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계속 줄어든 기준금리… 처음으로 상승 국면
한국은행 측 “국내·외 경기회복 뚜렷해”… “추가 상향 조정도 있을 것”
이제 어떻게 돈 빌리나… 서민들 대출 더 막막 해졌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기준금리를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사진= 연합뉴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기준금리를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사진= 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6일 기준금리를 0.25%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코로나 비상시국에 맞춰 0.5%로 내린 지 15개월 만이다. 이로써,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0.75%가 됐다. 부동산 가격 거품과 가계 부채 증가를 더 이상 두고 보지만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코로나 이후로 계속 줄어든 기준금리… 처음으로 상승 국면

한국은행 정책 자료에 따르면, 기준금리는 2020년 초부터 하향 조정됐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2019년 10월 발표) 한은 기준금리는 1.25%였다. 그러나, 코로나 대유행 시작 후(2020년 3월 발표)엔 0.75%로 대폭 하향됐다.  그로부터 불과 2개월 후, 한국은행은 코로나가 심각해지자 다시 한 번 0.5%대 초저금리를 발표했다. 코로나로 위축된 내수시장에 통화량을 증가시키려는 목적이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발표된 기준금리 중 가장 낮은 수치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 인하 발표 직전(2월 25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이다든가 정상화하는 것에 대해 언급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며 “국내 경제가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 말했다.

한국은행 측 “국내·외 경기회복 뚜렷해”… “물가 상승률 안정을 위한 것”

그리고 오늘, 마침내 한국은행은 국내 경제가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이 총재는 오늘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는 가운데서도, 세계 경제는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이어갔다”며 “미국은 고용상황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견고한 회복세를 이어갔으며, 유럽 지역도 방역 조치에 따른 경제활동 제약이 상당부분 완화됨에 따라 회복흐름이 빨라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제 경제도 양호한 회복 흐름을 이어갔는데, 수출이 글로벌 경기 회복에 힘입어 호재를 계속하고있고, 설비투자도 견주한 흐름을 나타낸다”며 “식료품과 에너지가격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율은 7월중 1.2%로 전월과 같았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 “앞으로 추가 상향 조정도 있을 것”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머지않아 또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총재는 이런 회복세가 계속된다면 지금의 가계 대출 증가와 주택가격 폭등은 결국 개인에게 더욱 큰 짐이 될 것이라 말했다.

그는 “국제금융시장 움직임, 국내 코로나19재확산 등에 영향을 받아 주가가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상당폭 상승하였다”며, 그럼에도 “가계대출은 증가세가 확대되었고, 주택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였다”고 현재 국내 시장을 진단했다.

그는 이어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 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고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갈 계획” 이라며 “추가 조정 시기는 앞으로 시국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할 것”이라 밝혔다.

이제 어떻게 돈 빌리나.. 서민들 대출 더 막막 해졌다

지난 19일 NH농협 은행은 11월 30일까지 부동산 대출 신규(증액, 재약정 포함) 취급을 중단한 바 있다. 금융 당국 ‘가계 부채 조이기’의 일환으로 대출 규제가 까다로워진 데에 대한 조치였다.

기준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이 같은 시중 은행들의 조치는 또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기준금리가 높아지면 자연스레 은행의 금리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번 결정에 대해 "한은이 ‘가계부채 조이기’에 본격적으로 뛰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문제는 민심이다. 한국은행 측의 발표와는 달리, 아직 서민들과 소상공인들은 회복세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분기 가계 동향에 따르면, 상위 20% 계층의 소득이 1.45% 증가한 반면, 하위 60% 계층의 가계 소득은 작년 대비 평균 약 0.7% 줄어들었다.

은행권 대출 금리는 지난 1년 새에 적게는 0.2%에서 많게는 0.5% 늘었다. 특히, 최근 주목받는 주택담보대출(혼합형)은 0.39% 증가(한국은행 자료)해 가계 부채가 상당히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인상으로 이 상승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가뜩이나 가계 빚으로 허덕이고 있는 소상공인과 서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오는 이유이다.

2021년 1분기 가계 빚은 작년 대비 9.5%증가해 1,765조를 기록했다. 한은은 지난 5월 “가계 대출 금리가 1%오르면 가계 이자부담이 11조 8,000억 원을 넘는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단순하게 계산했을 때 이번에 늘어난 0.25%는 2조 9,500억 원의 부담으로 가계에게 돌아갈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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