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6.11 전당대회에서 36세 국회의원 0선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몰고온 2030세대들의 정치쓰나미가 정치권을 삼켜버리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홈페이지)
▲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에서 36세 국회의원 0선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몰고온 2030세대들의 정치쓰나미가 정치권을 삼켜버리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홈페이지)

지난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집권여당을 집어삼킨 2030정치 쓰나미가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을 덮치고 있다. 그러나 여의도 정치권은 이러한 쓰나미에 대해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허둥대기거나 한편에서는 폄하하려 하지만 공포감만 더 커지고 있다.

민주당의 서울・부산시장 선거 참패에 대한 대체적인 평가는 일치한다. 국민의힘이 잘해서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와 집권 민주당에 대한 심판이었다. 이는 국민이 국민의힘이라는 야당을 빌려 민주당을 친 것이다. 즉 차도借刀 심판이다. 그러기에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표출된 2030을 포함한 표심은 국민의힘 지지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국민 중 일부는 국민의힘이 ‘이번에는 변하지 않을까?’ 기대도 했다. 그 변화는 국민의힘 당의 기득권과 국회의원 선수로 줄세우기는 다선의 중진정치인 기득권을 벗어나서 야권통합과 중도까지 외연을 확대할 수 있는 정당 혁신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혁신을 통해 국민의힘에 대권주자들도 자연스럽게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은 국민의힘과 중진정치인

그러나 재보궐선거 이후 국민의힘이 보인 모습은 그렇지 못했다. 정당과 중진 기득권을 버리지 못하고, 야권과 통합도 지지부진한 가운데 개혁이나 혁신 대신 생뚱맞게 ‘자강’을 외쳤다. 국민의힘도 잘해서 이긴 선거가 아니라고 하고서는 바로 속내를 드러낸 샘이다. 즉 국민의힘 당 기득권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다는 속내다.

국민의힘 중진은 어떠했는가? 서울부산 시장선거 내내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야권단일화를 한 안철수와 사사건건 불협화음을 빚었고, 선거 후 주호영원내대표 체제에서는 선거승리에 대한 제대로 된 민심의 파악도 통합의 실마리도 찾지 못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중심 자강을 꺼내들고 당과 중진 선수중심 당리더쉽을 고수했다.

이번 선거에서 스윙보터로 케스팅보트 역할을 한 중도층이나 2030세대는 자강을 주장한 국민의힘을 어떻게 봤을까? 분명 선거 직후 ‘국민의힘이 잘해서 이긴 것’이 아니라고 해놓고서 혁신을 통한 변화없이 자강을 주장하는 것은 정당기득권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선거승리에 대해 자만으로 읽혔다. 또한 은연중에 국민의힘 승리 또는 이후 킹메이커를 자처하는 상황이 되자 국민의힘이 국민의 선거승리를 가로채기하는 것으로 보였다.

당내 다선중진정치인도 마찬가지다. 현정부에 실망한 국민들이 당 중진에게 기대하는 것은 경륜을 살려 야권 통합과 보수혁신을 통한 수권 정당으로 정권교체의 구체적 전략이다. 그러나 이들 중진들은 이러한 비전이나 전략을 내놓기 보다는 ‘내가 할 수 있다・내가 적임자다’라고만 주장한다. 그저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다’는 말로 들린다. 뿐만 아니다. 선거에서 역할을 과대 포장하여 차기 대선의 킹메이커인양 차기 대권주자들을 대상으로 수준 낮은 알박기・선수치기 멘트를 하거나 심지어 얼차려까지 시킨다. 이는 다음 대선승리 이후 기득권을 노린 사전 포석이다. 또한 보수정치인들은 박근혜 전대통령 탄핵에 대한 자기들의 책임에 대한 진솔한 반성없이 박근혜 전대통령 사면으로 탄핵을 뒤집으려 하고, 2030세대와 중도층의 여론도 아량곳하지 않고 홍준표 복당까지 밀어 붙였다. 그러면서 당의 종합적인 비전이나 정책적 대안 없이 중구난방 서로 문재인 대통령 때리기 경쟁을 통해 정치인 자진의 인지도 올리기만 한다.

이준석을 앞세운 2030, 국민의힘 심판

서울부산시정 선거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어떠했을까? 4월 26일 쿠키-데이터리서치 선거평가조사에서 국민의힘 승리에 가장 기여한 인물로 오세훈・박형준 두 후보라는 응답은 22.1%, 안철수는 17.0%, 김종인은 8.7%였다. 즉 선거에 승리했음에도 국민의힘 내부의 후보나 선거를 총괄했던 인물의 기여는 22.1%, 8.7%에 불과했다. 결국은 국민 즉 민심이 결정한 선거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는 2030세대가 있었다. 선거직후 방송3사 서울시장 득표율 예측조사에서 18∼20대는 55.3% vs 34.1%, 30대 56.5% vs 38.7%로 오세훈이 앞섰고, 부산시장은 18∼20대 51.4% vs 40.7%, 30대 50.7% vs 44.4%로 박형준이 앞섰다.

서울부산 선거가 이러함에도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자강을 주장하며 당과 중진들이 기득권에 집착하자 민심이 이번에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주시했다. 그리고 국민의힘도 심판할 태세다. 2030정서를 대변하는 이준석이 출마하자 여론은 바로 바뀌었다. 후보등록 전 5월 8일∼11일 쿠키-한길리서치 조사에는 15.9%의 나경원에 이어 이준석(13.1%)은 2위로 출발했지만, 22일 8명의 후보 등록 직후에는 이준석이 30.1%로 1위를 하면서 17.4%의 나경원을 추월하였다. 실제 28일 예비경선에서도 이준석은 41%로 1위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29%의 나경원을 12%p차로 앞섰다. 또한 28일 예비경선을 통과한 직후 5명을 대상으로 한 한길리서치 조사에서 이준석이 42.6%로 17.8%의 나경원과 격차를 더 벌렸다.

특히 주목할 것은 한길리서치의 22일 후보등록 직후 8명 조사와 예비후보 이후 조사를 비교해보면 이준석만 지지율이 12.5%p가 상승한 반면 다른 후보의 지지율은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결국 이준석과 함께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켰던 김웅과 김은혜지지가 대부분 이준석으로 돌아서면서 사실상 국민이 0선 초선후보 단일화를 시켰다는 점이다.

 

 

결국 0선 초선후보의 초반 선전과 이준석의 중진 압도 현상은 재보궐 선거이후 국민의힘이 당개혁・혁신 대신 다선의원과 당의 기득권을 강화하는 즉 자강에 대한 민심의 심판이라 할수 있다. 평소 정치인들도 민심은 천심이라 한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민심을 하늘같이 받들겠다고 한다. 그러나 정치에서 대부분 이런 말들은 그냥 말뿐이다. 즉 레토릭에 불과했다. 선거직후 국민의힘을 보면 레토릭으로 민심의 요구를 모면하거나 본질을 가리려했던 과거의 정치행태를 그대로 하려했다. 그러다가 이번엔 국민들에게 들통이 났다.

문제는 2030세대 정치쓰나미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로 끝날 것 같지 않다. 오히려 여야 정치전반으로 도미노현상을 일으킬 것 같다. 이는 이준석이 일으킨 바람이 아니라 경쟁을 수용하고 공정과 이념・지역・기득권을 벗어나 공존을 지향하는 2030세대의 경제적 요구와 정치적 자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2030세대는 중도층과 함께 이준석을 빌려서 이번에는 국민의힘을 차도심판을 하고있다. 달리 말해 국민들은 앞으로 이준석이 아니어도 다른 수단을 빌려서 기득권에 집착하고 시대에 뒤떨어지는 정치를 여야를 막론하고 심판할 것이다.

그리고 국민들의 정치참여도 과거와 다르다. 정치의 대상인 객체로만 남아 있으려 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서는 직접 나선다. 즉 정치의 주체가 되려한다. 따라서 정치인의 정치 독점체제도 무너진다. 그런 의미에서 차도借刀심판은 정치인의 정치독점을 깨는 국민의 신병기인 셈이다. 또한 국민들의 이러한 심판 주기도 점점 더 짧아지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보수와 진보에게 무시당하거나 이용당한 것을 자각한 2030세대가 있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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