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한미, 부정적 영향 있다는데 공감"…북한은 물론 南 일각도 비난해 와
'제재 면제 원스톱 논의' 순기능도…'워킹그룹' 명칭 없애고 기능은 유지할 가능성

사진은 전날 열린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 참석한 양국 대표단. 한국의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와 임갑수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왼쪽 사진). 미국의 성 김 대북특별대표와 정 박 대북특별부대표(오른쪽 사진).  <사진=연합뉴스> 
▲ 사진은 전날 열린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 참석한 양국 대표단. 한국의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와 임갑수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왼쪽 사진). 미국의 성 김 대북특별대표와 정 박 대북특별부대표(오른쪽 사진).  <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 한미가 양국 간 남북관계 관련 사항을 조율하며 여러 논란을 낳았던 협의 채널인 '워킹그룹'이 출범 2년여 만에 폐지된다.

한미 외교당국은 워킹그룹을 대체해 국장급협의 등을 정례화할 방침으로, 남북 모두의 거부감이 있는 '워킹그룹'이라는 협의체는 없애되 그 기능은 비슷하게 유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전날 한미 북핵수석대표협의에서 워킹그룹을 종료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앞으로 한미는 북핵 수석대표 간 협의 이외에도 국장급 협의를 강화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미의 워킹그룹 실무 책임자인 임갑수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과 정 박 미 대북특별부대표는 이날 오전 만나 워킹그룹 폐지에 따라 앞으로 한미가 남북협력사업 등을 어떻게 조율할지 논의했다.

이와 관련,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워킹그룹의 대안으로 가칭 '한미국장급정책대화'를 거론하며 한국의 평화외교기획단장이나 북핵외교기획단장이 미국의 대북특별부대표와 만나는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최 차관은 또 워킹그룹 폐지로 한미간 대북정책 조율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라며 "워킹그룹은 곧 제재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의제를 넓혀 포괄적으로 하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워킹그룹의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 제기되는 것처럼 부정적인 영향도 있다는데 대해서 한미가 공감한 것"이라고 말했다.

<strong></div>[그래픽] 한미 워킹그룹 폐지까지 주요 일지 <그래픽=연합뉴스> </strong>
[그래픽] 한미 워킹그룹 폐지까지 주요 일지 <그래픽=연합뉴스> 

한미 워킹그룹은 2018년 11월 비핵화와 남북 협력, 대북제재 문제 등을 수시로 조율하기 위한 협의체로 출범했다.

남북이 그해 세 차례의 정상회담을 바탕으로 각종 협력사업에 속도를 내는 과정에서 미국과 긴밀하게 소통해 자칫 불거질 수 있는 미국과 '엇박자'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서다.

그러나 미국이 워킹그룹에서 남북협력사업의 제재 면제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때론 필요 이상으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국내 일각에선 '남북관계의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남북이 타미플루의 인도적 지원에 합의했지만, 워킹그룹에서 이를 운반할 트럭의 제재 위반 여부를 따지다 시간을 끌면서 결국 지원이 무산된 게 대표적이다.

금강산에서 열리는 남북행사 취재진이 워킹그룹의 승인이 늦어져 노트북을 가져가지 못한 경우도 있다.

이로 인해 일부 여권 인사와 진보단체 사이에서 워킹그룹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워킹그룹이 제재의 통로처럼 오인됐던, 오해됐던 부정적 측면이 있었다"며 정비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북한도 워킹그룹에 대해 강하게 비판해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작년 6월 워킹그룹에 대해 "남측이 스스로 제 목에 걸어놓은 친미사대의 올가미"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그간 외교부에선 워킹그룹 덕분에 미국과 제재 면제에 대해 원스톱으로 논의할 수 있었다고 순기능도 강조해 왔다.

미국은 제재를 국무부, 재무부, 상무부, 의회 등에서 다루고 있는데 정부가 이들과 개별 협의를 할 경우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미가 앞으로 워킹그룹을 대신해 운영할 국장급 협의에서도 외교부-국무부만이 아닌 여러 부처가 함께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있다.

북핵문제를 담당하는 한국의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 가운데)과 미국의 성 김 대북특별대표(왼쪽 가운데)가 지난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북핵문제를 담당하는 한국의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 가운데)과 미국의 성 김 대북특별대표(왼쪽 가운데)가 지난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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