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식품, 먹으면 병 걸리고 그런 게 아니면 가난한 사람이 선택할 수 있어야"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준석 당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및 최고위원들을 예방,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준석 당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및 최고위원들을 예방,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우호 기자] 윤석열 예비 후보의 '부정식품' 발언이 여야 안팎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달 19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부정식품이라고 그러면, 없는 사람은 그 아래도 선택할 수 있게 더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이거 먹는다고 당장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고"라고 말했다.

이는 부정식품이라도 먹으면 병 걸리고 그런 게 아니라면 가난한 사람이 사거나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이 발언은 당시 기사화되지 않았다. 하지만 2일 전문을 담은 유튜브 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이 됐다.

윤 후보는 "저의 부친(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이 밀턴 프리드먼의 책을 권했다"며 "너무 한쪽으로 편중되지 말라고 책을 권해주신 것이고, 제가 거기에 굉장히 감명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제 기억에는 2006년 중수부 연구관 할 때까지 그 책을 갖고 다녔다. 상부에서 (식품)단속 지시가 대검 각 부서 통해 일선 청으로 나온다"면서 "프리드먼 책을 보면 나온다"면서 프리드먼이 말한 '선택의 자유'를 강조했다.

그는 "예를 들면 햄버거 50전(센트)짜리도 먹을 수 있어야 하는데, 50전짜리 팔면서 위생 퀄리티를 5불(달러)짜리로 맞춰두면 소비자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거다"면서 "미국의 FDA 의학 규제도 너무 과도하다. 당장 암에 걸려 죽을 사람은 신약 나오면 3상 실험하기 전에도 쓸 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 왜 막나"면서 선택의 다양성을 강조했다.

◇ '부정 식품' 발언이 나간 직후...여야 안팎에서 파상공세 이어져

이재명 경기지사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독약은 약이 아니다. 어안이 벙벙하다. 내 눈을 의심했다"며 "건강, 위생, 안전, 생명이라는 국민의 기본권이 빈부에 따라 차별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이 윤 전 총장이 강조하는 공정이냐"고 글을 올렸다.

이낙연 후보도 이날 SNS에 "윤 전 총장의 발언은 인간의 생명과 건강에 대한 위험한 인식을 드러낸다"면서 "선택의 자유라는 미명으로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건강권을 경시해도 괜찮다는 인식이 충격적"이라고 했습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불량 후보다운 불량 인식에 경악한다. 가난한 국민이 불량식품 먹고 살지 않도록 돌보는 게 국가의 의무"라며 "대통령이 되겠다면 국민을 차별하는 불량한 시각부터 고쳐야 한다"고 꼬집었다. 

강병원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충격적인 발언"이라며 "영화 '설국열차'에서 꼬리 칸에 배급된 단백질이 용인되는 사회를 만들자는 거냐"고 반문했다.

추미애 후보 역시 SNS에 글을 올려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면서 "가난한 자에게 부정식품 먹을 권리를 달라는 말이냐"고 말했다.

당내 대권 경쟁자인 유승민 전 의원도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가난한 사람은 부정식품이라도 사 먹을 수 있도록 규제를 안 해야 한다는 식의 사고라면 건강·안전 등과 관련한 규제는 모두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냐"며 "선택할 수 없는 사람에게 선택할 자유를 주는 게 무슨 의미냐"라고 비판했다.

◇ 윤 전 후보 측 "발언 취지 왜곡, 단속이 지나쳐 규제가 돼선 안된다는 취지"

이에 윤 후보 측은 발언 취지가 왜곡됐다고 항변했다. 그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각종 행정사건에 대해 검찰이 수사권을 남용하지 않도록 억제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실제 윤 후보는 "제가 그걸 다시 읽어보고(프리드먼의 책) 딱 요약해서 위에다 이 단속은 별로 가벌성이 높지도 않고 안 하는 게 맞는다. 소위 공권력의 발동을 하는데(막는데) 많이 좀 써먹었다"고 했다.

즉 발언의 맥락은 '가난한 사람은 부정식품이라도 먹을 수 있게 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부정식품 단속을 지나치게 해 규제를 남용해선 안 된다는 뜻'이었다는 것이다.

윤 전 후보 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인터뷰 내용 전체를 보면 취지와 맥락을 충분히 이해했을 것임에도 또다시 뭐라도 하나 잡았다는 듯, 보름 전 기사를 왜곡해 네거티브 정치에 몰입하는 범여권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니 상대 후보 흠집 내기에 올인하고 있다"며 "구시대 정치행태에 참담한 심정"이라고 공식 논평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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