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차관, 내일 성김 미 대북대표와 고위급 양자협의…23일엔 실무협의도
"워킹그룹과 별개" 정부 설명에도 유명무실해질 가능성

북핵문제를 담당하는 미국의 성 김 대북특별대표가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국의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일본의 후나코시 다케히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만나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북핵문제를 담당하는 미국의 성 김 대북특별대표가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국의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일본의 후나코시 다케히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만나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 통일부가 미국의 북핵협상을 총괄하는 성 김 대북특별대표와 직접 대북정책을 조율하는 일정을 잡아 주목된다.

통일부는 김 대표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인영 장관을 예방한 뒤 최영준 차관과 '고위급 양자협의'를 갖고 대북정책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미 국무부 고위인사가 통일부를 찾아 장·차관과 만나는 일정이 드문 것은 아니지만, 단순 면담이나 예방이 아닌 '양자협의'라는 형식의 회동은 이례적이다.

여기에 23일에는 김 대표와 함께 방한한 정 박 미 대북특별부대표가 통일부 통일정책 협력관과 갖는 국장급 회의도 예정돼 있다.

그렇다보니 한미 간 남북관계와 관련된 사항을 조욜해 온 채널인 '워킹그룹'의 역할과 겹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나아가 '외교부-국무부' 위주의 워킹그룹이 종종 남북협력사업의 제재 면제에 엄격하면서 일각에서 '남북관계의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을 했던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는 '통일부-국무부' 채널이 이를 대체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이인영 장관도 취임 이후 한미워킹그룹 운영과 기능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발언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 입장에선 남북관계도 북한문제라는 보다 큰 틀에서 판단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통일부의 의견에 과거보다 더 귀를 기울이더라도 공식적인 조율은 외교부와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통일부도 이번 협의가 워킹그룹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번 양자협의는 기존 워킹그룹과 별개의 성격이며 정례화 여부는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이번 협의가 통일부와 미 국무부 간 정식 협의체로 자리 잡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다만, 이번 협의와 별개로 트럼프 시대에 만들어진 워킹그룹은 바이든 시대에는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내 일각의 거부감도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21일 한미 북핵수석대표협의가 열렸지만 워킹그룹 운영에 대한 협의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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