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되는 지시와 면박이 이어져..." 갑질 임원 대한 첫 공개 증언 나와
최대 주주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발동 요청 
'도의적 책임'지고 물러난 최인혁 대표... 계열사 경영진 직위는 유지 중 
노조, 엄격한 재발방지책 수립 요구 

오세윤 네이버 노조 지회장이 9일 '네이버 REBOOT 문화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화제는 온라인으로만 진행됐다. [사진=네이버 노조 '공동성명' 유튜브]
▲ 오세윤 네이버 노조 지회장이 9일 '네이버 REBOOT 문화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화제는 온라인으로만 진행됐다. [사진=네이버 노조 '공동성명' 유튜브]

 

[폴리뉴스 홍수현 기자] 네이버 노동조합이 자사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에 최인혁 대표 해임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최근 직장 내 괴롭힘을 겪던 직원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두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은 지난 9일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1층 로비에서 온라인 단체행동 '네이버 리부트 문화제'를 개최했다. 

이날 오세훈 네이버 지회장은 국민연금공단에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책임원칙) 발동을 요청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를 뜻한다. 노조는 최인혁 대표가 극단적 선택을 한 직원을 괴롭힌 임원을 감쌌다고 보고 해임안 상정을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최 대표는 극단적 선택을 한 직원과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네이버 본사 최고운영책임자(COO) 자리에서 물러났다. 단 네이버파이낸셜·해피빈재단 대표 등 계열사 경영진 직위는 유지 중이다. 

행사에는 숨진 직원과 같은 부서에서 근무했던 박재우 조직국장이 처음으로 임원 A 씨의 직장 내 괴롭힘 경험을 공개 증언했다. 그는 고인이 된 네이버 직원의 동료다. 

박 국장은 "지난해 고인과 함께 악명 높은 '그분'의 직속 조직에 배속돼 일하며 심각한 수준의 우울증을 겪었다"며 "말도 안 되는 지시와 면박이 이어졌고, 면담 약속이라도 잡히는 날에는 머릿속이 하얘졌다"고 증언했다. 

이어 "어떻게든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에 경력을 포기하고 노동조합 전임직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며  "A 씨는 부서를 벗어난 후 평가 기간이 아닌데도 나를 불러 보복성 인사 평가를 했다. 몇 개월 후 고인의 부고를 들었을 때는 먼저 부서를 떠난 내가 비겁한 생존자라는 생각만 들었다"고 자책했다. 

노조는 "오늘부터 서명운동을 진행할 것"이라며 "서명운동을 토대로 네이버 최대 주주 국민연금공단에 스튜어트십코드(수탁자책임원칙) 발동과 최 전 COO의 자회사 대표 해임을 안건으로 한 임시 주주총회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직장 내 괴롭힘 조사·징계기구 노사 동수로 구성 ▲조직장에 편중된 인사평가 권한 축소 ▲불투명한 차별만 심화하는 보상구조 개편 등을 함께 요구했다.

앞서 지난 5월 네이버에서 근무하던 40대 직원 B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그가 남긴 유서에는 직장 내 괴롭힘과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내용이 담겨있어 고용노동부가 네이버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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