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조기입당' 행보에 브레이크
나경원 '이준석 경솔함때문에 윤석열 입당 어려워'... '이준석 리스크 현실화'
국민의힘 당대표 ‘윤석열 배제론 공방’에도 당대표 후보들 “윤석열 없으면 안돼”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주호영(왼쪽부터), 홍문표, 나경원, 조경태, 이준석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주호영(왼쪽부터), 홍문표, 나경원, 조경태, 이준석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서정 기자] 국민의힘 의원들과 연거푸 회동하고 현충원 참배 등의 행보에 6.11 전대 직후인 6월말~7월초 국민의힘 조기입당설이 나돌며 속도를 내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행보에 브레이크가 걸리며 변화의 기류가 엿보인다. 

윤 전 검찰총장은 8일 국민의힘 현역 의원 30여 명이 모이는 자리에 참석하기로 했다가 전격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과 김무성 전 의원이 주최한 ‘열린 토론, 미래’에서 마련한 조찬 모임에 참석해 의원들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바로 전날인 7일 ‘개인적인 일정’으로 코로나 19 백신을 맞아 당분간 외부 출입이 어렵게 되면서 만남도 자연스럽게 미뤄진 것이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현역 의원 30여 명이 참여하는 행사에 참석을 계기로 '윤석열계'를 구성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국민의힘 조기 입당'이나 의원 회동에 대해 윤 전 총장이 본인의 뜻과 달리 해석돼 언론에 보도되는 것에 우려를 표하며 참석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지며 “국민의힘과 거리를 두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그는 최근 권성동, 정진석, 윤희숙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을 잇달아 만나며 정치권과 접촉면을 넓히고 '제3지대 거부'입장이 나오면서 국민의힘 조기 입당설이 불거졌었다. 

지난 7일 언론 보도를 통해 윤 전 총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민의 여망을 받아 국민의 뜻이 가리키는 방향대로 결정할 것이며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며 "정치인들을 만나 이야기한 걸 (각자) 자기 관점에서 해석해서 자기본위로 이야기해 진위가 다르게 전달된 것 같다"고 국민의힘 입당이 확정되지 않았음을 전했다.

이어 "그동안 공보 담당자 선임을 하지 않은 것은 '검찰을 떠난 다음 후임자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고 몸담은 기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기다렸다'고 했다"고 윤 총장의 뜻을 밝혔다.

이 교수의 전언으로 비춰볼때, 윤 전 총장의 정치행보가 잠시 조정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입당 불확정 뿐만아니라 또 코로나 19 백신 접종을 이유로 당초 이번 주 출범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윤석열 공보팀' 출범도 다음 주로 미뤄졌다.

'공보담당'을 정한다는 것은 본격적인 정치행보를 한다는 뜻이다. 그간 윤 전 총장이 공보담당을 미룬 이유가 후임 검찰총장 인사가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의 공개적 정치행보에 대한 부담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검찰에 대한 예의'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윤 전 총장 후임으로 김오수 검찰총장이 임명되면서 그의 정치행보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일환으로 최우선으로 언론 담당 공보팀을 꾸리는 것이나 이 또한 다음주로 미뤄진 것이다. 

나경원 "이준석 경솔함때문에 윤석열 입당 더 어렵게 만들었다"

한편,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1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당밖 킹메이커를 꿈꾸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등 '윤석열 배제 연대론'이 거론되는 것도 윤 전 총장의 입당 조정국면에 들어간 배경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이 전 최고위원과 '윤석열 배제 망상' 공방을 벌였던 나경원 후보가 가장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나 후보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준석 후보의 경솔함이 윤석열 총장의 입당을 더 어렵게 만들어 버렸다"며 "이준석 리스크는 벌써부터 현실화되고 있다"고 쏘아부쳤다. 

나 후보는 "윤석열 전 총장이 국민의힘 의원들과 차례로 만남을 가지며 입당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밝혔던 것은 윤 총장에 기대를 거는 우리 당원과 지지층들에 대한 선의의 제스처였다"면서 "윤석열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은 오직 본인의 뜻과 의지에 따라 결정될 일인데, 이준석 후보는 윤 총장의 순수한 의사를 '본인에 대한 화답'이라는 식으로 활용해버려, 자신(이준석)을 주인공으로 만들고 윤 전 총장을 조연으로 전락시켜버린 것은 해서는 안될 실례였다. 이런 모습이 바로 대선 후보를 갂아 내리는 것"이라고 날선 비판을 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철우 교수가 '윤석열 전 총장의 국민의 입당설은 억측이다'고 공식 부인 입장까지 전달했다. 또 윤 총장의 국민의힘 의원 모임 참석까지 취소되는 부정적인 결과마저 초래했다"며 이 후보를 겨냥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 간 벌어진 ‘윤석열 배제론’ 논란이 무색하게도 당대표 후보 전원은 윤 전 총장이 필요하다는데는 일치된 의견을 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본경선에 오른 후보 5명은 지난 7일 열린 TV조선에서 열린 3차 TV토론회에서 ‘윤 전 총장 없이도 대선 승리가 가능한가’라는 ‘OX 질문’에 모두 ‘X’를 들었다.

이 자리에서 이준석 후보는 “문재인정부의 부도덕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크고 윤 전 총장은 누구보다 반부패 영역에서 적합한 후보”라고 설명하며 “반부패라는 점에서는 윤 전 총장이 우리 당과 함께 한다면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 5일 국립 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조만간 소수 정예로 참모조직을 가동해 늦어도 이달 안으로는 공개 행보를 시작하는 방안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민의힘 입당은 당분간 관망하면서 입당 자체에 대한 고민부터 시기 조정, 후보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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