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지난 7월 21일 '흔들린 대세론, 요동치는 대권 레이스'를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김능구 : 보수 야권을 보겠다. 여야 전체적으로는 1강 2중, 또는 1강 1중 다약 구도에서 2강 1중, 급기야 어제 여론조사에서는 3강구도라고까지 이야기되는데, 가장 핵심적인 것은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지지가 내려갔다는 거다. 그러면서 플랜B라는 구도를 배경으로 출마선언과 입당을 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일약 보수 야권 2~3위로 올라섰다. 먼저 윤석열 지지율 하락을 보자.

홍형식 : 보통 차기 대권주자는 3가지를 지표를 두고 이야기한다. 하나는 여당이나, 야당의 당내 경쟁력, 두 번째는 여야 여러 후보를 병렬로 놓고 하는 여론조사, 그 다음은 가상대결이다. 그런데 실제 선거에서는 여야 후보를 병렬로 놓고 하는 선거는 없고, 그래서 사실 옛날부터 한길은 그런 조사를 잘 안 했다. 실제 이뤄지는 선거는 당내 경쟁 아니면 가상대결이다. 윤석열 후보를 보면 야권내 지지율에서 이전에 비해 10%p 전후로 빠진다. 가상대결에서는 저희 조사에서도 이재명한테 이기고 있다가 7월에는 역전을 당하는데 그 차이도 크다. 윤석열의 지지율 하락 폭이 굉장히 큰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남성의 지지율은 하락폭이 크지 않은데, 여성의 지지율 하락이 16%p나 된다. 그러니까 윤석열 지지율 하락은 대부분은 여성표 이탈로 보시면 된다.

그리고 윤석열 외에 최재형이 부상했다는데 그 부분은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 최재형의 지지율은 태극기부대 중에서 친박 계열의 지지다. 내가 볼 때 최재형의 지지율은 여야 전체를 놓고 보면 5% 내외. 야당만 해도 5% 내외. 가상대결은 뚝 떨어지는, 이런 성격이다. 핵심 고정지지층은 친박 지지성향이나 보수 지지층에서 형성했는데, 아직 플러스 알파가 없다. 다른 조사는 모르겠지만 저희들 7월 조사에서, 그때 이미 입당을 한 상황이었는데도 4위로 나왔다. 최재형의 지지율은 여야 후보를 병렬로 했을 때 두드러진다. 표가 분산되니까 일정한 고정표를 갖고 있는 최재형의 지지율이 부각되는 반면, 1:1 가상대결이나 야권 내의 경쟁에서는 여야 병렬만큼 좋게 나오진 않고 있다. 다른 정치인들은 출발했을 때 최소한의 핵심 지지층조차도 형성이 안 되는데, 최재형의 경우는 비토세력이 없다 보니까 고정표는 쉽게 형성된 반면에 그 이상의 플러스 알파는 아직 과제로 남아 있다고 본다.

황장수 : 윤석열 본인이 공식적으로 정치판에 나올 때까지 석달하고 보름 이상 시간이 있었다. 그 기간 동안 정치하는 방식을 보면, 각 분야의 전문성이 있다는 교수나, 각 분야를 잘 아는 유명인들을 만나고, 또 중앙이나 조선 같은 보수 언론에 얹혀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최재형을 포함해서 보수 후보들은, 지금 보수 대중과 기존 대한민국 보수의 오피니언 리더층이라고 할 수 있는 보수 상층, 전경련, 보수언론 3사, 그리고 국민의힘 의원, 이런 쪽과의 괴리가 굉장히 커지고 있다는 걸 알아야 된다. 코로나 상황 이후에 더 커지고 있다. 그럼 윤석열은 보수 대중의 삶의 고통, 이런 데 아주 집중했어야 된다. 본인의 위기가 왔을 때 흔들리지 않고 지켜주는 것은 풀뿌리 지지층이지, 보수언론이나 보수의 유명인들이 아니다. 그 사람들은 윤석열 지지가 빠지면 가차없이 버리고 다른 데로 갈아탄다. 그래서 저 사람이 처음에 보수언론사에 얹혔다고 보인 것 자체가 제가 볼 때는 굉장히 미스였고, 본인이 어차피 보수 쪽 입장을 선택해서 나선다면 문 정권에 대해서 처음부터 각을 명확하게 세워야하는데 애매한 말을 많이 하면서 정체성 자체도 흔들렸다. 일례로 기자회견을 할 때도 주거문제가 제일 강력한데 종부세를 먼저 걱정했다.

윤석열이나 최재형 같이 고시해서 판검사가 된 사람들은 상류층으로 살아왔다. 억지로 배우는 공부가 아니라 ‘현재 한국의 문제가 뭔가’와 같은 고민을 깊게 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본인들 스스로가 이 시대에 필요한 올바른 보수의 모습이 무엇이고, 그것이 서민들에게 어떻게 반영될 건가라는 관점과 시각이 있어야 버텨낼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둘 다 대선판에 오래 못 갈 거라고 본다.

김능구 : 시대정신을 받아내는 본인의 철학과 노선이 있고 그것이 정책 공약으로 나와야 하는데, 출마선언 이후 윤석열이 그런 부분에서 상당히 실망을 준 건 사실이다.

차재원 : 검찰총장직을 물러나 은둔하고 있을 때 여러 가지 메시지 내는 것을 보고, 저는 옆에 소위 말하는 스핀닥터가 있는 게 아닐까 할 정도로 언론을 가지고 논다고 할까, 밀당을 잘 한다고 봤는데, 직접 정치판에 등판하고 난 뒤에 보여주고 있는 윤석열 총장의 언행은 상당히 실망스럽다. 말씀하신 것처럼 내가 왜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지, 그 부분에 대해서 국민을 과연 설득할 수 있을까. 지금 유일하게 내고 있는 메시지는 소위 말하는 ‘반문’ 말고는 없다. 시대적 과제가 뭐고, 그러한 부분들에 대해서 내가 어떤 식으로 준비가 돼 있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걸 보여줘야 되는데, 그러한 부분들이 전혀 없다. 그리고 조금 초조하다 보니까 나오는 메시지들 자체가 객관적인 팩트에 근거하지 않고 상당히 감정에 치우친 콘텐츠로 채워지고 있다.

예를 들면 어제 대구에 가서 했던 발언들, ‘대구가 아니었으면 민란이 일어났을 거다’라고, 제 3자의 무슨 화법을 인용해서 이야기를 했지만, 인용한다는 그 자체는 본인이 동의하고 공감하기 때문이다. 그런 말이 과연 대구 민심을 얻는데 얼마만큼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그런 ‘정무적인, 정치적인 판단력이 없나?’라는 생각이 든다는 거다. 또 이번에 문제됐던 게 주 120시간 노동 문제인데, 탄력근로제에 대한 여러 가지 대안을 이야기하면서 스타트업 기업들의 불만을 인용했다고 하지만, 윤석열 총장의 공정, 정의가 필요한 대상이 우리 사회의 약자층, 그중에서도 노동계층이라고 한다면, 그런 사람들에 대한 나름대로 충분한 공부와 검토가 있었는가라는 의구심을 자아낼 수밖에 없다. 이거 말고도 여러 가지 메시지들이 문제가 되는데, 세금 관련된 발언도 어떻게 보면 납세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콘텐츠가 첫 번째 문제란 것이고, 두 번째는 제가 생각했을 때 여전히 간보기 정치를 하고 있다는 거다. 지금 본인은 일관되게 국민의 의견을 들어서 진로를 찾겠다고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이 봤을 때는 ‘국민의힘으로 들어갈 건가’, 아니면 ‘제 3지대로 갈 건가’에 양다리를 걸치고 계속적으로 두드려보고 있는 형태로 보인다. 국민의힘으로 들어갈 경우에 나를 ‘지지하고 있는 무당층, 중도층, 호남이 다 떨어져나갈 테니 들어가기 힘들다’는 것이고, 반대로 내가 제 3지대에 남으면 제 1야당과 척지는데 ‘제 1야당의 조직과 시스템 없이 내가 과연 끝까지 갈 수 있을까’를 우려하는 거다. 그러니까 어느 선택도 못하는 건데, 이러한 부분들이 준비된 대선주자 윤석열을 기대했던 사람들 입장에선 상당한 실망을 주는 것이다.

또 하나가 검증의 문제다. 자신의 부인, 처가와 관련된 의혹들이 계속 나오고, 처가 뿐만 아니라 본인을 둘러싼 의혹들도 터져 나오는데 거기에 대해서도 명쾌한 해명을 하지 못한다. 예를 들면,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과 관련해서, 그 사람은 자기가 윤석열 총장에게 변호사를 소개받았다는 거 아닌가. 그걸 여당 의원들이 당시 청문회 할 때 다 인정했다는 식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하고, 삼부토건으로부터 골프 접대받은 부분에 대해서 골프친 사실이 있지만 접대받은 사실이 없다고 이야기하는데, 준재벌의 총수하고 골프를 쳤는데 같이 골프를 친 건 맞지만 골프대접을 받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과연 국민들이 납득할까? 결국 윤석열의 지지율이 지속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퀘스천 마크가 점점 더 불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능구 : 보수 야권의 정권 교체 열망이 높은데, 그 열망이 윤석열, 최재형으로 이뤄진 것은 절대 아니다. 그래서 황 소장이 이야기한대로 그 열망에 윤석열이 도움이 안 된다고 하면, 저는 가차없이 낙오시킬 것이라 생각한다. 두 번째 윤석열 본인이 이야기했듯이 ‘사람에 충성하지 않지만 검찰이란 조직에는 충성한다’고 국민들이 다 알게 됐다. 이른바 ‘이게 나라냐’를 극복하기 위해 검찰공화국을 개혁해야 된다는 국민적 열망이 오히려 더 높아졌다고 보는데, 본인이 개혁 대상인 검찰공화국을 유지시켜온 수장이었고, 검찰총장 시절 유감없이 능력을 발휘됐다는 점을 상기하면, 스스로 굉장히 자중자애 했어야한다고 본다.

세 번째 제가 그동안 검사출신 국회의원들을 여러 가지 과정을 통해서 만났다. 선거를 같이 도와주기도 하고, 국회의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서 함께 했는데, 이분들은 국민들과 소통하고 정치 프로세스에서 같이 협력하기도 하는 등, 일정 정도 녹아드는 과정들이 필요한 것 같다. 그전에는 본인들이 법치주의라는 이름으로 재단하고, 규정하고, 심판하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이것은 정치의 역할과는 조금 다르다. 그래서 자기의 위치와 역할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과정이 필요했다. 본인들도 다 인정하면서, 검사티가 조금은 벗어진 것 같다는 이야기도 하고, 그게 어디 가겠냐는 말도 하고 그랬는데, 어떻게 보면 윤석열 총장의 전언정치라는 것도 그런 것이다. 자기가 아니라 대변인이나 언론을 통해서 이야기해 놓고 간보기 정치를 한다. 이것도 역시 우리나라 검찰이 그렇게 해온 것이고, 윤석열 본인은 자기의 경험 속에서 자연스럽게 해온 거다.

윤 총장은 그걸 극복하기 위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보수는 물론 진보 좌파와 우파를 넘나들면서 종횡무진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실언에 가까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런 것을 보면서 저는, 오히려 본인이 국힘이라는 보수정당의 혹독한 트레이닝을 받고 거기에서 승부를 걸고 그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이후의 정치를 해나가는 게 좋다는 생각을 한다. 제 3지대에서 마치 메시아처럼 움직이는 건 본인이 그걸 할 능력도 안 되고, 한국 정치에서 그 선례는 안철수가 그대로 보여줬다. 안철수는 그것을 통렬하게 체험했기에 아마 그런 결정을 할 것 같은데, 윤 후보가 제 2의 안철수가 되서는 국력의 낭비라고 본다.

지금 국민의힘 당내 주자들이 워낙 지지도가 안 나오다 보니까 자꾸 외부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데, 오히려 원희룡 제주지사나 유승민 전 의원을 포함한 모든 주자들이 나서서, 안되면 안되는대로 서로 격렬하게 경쟁하고 그 속에서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지지를 얻으면서 가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 당 밖에 있는 윤 총장이 계속 보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오히려 정권교체에 도움이 안 될 거라는 판단을, 요즘 새롭게 하고 있다. 이어 "윤 후보는 위기 타개책으로 국민의힘 입당을 단행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황장수 : 윤석열이 왜 국민의힘에 안 들어가느냐는 부분에서 본인이나 주변 사람들이 크게 오판을 하는 것 같다. 들어가지 않고 좌우 중도를 다 통합하는 역할을 수행하겠다 하고, 자신의 지지율을 유지한 채로 국민의힘 후보가 결정이 되면 통합을 한다는 방식으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여권의 공격과 함께 전략 전체가 흔들리면서 여러 가지로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일찍 당에 들어간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성공할 것이냐를 봤을 때도 사실 의문이다. 미담이 많고, 착한 사람이라는 건 좋은 거지만, 그건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라고는 볼 수 없다. 훨씬 더 많은 조건들이 대선주자에게는 있어야 된다는 거다.

보수 후보의 시대정신에 대한 통찰력이나 이런 것들은 공부해서 되는 게 아니라 살아오면서 갖춰져야 되는데, 지금 보수 후보들은 그런 것이 제대로 없고 자문하는데도 비슷하다 보니까, 정책이 전부 비슷하게 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완전히 쇄신하는 후보가 나와서 이 판을 휘젓지 않으면, 그냥 입에 떠먹여줘도 보수가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김능구 : 전체적으로 휘저을만한 후보가 나타날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그런 점에서 다크호스로 김동연 전 부총리는 어떤가.

황장수 : 계속 현재와 같은 상황으로 흘러가면 안 나타날 거다. 그런데 코로나나 경제적인 변수로 굉장히 혼돈스러운 상황이 벌어진다면, 갑자기 어떤 한 사람이 나타나서 얼렁뚱땅 반응을 끄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그다지 바람직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리고 김동연 전 부총리를 저는 보수라고 보지 않는다.

차재원 : 저는 김동연 부총리의 정치적 파괴력은 거의 없다고 본다. 그를 만난 사람들이 이야기하지만, 어떻게 보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자신이 그리는 2021년 대선국면의 큰 그림에 한 요소로 인위적으로 부각시킨 측면이 있다. 사실 김동연이라는 분이 경제 관료로서 어떠한 행적을 보였는가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한다. 예를 들면, 박근혜 정부 때도 나름 잘 나가서 국무조정실장까지 했다. 그리고 또 문재인 정부 일각에서는 결국 영혼 없는 관료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소득주도성장 등 지금 본인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에 대해, 본인이 거기 있을 때는 이야기를 왜 못했을까. 자신은 나름대로 과실을 다 따먹고 난 뒤 돌아서서 자신이 먹던 우물에 침을 뱉는 모습이라는 거다. 그리고 본인의 입지전적인 성공 스토리, 이런 부분들에 많은 국민들이 혹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김동연 본인이 지금 당장 국민의힘으로 들어올 생각은 없다고 보인다. 제 3지대에서 윤석열 총장하고 일종의 단일화를 통해서 덩치를 키운다고 하지만, 아무리 윤석열 총장 지지율이 빠진다 하더라도 김동연 정도는 가볍게 제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또 본인이 국민의힘에 들어온다고 해서 과연 꽃가마가 준비돼 있는가, 전 그렇지 않다고 본다. 앞서 제가 이야기했던 부분들에 대해서 이미 국민의힘 다수의 구성원들이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흥행의 요소라는 측면에선 반길지 몰라도 표를 주고, 마음을 주고, 꽃가마를 태워주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김동연의 파괴력은 상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김능구 : 민주당에서 호남을 이야기했는데, 어쨌든 국힘의 기반은 TK다. 거기 유승민, 홍준표, 이런 후보들이 있는데 전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준석 당 대표와 연결해서도 이야기 해보자. 유승민 후보가 배신자론을 벗을 때도 되지 않았나?

홍형식 : 유승민의 지지층은 중도층으로 형성되어 있다. 그리고 TK에는 윤석열 총장이 거의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고, 유승민을 포함해서 기타 다른 후보들의 지지율은 다 미미하다. 보통 호남의 표는 전략적 선택, 전략적 지지라고 표현하는데, 영남도 그런 부분들이 나타나지만 또 한편에서는 탄핵이라는 변수가 있어서 후보를 선택하는데 하나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정권이 교체 됐을 때, 안 좋은 말로 표현하면 정치 보복인데, 그런 부분에서 확실하게 정치적으로 대응해줄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하다 보니까, 지금 TK, 영남 쪽을 보면 압도적으로 윤석열에 많이 몰려있는 것 같다. 어쨌든 국민의힘 지지자들 중에는 윤석열한테 몰리는 집중도가 민주당에 비해서 훨씬 높다. 그래서 아까 이야기 되었듯이 당선 가능성이 있으면서 국민의힘 지역표를 움켜쥐고 있으면 다행인데. 낙마를 할 상황에 끝까지 쥐고 있으면 국민의힘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건 맞는 말이다.

김능구 : 홍준표 의원은 어쨌든 2위의 지지율을 가지고 있는데, 한계가 명확하다고 해야할까?

홍형식 : 2위라는 건 국민의힘, 야권 내에서의 지지율이다. 어찌됐든 6월 말에 복당이 됐고 그 효과도 분명히 있다. 그런데 지지율을 유심히 보면 호남, 민주당, 열린민주당에서 지지율이 높다. 그래서 홍준표는 야권 지지율에서는 2등을 하는데 여야 후보를 쭉 병렬을 해버리면 지지율이 훅 빠진다. 그래서 홍준표 후보가 영남에서 특별히 지지가 높다든가, 확실한 2위를 굳히고 있다고 볼 수 없고, 유일하게 윤석열만 독주하고 나머지는 의미있는 지지율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김능구 : 원희룡 지사는 상당히 개혁적인 활동을 계속 해왔는데, 역시 지지율이 답보 상태다.

차재원 : 한번 말씀드린 바 있지만, 지난번 이준석 현상, 그리고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를 보면 여의도하고 약간 반비례한다. 기존의 정치적인 때가 덜 묻은 사람이 국민들로부터 관심을 얻는 형국인데, 사실 여의도와 거리가 먼 사람들이 대선 국면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윤석열이 그렇고, 이재명 같은 경우도 여의도 정치 문법과는 다른 측면이 있고, 최재형도 마찬가지다.

원희룡은 따지고 보면 3선 의원이기도 하고, 2000년 정치 무대에 들어온 이후 소장파 개혁의 이미지보다 계속적으로 기존의 구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더 크게 자리잡고 있다. 거기다 지금 민주당 내에서 이야기되는 586에 대한 비토정서들, 그런 것들이 원희룡한테 딱 드러나진 않지만 뭔가 모르게 마이너스로 작용되는 것이 아닐까. 또 하나는 지난번 양천을 버리고 정치를 중단했다가 결국은 제주도로 갔는데, 그것도 마이너스 요소다. 중앙정치무대에서 사라졌던 거다. 제주도에서 재선을 하긴 했지만, 유권자들이 생각했을 때는 약간은 흘러간 물처럼 인식하는 경향도 있다.

김능구 : 자기를 잘 아는 40~50대의 지지가 있어야 되는데, 40~50대 지지율이 평균보다 떨어진다. 마지막으로 안철수 대표는 지난 재보선 때도 단일화를 하면서 여러 가지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했는데, 이번 대선은 어떨까. 제 생각으로는 국힘에 들어갈 것 같은데.

황장수 : 지난번에 보면 이준석이 배척을 하는 모습이었다. 오늘 당내 중진들이 당 밖에 있는 후보들을 왜 이준석이 그런 식으로 대하는가에 대해 강하게 비판을 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준석이 대선까지의 과정에서 국힘의 커다란 우환이 되지 않을까 본다.

안철수 같은 경우에는 국민의힘에 들어가기 보다는 자신의 캐릭터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안철수는 밖에 있고, 색깔 자체가 수구 꼴통처럼 분류되어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본인의 정책을 시대에 맞도록 훨씬 과감하게 가져갈 수 있다. 어차피 이제 안철수야 정치를 해도 그만이고, 안 하면 집에 가는 거다. 전체 보수 후보들의 저렇게 지리멸렬한데, 안철수가 당 밖에서 메기 역할을 하면서 과감한 정책을 제시하고 독자노선으로 가겠다는 강력한 모습을 보이면, 지지가 조금은 더 올라갈 거다.

안철수가 7~8%, 10% 정도의 지지율만 점유한다면, 안철수를 빼고 보수가 대선판에서 이길 수 없는 거다. 그러니까 안철수가 ‘단일화 하겠다’, ‘합치자’ 이런 걸 아예 접고 연말까지 과감하게 갈 필요가 있다. 그것이 전체 보수에게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합칠 때는, 이름이 어떻고 저렇고 이런 게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차별화된 정책을 가지고 해야 한다. 왜 이렇게 못하는지 참 답답하다.

김능구 : 독자 후보의 길을 가라. 그리고 정책으로 단일화를 하라. 무시무시한 안티 안철수 황장수 소장의 얘기를, 제가 직접 전하겠다.

홍형식 : 황 소장님 말씀에 동감하는 게, 야권은 당 밖의 사람이 주목받고 당 안의 사람은 주목받지 못한다. 안철수도 이같은 상황과 과거 지지율 변동을 분석해보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정책에 의한 단일화도 중요한데, 국민의힘은 경선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답을 내놔야 한다. 서울시장 단일화 과정에서 봤듯이, 조직이 동원됐을 땐 하나마나한 경선이 되는데, 당원 기득권을 유지할 것인지, 포기할 것인지를 밝혀야 한다.

차재원 : 제가 봤을 때 안철수는 지금 당장의 합당에 대해서 별로 정치적 메리트를 못 느끼는 것 같다. 윤석열이 안 들어가고 있고 그래서 국힘 밖 제 3지대에서 또 하나의 정치적인 중심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한다면, 거기서 윤석열이든 김동연이든 자기까지 일합을 겨뤄서 한 명을 대표주자로 뽑고, 국민의힘에서 한 명 나온 사람과 플레이오프를 거쳐서 코리안시리즈로 나가는, 그런 걸 구상할 수 있다. 본인 입장에서는 견적이 안 나오는 합당보다는 자기 정당의 독자성도 유지하고 바깥에서 힘을 키울 수 있는 가능성을 생각해볼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 생각에 어쨌든 안철수 정치의 유효기간은 지났다.

김능구 : 오랜만에 안철수 대표한테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이야기들이 오고갔다. 유효기간은 지났을지 모르지만, 어쨌든 한국 정치에서 10년간 여러 경험을 했고 앞으로도 뭔가 의미있는 역할을 하고 싶어한다고 보는데, 그런 부분에서 오늘 이야기를 귀담아듣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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