구도의 박빙 싸움이고 보면, 김동연이든 안철수든 아주 적은 지분을 갖고도 정치적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그때문에 두 사람이 제 3지대를 자처하고 있는 것 아닐까 생각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이번에 합당을 안 한 것은 정치적 명분도 없고, 정치적 실리도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정치적 명분을 살리려고 하면 당의 간판을 바꾼다든지, 흡수통합이 아니라 당대당 합당이라는 모양새를 갖춰줘야 되는데, 이준석은 의석의 차이도 있지만 안철수하고의 개인적인 감정도 상당히 작용을 하는 바람에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 안철수 입장에서는 그렇게 들어가는 순간 자기의 정치생명은 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안 갔던 거고, 정치적인 실리를 따져봐도 자신이 대선에 독자출마를 하면 자신이 갖고 있는 적게는 3%, 많게는 5% 지지율을 갖고 막판 후보단일화를 통해서 정치적 지분을 챙길 수 있다. 더구나 그렇게 해서 차차기를 노려볼 수 있는 하나의 포석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안철수가 이번에도 드러났듯이 매번 ‘철수’만 하고 있다는 거다. 그리고 이제 안철수 새정치는 끝났다는 생각, ‘기간만료’라는 식으로 다들 느끼는 것 아닐까 우려된다.

김동연 전 부총리 같은 경우 나름대로 정치적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디지털 메타버스 등을 이야기 하지만, 몇 개월 안 남은 정치판에서 과연 이런 부분들이 얼마나 효용성이 있을까에 대해서 상당히 의문을 갖고 있다.

김능구 : 제가 보수쪽의 대선주자들 인터뷰를 하면, 국회는 현재 삼분의이를 범 여권이 장악하고 있는데 만약 본인이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국정운영을 할 거냐를 꼭 물어본다. 홍준표 같은 경우 자기는 정치를 워낙 오랫동안 했기 때문에 협치할 자신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원희룡 후보 같은 경우는 연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단언하더라. 저쪽 당에 총리를 줄 수밖에 없고 옛날 DJP 내각처럼 일부 장관도 주면서 끌어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인데, 자기는 제주지사 할 때 부지사를 민주당에 줘서 협치를 한 경험이 있다고 하더라.

저는 안철수 문제도 대선 이후 필연적으로 예상되는 연합정치의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방금 이야기한 5% 내외 지지세는 결국 ±2%의 캐스팅 보트를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보여지기 때문에, 11월 초에 당의 후보가 정해지면 그 이후 후보 단일화 과정은 필연적이지 않겠나 본다. 그런데 홍준표 후보 말에 의하면, 본인이 요즘 안철수한테 어드바이스를 많이 한다는데, 그게 꼭 단일화 경선을 통해서 보다는 정치적 협약을 통해 연대로 가져가면서, 그 이후에는 후보가 중심이 되니까 합당의 모습도 가져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거기까지 봐야 되지 않나 싶다.

황장수 : 저는 안철수가 나름 의미가 있고 그래서 제 3후보로 출마해야 된다고 본다. 안철수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말하지 못하는 개혁적인 아젠다를 차별성을 가지고 주장해야 된다. 최종적으로 어떻게 정리가 되든 간에 안철수가 민주당 계열로 다시 복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면, 국민의힘의 후보들이 말하지 못하는 것들을 과감하게 주장하고 수구 기득권에 대해 지적하면서 근본적인 성향을 개혁 쪽으로 갖고 가는, 이런 포지션을 취할 필요가 있다. 전체적으로는 중도 포지션에서, 자꾸 무슨 단일화니 정치적인 데 매몰되지 말고, 꿋꿋하게 자기 아젠다와 정책을 가지고 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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